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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시인선

목차

시인의 말

1부 기다리는 것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뜨거운 차를 마시며
간장게장 식당 지나며
눈 한 송이 보면서
이른 저녁 칼바람
꽃눈이 풀어지고
철쭉 움트고
봄날 튀는 바람
조급한 하루
산수유 기다리며
친구의 어려운 일들
무엇을 기다리며
한 시간 걸어가면
나뭇가지 자르기
꽃잔디 심으며
냇가 물길 작업
이른 봄 냇가에서
초라한 효자각
소란스런 산바람
내려가라는 소리인지
간간한 고등어조림
스며든 샘물
엉겨진 칡넝쿨
사르르 물 흐르고
그의 어려움
바람개비 정자
개벚나무
속달고개 왕벚나무
늦은 동백 젖혀지고
그래도 철쭉

2부 살펴보는 것들

이상한 별꽃
빗방울 산수유
숨어 있는 고라니
노란별 개나리
사방댐 옆길 지나며
뭉개진 복숭아밭
자취 없는 산골 밭
새소리는 들리지만
봄비를 나누며
3월도 반이나 지나고
주말에 비 내린다니
봄날에 무엇하나요
칡즙 한 상자
김치를 주문해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오늘 비 내리고 나면
다음 주 기다리며
봄비 내린다는데
무엇이 붙잡고 있나요
소사골 복사꽃
복사꽃은 무슨 색깔일까
복사꽃은 어디로
범박골 한 켠에서
대안마을 수양버들
대안골 비탈 논
꽃샘 비 내리고
밤하늘 비 내리고
꽃샘추위 몰려오니
오후에 소식 전하고
겨울꽃 시들어지고
마지막 겨울꽃
소나무는 삭아가고
그 길이 어려워서

3부 다시 살펴보는 것들

조암 샛길 지나며
조암마을 들어가서
할머니 냉이 한 움큼
시냇물은 흐르고
솔솔 땅이 파이고
쭈그리고 봄을 캐내요
농기계 실습을 하며
감자를 심어요
감나무골 낙지볶음
무인 카페에서
간판을 내려요
아기를 안고 지나가요
미용실 손님들
잠시 기다리는 시간
오토바이와 봄바람
날리는 산벚꽃
문수산 북문에서
무엇을 심어두고
구지뽕 묘목 심으며
다음에 피어나겠지
복사꽃 날리고
개미는 기어 다니고
애플수박 모종
나무 사이 간격
감자 밭 물주고
산벚꽃 피어나는 곳으로
가려지는 오솔길
어디에나 벚나무
돼지 건조비료
휴게소에 앉아서
느티나무 새싹
빨리 갈 수도 없고
왕방산 오지재 계곡
왕방산 산지기
추운 산속에서
피곤이 가시기를
수레울 복사꽃 날리고
수레울 농장 절벽 길
야위어진 모습
잔디 마른 묘소
촉촉한 희망
의성 시장은 장날이고
창문을 열어두고

저자 소개 1

Shim Jaehwang

- 인천 강화도 국화리 출생 - 언어학 박사 - 세계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겸임교수 - 국제문학 (시, 수필) 입선 (2022년)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22년) - 글벗문학회 회원 (2024년) - 제11시집 『소백산 사과 마을 지나가며』 (2024) 제12시집 『조그만 댕댕이 발자국들』(2024) 제13시집 『한탄강 여울소리』(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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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98g | 130*205*20mm
ISBN13
9791168550520

책 속으로

그곳에서는 무슨 일들이
소리 없이 일어난다고 해요

밭두렁 사이에서
비듬나물 싹이 보이고

마당 한 켠에는
쑥 잎 솜털이 드러나고

울타리 밖에는
불그레한 매화가 하나씩 터진다고 해요

그런데 이곳을 보면 아무 일도 없어요

나뭇가지 차가워서 떨리고
그늘에 잔설이 남아있으니

한동안 이곳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중에서

말라붙은 덤불 속에서
사르르 소리 들리더니

무너진 바위 사이에서
투명한 샛물이 흐르고

삭고 젖은 낙엽 끝에서
한 방울 톡톡 떨어지고

검푸른 이끼에 스며들어
소리 없이 흘러나오네요

이전에도 보이지 않고도
소리 들리지도 않았어도
여전히 흐르고 있었어요
---「사르르 물 흐르고」중에서

두꺼운 사방댐을 돌아서
옆길 비집고 올라가면

골짜기는 깊지 않고
물길은 넓지 않지만

썩은 낙엽 적시면서
졸졸졸 졸졸 흐르네요

구룩구룩 소리 나서
살며시 걸어가 보면
이내 소리는 멈추어지고

다시 저쪽으로 올라가면
구루룩 구룩 소리 들려요
---「사방댐 옆길 지나며」중에서

이미 이런저런 노란 분홍
새하얀 봄꽃들이 피어났어요

다음 주에도
하얀 꽃들이 대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누가 기다리는 봉오리는 무엇일까요
무슨 봉오리가 터져 나올까요

가만히 보니까
다음 주에 앵두꽃이 무성하게 만발하겠는데

그 옆에 복숭아나무 가지에
작은 실눈이 돋아나고 있어요

연하고 하얀 복사빛이 터져 나오기는
오래 걸리지 않겠어요

---「다음에 피어나겠지」중에서

출판사 리뷰

■ 시인의 말

첫 계절의 색깔

첫 계절은
언제부터일까요

첫 계절에
누구를 만나게 되나요

언제부터 인지는 알 수 없어요
누구를 만나게 되려는지 알 수 없어요

어느 날인가 찾아올 거예요
그리운 분을 만나게 될 거예요
아름다운 것을 보게 될 거예요

첫 계절이기에 아름다운데도
아쉬움을 남기며 지나가기도 하고
커다란 슬픔이 오래도록 남기도 해요

그런데 그리움을 간직할 수 있어요
첫 계절 색깔은 알 수 없을 거예요

늦봄, 비 오는 서재 창가에서
심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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