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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의 책

작은 나의 책

: 독립출판의 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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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78g | 128*188*20mm
ISBN13 9791190382250
ISBN10 119038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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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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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대학을, 그것도 국문과나 문창과를 전공하고 신춘문예에 당선되거나 문예지 공모전에 등단한 사람들이나 사회의 저명인사들같이 삶에서 어떤 원대한 이상과 목표를 달성해낸 이들이 그들의 고매한 정신을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리기 위하여 적어내는 것이 아닐까? 일도 안 하고 집에서 놀기만 하면서 남들보다 부족한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은 어쩌면 책에 대한 일종의 모독은 아닐까? 나는 불안했다.
--- p.35, 「독립출판이라는 것」 중에서

새벽에는 일어나 인력사무소에 나가 쇠파이프를 날랐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뭔가 할 일이 있다는 생각, 매일의 노동이 그저 노동으로 끝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 어쩌면 이런 생각들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방바닥에서 너무나도 오랜 시간을 가만히 웅크려 지낸 이후에.
--- p.39, 「아무리 나라도 하고 싶은 말은 있다」 중에서

이걸로 됐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 첫 입고를 하고 거짓말처럼 바로 다음 날 블로그에 달린 댓글을 보고 한 생각이었다. 이걸로 됐다. 어떤 엄청난 성공이나 성취를 예감하는 단초를 느낀 순간의 감탄 같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앞으로 이 책이 단 한 권도 팔리지 않고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으며 또 세상에 나왔다는 것조차도 모르게 잊힌다고 해도, 나는 이날 이 한 문장의 댓글이 달린 것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길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 p.68, 「이걸로 됐다, 하는 마음」 중에서

다시 한번 서점의 분위기가, 또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해 몇 년간 노력해왔던 그들의 노력이 고마웠다. 언제나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는다며 한없이 어두운 곳에만 숨어 있으려 했던 나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다. 내 책은 숨을 참고 전력질주하지 않아도, 오랜 시간을 천천히 걸어도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p.75, 「이러한 일들에 정말 의미가 있을까」 중에서

이 이야기는 거창한 성공담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나름의 고난이나 역경을 이겨내고 인간으로서 몇 단계의 성장을 이뤄내는 성장기를 그리는 이야기 또한 아니다. 물론 나에게는 삶에 있어서 몇 번 찾아오지 않을, 나 자신이 가장 빛나고 아름다웠던 시절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 p.90, 「독립출판의 왕도」 중에서

타인의 노력을 비웃는 이들이 정작 살며 그리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본 적은 없다. 단지 그 세계에 직접 발을 한 발자국이라도 디뎌보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마치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가보기 전까지는 그 물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또 그 속에 어떠한 삶들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 p.151, 「이런 건 나도 쓸 수 있겠다」 중에서

“너는 가자미다, 도다리가 아니다.” 화려하거나 기품이 있지 않더라도 묵묵히 다른 이들이 반짝이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이 조언을 듣고 채치수는 다시 멋지게 부활한다. 글을 쓰며 나는 줄곧 스끼다시, 아니 이들의 화려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줄 횟감 밑에 깔린 하얀 천사채 같은 나의 위치를 줄곧 명심했다.
--- p.155, 「계약서는 함부로 도장 찍는 거 아니랬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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