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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라 불러서는 안 돼요
장유정
천년의시작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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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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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횡단보도는 13
극棘 14
고요를 받치다 15
이태원 16
와인 감식가 18
뱀이 나갔다 20
키다리 아저씨 22
외과의사 B 23
수유나무 24
우울 씨의 낭만적 시간 26
기억의 복구 28
타지마할 가는 길 30
옮겨 다니는 공터 32
푸른빛은 뾰족하다 34

제2부

목을 길게 빼고 37
접목 38
시계 꽃 2 40
저녁의 서랍 42
신발들 43
가죽나무 44
구름의 눈빛 46
에어 캡 48
집의 수첩 50
거울의 성 52
일요일 54
혀 56
무한 58
도매상 60

제3부

메밀국수 65
풀들의 시차 66
색실 누비 68
남향을 골라 창문을 단다 70
사월 72
로켓 74
누에 76
다크서클 78
기린이 걸어 나왔어 80
피항지 82
지진어 84
침몰하는 도시 86
오징어 다리는 몇 개일까 88
빵 하나 90

제4부

유예 93
얼레빗 94
헤링본 풍으로 96
일찍 핀 꽃잎들이 흩날리는 정오이지만 98
대야미 100
바람을 테이핑하다 102
역류 104
여러 번 말했으나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106
틸란드시아 108
피어라, 장미 110
하늘 식탁 112
발레리나 114
붉은 손 116
cancan 118
그가 돌아왔다 120
목독木牘 122
오래된 노래 124

해설
조동범 숲과 어둠과 몰락 이후를 횡단하는 혼종의 언어 125

저자 소개 1

2013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늘이 말을 걸다』가 있다. 제19회 수주문학상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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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28*182*20mm
ISBN13
9788960217492

책 속으로

숲 안쪽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무에 붙어 있다
날카로운 부리가 들어 있는 소리
소리는 점점 둥근 모양으로 변한다
둥근 구멍을 내는 소리의 모양을 보고 들었다
나무의 한쪽을 헐어 내는 작업
가지마다 돋아나는 획 같은 나뭇잎들이 떨린다
긴 부리를 넣고 다니는 날개의 공구 통

그늘 천막이 펼쳐 놓은 나무 둘레에
흰 목질의 파편이 쌓여 간다
지금 느티나무에 딱따구리의 서각이 한창이다
나무 한 그루에서 둔탁한 소리들을 다 빼내고 나면
그 자리에 부드러운 둥지가 들어설 것이다
공명으로 파 놓은 둥근 집

서각은 나무의 공명만 남겨 놓고 옆의 표면을 긁어내는 일이다

훗날 나무에 귀를 대면 털 없는 허기가 들릴 것이고
더 훗날 새끼들 다 날아가면
구겨지지 않는 흰 목질에 조류의 문자가 새겨져 있는
나뭇조각들이 낙하할 것이다

부리로 새긴 목독木牘
저 소리 다 그치면 글자들은 조용한 페이지를 얻는다
딱딱거리는 비문
나무의 목덜미에는 흰색의 눈썹 무늬의 문양이
고여 있는 바람의 소리로 새겨져 있다

---「목독木牘」중에서

출판사 리뷰

장유정의 시는 자연과 도시, 서정과 서경을 횡단하며 그것을 하나의 영역으로 수렴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시인이 자연을 노래할 때 그것은 서정의 양상으로 발현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유정 시인은 익숙한 자연으로부터 도시적 감수성을 전개하기도 하고 서정의 영역에 비극적 근대를 결합하기도 한다. 낯익은 듯 시작된 시적 세계는 우리를 어느새 낯선 지점에 부려 놓는다. 그런데 장유정 시인이 중첩시킨 시적 세계는 단순하게 낯선 것을 열거했다기보다 그것의 결합을 통해 특별한 효과를 노린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론은 혼종성의 세계를 형성하며 장유정 시의 개성을 만들어 낸다.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몇 번의 봄
뾰족하게 돋친 촉
바람에 흔들려도
발바닥, 손가락
어떻게 생각하면
모든 시작詩作은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일이라서
내가 당신을 기억하는 뾰족함이
헛것이 아니기를
둥근 눈으로
물고기가 물결을 가르는 정오입니다
기억하겠습니다.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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