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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Poet’s Words: 1부_ 봄꽃의 전령 봄의 전조 아지랑이 봄꽃의 전령 무수꾸리 봄비 오는 아침에 양은 도시락 솎아주기 통영 외도 장사도 민들레 뿌리 접목 이 고요한 아침에 스승님을 기리며 부추와 잡풀 사이 오십여 년 만의 해후 2부_ 어느 60대 여인의 오후 나뭇잎이 흔들릴 때 하동에서 세상의 파도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꽃잎에는 공감共感 8월 말에 어느 60대 여인의 오후 뒷집 이웃 마리아는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여수 여행 새벽 빗소리 3부_ 하늘의 수채화 색채 향연饗宴 단풍잎 메모지 하늘의 수채화 꽃단풍 앞에서 원주민 할아버지 가을 하늘 아래 탱자나무 고구마 캐기 체험 빨래 널기 쉬어 가기 4부_ 한겨울의 추억 겨울 산책·1 한겨울의 추억 겨울 산책·2 눈꽃 50대 여인의 겨울 아침 거울·1 거울·2 고령에서의 밤 뿌뜨리 말루 선교지를 다녀와서 인식의 차이 시작詩作 사모곡思母曲·1-웅변대회 사모곡思母曲·2-꽃밭 사모곡思母曲·3-쓰부(tsubu, 粒) 다이아 반지 사모곡思母曲·4-들장미 사모곡思母曲·5-상추 줄기 5부_ English Poems 아카시아꽃 Acacia Flowers 일산대교를 건너며 Crossing Ilsan Bridge 일상 Following My Daily Routine 사이판과 티니안 섬 Saipan and Tinian Islands Dear Sister, No Phone Call Now! I Planted a Pine Tree in the Center of My Heart A White-Naped Crane Friendship Like a Mugwort Smell Dureub(Edible Fatsia Shoots) Are Prosperous Deodeok(an Oriental Herb) Flowers Trifoliate Orange(탱자나무) A Basket Filled with Assorted Fruits A Tree with Many Branches After the Rural Market Closed At Gitakuchu Lost but Found The Sunlight Empty Spaces Among the Dark Green Trees A Few Blocks of Tofu Discrepancy A Legend Is a Legend Forever On the Subway Another Pair of Twin Sisters Miracles Happen in Remote Places Workplace Harassment Nothing Is More Pleasant Than Dreaming April Rain Catching a Fly An Aging Woman with a Stick Before Another Cold Wave Comes 시해설_ ‘스토리 시’로서의, 거의 새로운 길 걸어가기 임영천(문학평론가·조선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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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이고
휘청거리는 짙푸른 잎들이 만든 겨울의 우울함을 달래주는 눈꽃 송이들 휘휘 도는 칼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뾰족뾰족 잎사귀를 잘도 휘감고 앉아 있다 발레리나를 떠받치고 있는 발레리노와 같이 무게를 견디며 미소를 머금고 있다 ---「눈꽃」중에서 먼 동쪽에서부터 스며드는 빛살 받아 한결같은 가을빛 은은히 맺힌 노란 은행나무 잎들 선연한 진초록 여름빛을 뒤에 감추고 있다 일 년 내내 상록수 소나무는 연둣빛 두발 아래로 갈색 받침 입고 가을빛의 잔치에 참여하고 있다 가을빛을 흠뻑 받은 동쪽 단풍잎 여름빛 머금은 맞은편 바닥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뒹굴고 있다 몇 알 남은 가을빛 주홍 감은 온화한 아침 햇볕을 더욱 받으려 갸우뚱갸우뚱하다가 부동자세로 얼굴 돌리는 사관생도 얼굴이다 대기의 고요는 몰두한 긴장감 사물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바람도 숨죽이고 있다 ---「색채 향연饗宴」중에서 On a sunny day, during my solitary sauntering, pine trees and their fresh scent entered my heart. As I descended, a bunch of green needles, reflecting the azure sky, suddenly unfolded like seaweed, before my eyes, and the scene settled itself in the very center of my heart. I raised my eyes and followed the gentle sway of the green pine needles. I took a deep breath, and the scene filled my heart. The pine needles swayed in the gentle breeze, and the pine scent carried by the wind, would spread far and wide, even to the houses in the village. An incomparable verdure comes back to life, when I sit quietly, close my eyes, and lose myself in thought. In that hour of concentration, the green needles with their sweet scent are restored, and remain with me for some time. As I breathe, the fragrance spreads through my heart, through my stomach, through my danjeon, to my limbs. During that moment of concentration, alone in a dimly-lighted room, with my eyes closed, moving slowly, with a meditative music playing, I realize: I don’t need any protection and want to be surrounded by a fence. The greeny needles return and remain as precious companions for a while. ---「I Planted a Pine Tree in the Center of My Heart」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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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시’로서의, 거의 새로운 길 걸어가기
- 정안나 제2시집 『봄비 오는 아침에』 ‘가공의 자서전’과 ‘시적 산문’ 가운데서 수식어들을 뺀 주요한 용어 ‘자서전’과 ‘산문’을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두 용어 모두 ‘스토리’란 말과 완전히 통하거나 관련이 매우 깊다고 볼 수 있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바 자서전自敍傳이란 것은 저자 자신의 삶의 무수한 스토리(일정한 줄거리를 담고 있는 글)들로 엮여져 있으며, 또한 산문(그 대표가 소설) 자신은 물론, 산문의 성격이 비교적 강하다고 볼 수 있는 서사시의 경우에도(예를 들어,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오디세이』 등에 보이듯) 그 주인공이 누려 온 삶의 무수한 스토리들로 가득하다고 볼 수 있다. (…중략…) 정 시인도 그 자신의 일생과 관련된 여러 삶의 양식, 생활 습관, 종교적 체험, 사상이나 이념, 심오하다고까지는 표현하기 어려울지도 모를 그 나름의 철학 등 제반 사항들이 그의 삶과 함께 시 속에 녹아 들어갔을 때 그 시가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시’로 인정받는 데에는 별 하자가 없으리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런 대범한 판단이 그의 시집 부제를 ‘스토리가 있는 시’로 스스로 정함에 있어 득의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임영천(문학평론가·조선대 명예교수)의 「시해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