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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서시 1부_ 수선화는 바람개비로 돌고 아이돌보미 첫눈 오는 날 새 분홍색 셀로판지 형광등 회기동 하숙집 피카소의 꿈 요즘 아내는 몽산포 너, 고추 없지? 수선화는 바람개비로 돌고 구관조와 작별하다 춘란 2부_ 창 창 낙화 무당게와 엿장수 이슬이 이별을 안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장마 소심 비위를 맞추다 머핀 달호 고추 벌 받는다 붉은 수수밭 3부_ 해남식당 해남식당 수선화 토끼몰이 영욱이 주리 주소 일요일 아침, 엄마와 한바탕하고 신일자동차 공업사 납회 개도안핥을뼈다귀일세 낭구야 두껍아 헌 집 다오 목포대 평생교육원 4부_ 꽃이 아니었음 죽어부럿어야 꽃이 아니었음 죽어부럿어야 야바위꾼 우표첩 젖 뗀 아이 밥 만 물 담벼락 위 눈 쌓인 날 폭탄이 떨어졌다 밥값 한다 다섯 손가락 그 친구 강아지가 따로 없다 詩心 5부_ 신부의 노래 훈장 잠을 설쳤습니다 탱탱볼 커피 잔이 불자동차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요한복음을 읽는 새벽 신부의 노래 수험번호 들고 목포 내려왔다 개 목회 다행이다 봄비 해설_ 김승환 시인의 탈춤 한마당·천창우(시인·문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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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글썽거려 혼났어
네가 날지 않으려 한 걸 알기에 널 지켜보며 얼마나 가슴 조였는지 몰라 언제나 상처만 주는 부릴 가졌다고 생각했겠지 내 발을 깨물며 그런 발톱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느냐고 그 아픔 알아, 나 또한 그랬으니까 내 품에 안긴 너의 대흉근이 불어나 있는 걸 본 순간 모든 걸 알게 되었어 떠날 때가 되었다는 걸 나 다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했는데 --- 「새」 중에서 꽃샘추위에 눈이 날렸어 그 어름에서 수선화는 바람개비로 돌고 왕벚나무 실핏줄을 드러내며 뻗어나갔어 욕심껏 힘을 쏟은 꽃단추 다는 일 매끈한 신랑 신부 하객 속으로 행진하듯 꽃바람으로 꽃단추 풀어 헤치니 설렘 감출 수가 없었어 봄기운 맑고 깨끗해 입 맞추고 싶던 그 참에 불에라도 데인 듯 놀라며 꽃비 흩날리는 왕벚나무 온몸이 저려와 봄이 허리를 휘고 있었어 --- 「수선화는 바람개비로 돌고」 중에서 남편과 사별한 이야기 들었습니다 심장 한쪽으로 허전함 가득한 한숨 들이마시는데 가까이 점점 가까이 저쪽에 코스모스 피어 있어 심장 파도 소리 들릴까 봐 수북한 전어회 백반 한 상 앞에서 가을이라, 다행이다 다행이다 그렇게 우적우적 전어회를 씹으며 당신을 듣고 있었습니다 --- 「해남식당」 중에서 수선화가 피었네 꽃대 기다랗게 봄바람에 낯간지러운지 자꾸만 고개 돌리네 부끄럼 타는지 자꾸만 비켜설까 부끄럼 타는 그녀 수선화 같다는 생각이 드네 부끄럼 탄다는 말과 아름답다는 말이 서로 통하는 거리에 있는 건 순전히 모두 다 수선화 때문이네 살강살강 씹히는 바람에 수선화 꽃대 기다랗게 내 마음에도 피었네 --- 「수선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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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는 바람개비로 돌고』의 김승환 시인은, 삶과 죽음을 하나로 보는 시선에서 출발하여 경건한 자기 고백과 성찰에 이르고, 절대자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감사와 행복을 발견한다. 체험적 삶의 과정에서는 스스로 허물을 벗으며 우화하고 성화되어 절대자의 상징적 신부로 거듭난다. 먼 길 돌고 돌아 이제 스스로 자아의 창문을 열고 자신에게로 돌아온 것이다.
객관적인 관조가 없는 사물은 언제나 부분적이고 편협된 것일 수밖에 없다. 시인은 이 편협한 자신을 깨우치기 위해 끊임없는 우화羽化의 몸짓을 한다. 그것은 발가벗은 고독한 몸으로 단독자 앞에 서서 멋들어진 탈춤 한 마당을 보여 주고 싶은 춤사위다. - 천창우(시인·문학박사)의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