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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둘 - 그림이 보여주는 또 다른 이야기
끊어진 다리, 버려진 가게 그리고 쓰레기로 가득 찬 폐허의 풍경은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그것은 산업화 과정에서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 비어 버린 농촌의 풍경을 떠올리게도 하고, 전쟁이나 지진 같은 자연 재해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여우는 매일 숲속에 들어가 버려진 물건들을 주워 모아 정리하고 분류하여 쌓아 놓습니다. “도대체 저런 쓰레기로 뭘 하려고?” 펠리컨이 묻자 여우는 대답합니다. “그냥, 숲이 깨끗해지는 게 보기 좋아.” 펠리컨이 떠난 뒤 여우는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해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여우가 자전거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던 자전거들이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는 딱 맞는 자전거가 됩니다. 작은 자전거는 몸집이 작은 생쥐가, 기다란 핸들 자전거는 긴팔원숭이가, 무거운 자전거는 힘이 센 곰이 좋아하는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이 그림책은 만남과 소통, 그리고 상실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우는 쓰레기로 오염된 마을의 환경을 회복시키기를 소망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꿈을 잃고 실의에 빠진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도 회복됩니다. 동심을 찾으면서 생기를 띠는 동물 친구들의 표정 변화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힘의 원천은 바로 어린이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그림책입니다, 고전 만화 스타일의 마르쿠스 군나르 페테르손의 세밀화는 자칫 무겁고 건조해지기 쉬운 이야기에 감성과 활력을 불어놓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 『여우의 자전거』는 스웨덴 예술위원회(Swedish Arts Council)의 번역ㆍ제작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