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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축하의 말씀 1부_ 새해가 함께 가자 하네 사월 보내기 날개가 없어도 「잘」이라는 말 그 길 새해가 함께 가자 하네 하늘 속 홍시 이삭줍기 청와대 사랑채에서 2부_ 가을날의 기도 가을날의 기도 부활절 새벽 성금요일 정릉 교통광장에서 부활절 팡파르 수난일受難日과 시인 줄 가을이 부탁하는 「말」 갈보리 언덕 위 민들레 꽃씨 할렐루야 응암교회 헌 옷 3부_ 씽긋 산수傘壽를 맞는 아내에게 씽긋 어버이날 오늘 망덕고개 인추골[日出谷] 이야기 추석 전야 4부_ 부서지는 것과 부서지지 않는 것 설날, 천변川邊에서 꽃샘추위 센 바람 봄볕에 이끌리어 꽃비 내린 뒤 오월 첫날 봄은 사실이었어 봄비 오는 날 초여름 날의 정원 오월 어느 날 아침 산책길 부서지는 것과 부서지지 않는 것 백로白露가 내린 날 가을 하늘 구월은 십이월 5부_ 화선지에 물 번지듯 사랑이 뜨거우면 시집詩集을 보내고 화선지에 물 번지듯 천변풍경川邊風景 탄소 금식과 사순절 슬픈 봄, 먼지 비여 비가 그립다 우리의 에덴은 불볕더위 불볕 속에서 어느 모임의 후기 모퉁이에서 비 오는 날 커피 성북동 그 정원 6부_ 햇볕 쏟아지는 벌판으로 뜬눈 또 다른 댓글에게 여름 나기 외딴섬 여름날 동화童話 비 개인 어느 날 햇볕 쏟아지는 벌판으로 편집후기 나와 나의 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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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부서지는 것들뿐이다 불볕은 머리 위에서 부서지고 파도는 그리움을 부서트리고 별빛은 가슴에서 부서지고 호수 위에 달빛은 내 눈물 위에 부서지고 지난날 나를 부서트리고 떠나간 그 아픔은 부서지지 않는다 --- 「부서지는 것과 부서지지 않는 것」 중에서 십이월은 겪을 것 다 겪고 알 것 다 알아야, 그제서야 겉모습부터 속 알까지 꼭꼭 채워지는 것 갓난아기가 갑자기 노인이 될 수 없듯이 송아지 엉덩이에 뿔이 날 수 없듯이 기도의 눈금이 차올라야 십이월이 되는 것 그 속엔 쓴 물 단물로 삭힌 아픔이 있고 사랑의 열매도 있고 끝내는 인내로 감싸 주고 덮어 주는 허리 굽은 할머니처럼 떠나는 마지막 달이다 --- 「십이월」 중에서 모퉁이를 돌아갑니다 한겨울도 모퉁이를 돌아가고 집안 어른들도 모퉁이를 돌아가시고는 다시는 안 오십니다 복사꽃도 그 시절을 돌아가고는 오지 않고 세월의 모퉁이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갑니다 나는 길모퉁이에 주저앉아 지나가는 고양이 꼬리도 잡아 보고 날아가는 민들레 꽃씨도 잡아 보지만 지나가버린 모퉁이는 잡아 볼 수도 없습니다 햇볕 환하게 내리는 봄날 모퉁이 옆에서 돌아가고 아니 오는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추억인지 그리움인지 --- 「모퉁이에서」 중에서 천변 둘레길 꽃비 그친 뒤 아름답다 아가는 엄마에 매달려 걷고 할머니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소녀는 예쁜 강아지를 앞세우고 비둘기는 제짝 뒤를 쫓아가고 봄볕을 허파가 꽈리가 되도록 마시며 걷는다 장미 가지에는 새 눈이 피어나고 길가 마른 풀도 새잎을 열고 계곡물도 손잡고 여울져 내려간다 새들은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봄 인사에 바쁘다 나는 빈 옆구리에 봄볕 한 줌을 꼭 쥐고, 쓸쓸할 것 같지만 움켜쥔 한 줌을 고이 쌓아들고 갖다줄 사람이 있다 --- 「꽃비 내린 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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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한여름 짙은 열기가 머문 자리, 정릉천에는 이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부끄럽지만 소중하게 엮어낸 이 시를 조심스런 마음으로 내어놓습니다. 글을 쓸 수 있도록 지켜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팔순을 맞는 아내와 협력을 아끼지 않은 가족들과 늘 읽어 주신 주변 친지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