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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돌아오지 않는 꿈
우포늪 가시연꽃 읍내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격자무늬 안방 문 주름에 경배한다 노랑어리연 감꽃 왜가리 수다를 길어내던 두레박은 어느 시간의 지층에 묻혀 있을까 돌아오지 않는 꿈 헛제삿밥 만년교 번뇌의 바다에 뜬 반야용선대 출렁거리는 봄 키질 만다꼬 제2부- 형상기억 어머니 보리菩提 부자라 말한 적 없다 아버지의 방울 부처고기 같은 헛쌈 어머니 어디 계시는지 달무리 지다 고무신 한 켤레 스톱홀 형상기억 조각보 이불 어머니의 밥 탯줄 어머니를 기다리며 왜가리 제3부- 참새를 잡고 싶다 호박을 키우며 참새를 잡고 싶다 마음 밭을 놓고 싶다 백일몽 부고訃告 고양이 집사 보릿고개 객구풀이 며느리밥풀꽃 독처럼 꽝 날개 민들레, 대궁이만 남았습니다 물수제비 [산문] - 그리운 살구나무집 제4부- 그곳에도 쏘가리가 산다네 먹개구리 우는 밤 달초 밀밭에서 그곳에도 쏘가리가 산다네 새마을회관의 흑백 테레비 새농민 체육대회 새마을의 크리스마스 보리개떡을 먹으며 우포늪 왕버들 시범농고생 조카 수작 달랑게 청명 마음에 길을 내다 호박밭 제5부- 화왕 낙조 한여름 밤 청학 화왕산 억새풀 수구레국밥 창녕 장날 화왕 낙조 상처가 많은 진흥왕순수비 화왕산을 몇 번이나 올랐느냐고요 머슴날 매춘 마름 대구 굽은 소나무 한 그루 화왕입산 관룡사의 봄 제6부- 미루나무에 노을을 붙들어 매며 도마 가난한 추석 호랑이 가죽 평행 제미 씨암탉 한 마리 비름나물 봄, 풋가지 行 바늘귀 미루나무에 노을을 붙들어 매며 달 따러 가는 저녁 늘 기다리는 향교 고갯길 광택약장수 김씨 경상도 사투리 검은 소로 밭을 가니 [산문] - 내 영혼의 팔레트, 창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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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부모 시부모 살이
남편 살이 여든 다 되시도록 자식들 내외살이까지 어머니 세상살이 요령은 한 가지뿐 할 말 많아도 쉬이 내뱉지 않으셨다 창녕 우포늪 연꽃 넓은 멍석 잎 온갖 걸 다 받으면서도 일억 사천 년을 그 요령으로 버텨 왔다 가시털 큰 꽃머리 물 밑에 감추고 꽉 다문 뾰족 입술만 겨우 물 밖으로 내밀고는 ---「우포늪 가시연꽃_김일태」중에서 밥 지을 쌀을 일다가 떨어진 쌀알 함지박에 주워 담아 다시 씻으셨다 어머니는 땅도 생쌀을 먹으면 체한다고 하셨다 잘 썩을 음식 먹은 땅은 든든하다며 사람은 땅심으로 산다고 믿는 어머니는 땅거죽이 델까 봐 아직도 기명 물을 식혀서 버리신다 ---「어머니의 밥_김일태」중에서 가갸거겨 고교구규 이제 막 한글을 깨우쳤다고 밤새도록 글을 읽을 참이지요. 눈 어두운 아버지 머리맡에서 심청전 한 권을 후딱 읽을 참이지요. 주룩주룩 주주룩 연잎에 내리는 비 주문같이 연거푸 읽을 참이지요. 까만 밤 길게 목을 빼는 연꽃 한 송이. ---「먹개구리 우는 밤_성선경」중에서 그때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명덕국교 앞 장날이면 닭전이 열리고 중국집엔 연신 짜장면을 뽑아 척 척 그릇그릇 담아내고 있었다 마른버짐이 가득한 플라타너스 그늘아래서 동전 한 푼 없는 호주머니의 초등학교 5학년 동그마니 석빙고 구릉을 올려다보면 해는 중천에서 해맑고 나는 쩍 쩍 손에 달라붙는 박하 엿이 먹고 싶었다. ---「창녕 장날_성선경」중에서 저기 하늘 가득 차려진 밥 한 그릇 고봉으로 수북이 담아 올린 쌀밥 한 그릇 손 모아 간절히 치성 드리오니 천지신명은 응감하시라 조상선영신은 부디 응감하시라. ---「가난한 추석_성선경」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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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태 시인과 성선경 시인은 함께 창녕을 고향으로 하고 있는 시인이다. 시력 30년을 넘긴 두 시인이 함께 마음을 모아 고향에 대한 2인 시선집을 내었다. 두 시인은 모두 창녕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선집『여기, 창녕』에서 두 시인의 고향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같으며 어떤 점이 다른지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고향에 대한 향수는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갖는 마음이다. 시선집 『여기, 창녕』에서 모든 사람들이 갖는 고향에 대한 보편적 생각을 발견하는 기쁨과 나와 다른 차이점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 창녕』은 단순한 2인 시선집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고향의 한 원형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또한 김일태 시인과 성선경 시인의 고향에 대한 에세이도 독자들은 좋은 읽을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