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인의 말
1부 국숫집에서 맥문동 봄날의 한낮 옹이 홍매화 먹부전나비의 사랑법 봄비 초심 귀 건망증 풍경 큰아들 메꽃 나의 시 백운란白雲蘭 어이며느리꽃 가을에 나를 빨다 2부 유리벽 달개비꽃 타령 사춘기 에게해 밧모섬 이젠 피고 싶어 부탁 고향에 와서 봄 봄날 시래깃국 끓이는 카페에서 초급매 불면不眠의 밤 새야 꽃 속으로 소망 진달래꽃 그때 그 나팔수 3부 어머니 누구에게 말할까? 백목련 명언名言 두메꽃 거문고 어머니께 드려야지 나의 탱고 하마입이 된 남자 춘란 미사보 사투리 학춤 애기똥풀 까치 아내 소와 유동 대보름 손녀 4부 지구 밤에 내리는 눈은 자연의 기쁨 칠순의 손 “점검 중” 강 씨앗 꽃은 피었는데 추석 앞둔 시월 당단풍 어린 고사리 마음 그 할머니의 손아귀 힘 고층 아파트의 재롱 달팽이 시인 풋사과 아들의 뒷모습 석양 해설 서꽃의 현상학 | 고봉준(문학평론가) |
|
산수유 피고 지니
영산홍이 피고 놀이터엔 깔깔대며 뛰노는 아이들의 땀방울 햇볕 가득한 벤치 위엔 옹기종기 모여 앉은 할머니들 하하 호호 웃음소리 ---「봄날의 한낮」중에서 한 방울의 물로 싹 틔우고 한 방울의 물로 꽃을 피워 한 줄기 햇살에 씨앗 영글면 한 줄기 바람에 씨앗이 날아가네 ---「자연의 기쁨」중에서 내가 만든 유리상자 그 안에 갇혀 버렸다 내 꼴 보고 재밌다 쪼아대는 까막딱따구리들 숨어 보려 발버둥쳐도 외진 곳 없구나 나를 꺼내 달라 하니 제 덫에 제가 걸려 원숭이가 되었다고 웃으며 지나간다 다른 이 쇠망치로 깨기라도 하면 조각난 유리 나를 찔러 피 흘리는 것을 이 두 손으로 힘껏 밀어붙였지 아! 그리도 가벼운 유리벽 ---「유리벽」중에서 한여름 개울가의 돌밭 위에서 피어나던 꽃 들풀과 작은 어깨 부딪치며 피던 환한 분홍빛 미소로 나를 기다려 주던 우리 엄니 닮아 피던 그 꽃 오늘은 기역자 허리로 할미꽃 딸이 궁금해 연녹색 창살 담 위로 타고 오른다 ---「메꽃」중에서 |
|
시인의 말
시를 만나고 많은 친구들을 갖게 됐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 귀에 들려오는 모든 것이 내 가슴으로 들어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내 나이 팔순이 코앞인데 몸에서 삐거덕삐거덕 소리 나는데 그 친구들과 오래오래 살면서 시를 쓰고 싶다. 2023년 겨울에 박한자 |
|
박한자 시인은 스스로를 일러 “늦공부 시작한 나”(「카페에서」)라고 말하지만, 팔순을 앞둔 연세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시를 향한 열정이 높고 뜨겁다. 그 열정이 시인에게 시업을 위한 “솔개의 눈과/ 낙타의 다리”(「대보름」)를 갖게 해 준 듯하다. 이 시집에는 “낙동강 같이/ 그렇게 긴긴 세월”(「귀」)이 담겨 있다. 시인은 기억의 망막에 남아 있는 풍경들을 가만가만하게 불러낸다. 그 풍경을 시인과 함께 마주하는 시간이 푸근하다. 이 시집에는 후부드러운 서정도 담겨 있다. 특히 잔잔한 위트가 움직인다. 위트를 잃어버린다면 우리의 마음은 얼마나 인색하고 비좁은 땅이 되겠는가. 박한자 시인이 빗줄기가 후려치는 밤의 정경을 “가로등도 두려워/ 빛이 흔들린다”(「불면不眠의 밤」)라고 쓰거나 노모를 “잇몸 뿐인/ 어머니”(「어머니께 드려야지」)라고 곧바로 말하듯이 표현할 때 세월을 타지 않은, 시인의 맑은 심안을 만나게 된다. - 문태준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