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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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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유랑을 시작한 처음 얼마 동안은 되찾은 자유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먼저 나그네로서 고향도 시간도 잊은 생활을 다시 배우지 않으면 안되었다.
유랑자들은 아무에게도 복종하지 않고, 날씨와 계절에만 예속되어 아무 목표도 없이 하늘을 지붕삼고, 아무것도 갖지 않은 채, 우연에 대해서는 자신을 몽땅 드러내 놓고, 어린애 같고 용감한 생활, 초라하지만 굳센 생활을 보낸다. 그들은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의 아들들이다. 아무 죄 없는 동물들의 황제들이다. 그들은 하늘의 손아귀에서 수시로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을 받는다. 해와 비와 안개를, 또 눈과 더위와 추위를, 안락과 괴로움을 받는다. 그들에게는 시간도 역사도 노력도 집을 가진 자들이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발전이라든가 진보라든가 하는 묘한 우상도 없었다. 유랑자는 그가 멍들기 쉬운 감정을 가지든 안정되지 않은 마음을 가지든 능숙하든 우둔하든 용감하든 겁장이든 항상 그의 마음은 어린아이요, 항상 그는 첫날과 같이 세계사의 시작 이전처럼 생활하고, 항상 근소하고 단순한 조금의 본능과 필요에 의해서 인도된다. ---p.1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