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변심 7
주사위 7의 눈 27 충고 45 변명 51 소녀계 만다라 73 협력 89 오해 99 타이베이 소야곡 119 이유 141 화성의 운하 149 죽은 자의 계절 169 극장에서 나와 187 둘이서 차를 195 성스러운 범람 213 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나 221 꼭두서니 빛 비치는 231 나와 춤을 239 도쿄의 일기 259 작가의 말 297 교신 속표지 |
Riku Onda,おんだ りく,恩田 陸,熊谷 奈苗(くまがい ななえ)
온다 리쿠의 다른 상품
권영주의 다른 상품
|
독인가, 무슨 약품인가. 누가 그런 것을 머그잔에 넣었나.
망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시든 꽃잎과 검은 얼룩을 보면 무심코 멈칫하게 된다.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가바시마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심장이 쿵쿵 뛰는 소리가 온몸에 울린다. 그 소리에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 소리가 겹친다. “……있잖아, 그거 들었어? 대법원장이 총 맞았대.” 느닷없이 젊은 여자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세상에.” 여러 사람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변심」중에서 검은 원피스를 입은 소녀와 가벼운 흙색 옷차림의 소녀. 나도 모르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그래, 그녀는 줄곧 찾고 있었다. 시대를 달려 나갈 자신과 나란히 달려줄 파트너. 자기 존재를 인식해주는 누군가. 세계의 종말에서 춤출 때에도 자신을 보고 있을 누군가를. 소녀들이 빛의 스테이지로 뛰어든다. 손을 잡고 점프, 점프, 점프. 두 아이는 나를 물끄러미 응시하며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나랑 춤추자. 응, 좋아. 나는 두 아이를 향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와 춤을」중에서 땅에 떨어져 있던 삐라를 주워 읽어보았다. 어려운 한자도 있었지만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정부는 즉각 도쿄에 선포된 계엄령을 해제하라. 도쿄는 이미 부흥했다. 현재 일본은 지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한다는 명목으로 일부 독재자에게 편리한 관리통제 사회가 되고 말았다. 깨어나라, 도쿄 도민. 저항하라, 일본인.’ 어디선가 경찰관이 나타났다. 누가 신고했나 보다. 경찰관들을 보기 무섭게 남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도쿄의 일기」중에서 |
|
인간과 동물, 현실과 환상, 나와 너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열아홉 색깔 매혹적인 노스탤지어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온다 리쿠가 한층 성숙해진 스토리텔링으로 돌아왔다. 단편집 《나와 춤을》은 19편의 작품 수만큼 다채로운 소재와 장르, 이를 아우르는 독특한 상상력의 조합을 선보여, 온다 리쿠 월드의 정수만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친구가 하룻밤 새에 사라졌다. 단서는 책상 위 흐트러진 물건들뿐. 먼지 쌓인 거울과 머그잔에 남은 커피, 두 개의 화분 등 일상적인 물건으로 유추한 사건은 국가적인 음모([변심])를 의심케 한다. 강아지가 편지를 써 주인에게 닥친 위험을 알리고([충고]), 말하는 고양이는 살인 그 이상을 계획한다([협력]). 조금씩 천천히,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세계에 존재하는 절대자를 찾아 쫓고([소녀계 만다라]), 귓속에 빠진 고양이는 결혼을 하게 된 이유가 되며([이유]), 피아니스트는 자신의 영혼에 깃든 타인으로 인해 인생의 절정을 맞이한다([둘이서 차를]). 이처럼 일상과 비非일상, 현실과 판타지의 양 극단을 교묘하게 조합하여 있음직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야말로 온다 리쿠의 작품이 갖는 ‘이야기의 힘’이다. 평소 여행 경험을 주요 모티프로 삼았던 작가답게 이번에도 낯선 향수를 자극하는 여행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데자뷔의 도시 타이베이에서 떠올린 친구에 대한 기억([타이베이 소야곡])과 타이난에서 만난 첫사랑과의 추억([화성의 운하])을 담은 두 작품은 해당 도시를 방문했을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썼다. 죽은 사람들과 그 죽음에 어울리는 계절에 대한 단상을 담은 [죽은 자의 계절], 세계 종말에도 함께 춤을 추고자 했던 두 소녀의 우정을 그린 [나와 춤을]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녔을 법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온다 리쿠만의 감수성이 애잔하고도 아름답다. 열아홉 편의 배열 순서부터 전작의 뒷이야기가 담긴 작품까지 즐거운 장난감 상자이자 테마파트 같은 한 권의 책! 《나와 춤을》에는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면에서도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모두 19편의 단편 중 본문에 실린 것은 18편으로, 마지막 한 편은 본문이 아닌 속표지에 실려 있다. 재킷을 벗겨야 읽을 수 있는 초미니 단편 [교신]를 부디 놓치지 마시길. 18편의 배치 순서에서도 작가의 세심한 의도가 엿보인다. 인상이 겹치지 않도록 테마가 비슷한 이야기는 일부러 떨어뜨렸는가 하면([변심]와 [이해], [충고]와 [협력] 등), 하나의 감정을 자아내도록 모아놓은 작품들([성스러운 범람][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나][꼭두서니 빛 비치는])도 있다. 전작 《코끼리와 귀울음》의 한 수록작에서 이어지는 [변심]와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에 나오는 에피소드의 뒷이야기인 [변명]는 온다 리쿠의 오랜 팬이라면 환영할 작품이다. [도쿄의 일기]는 소설가 브라우티건의 손자가 일본에 머물며 쓴 일기라는 설정 때문에 원서에서 유일하게 가로쓰기를 하였다. 다양한 설정을 숨겨놓은 《나와 춤을》은 내용에 이은 형식의 실험으로 책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경험할 것이다. 몽환적 미스터리의 대가 온다 리쿠의 모든 소설적 역량이 담긴 책 단편 하나마다 완성된 작고 큰 우주! “작가 생활 20년이 넘은 지금, 비로소 단편 쓰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일본에서 《나와 춤을》 출간 직후 잡지 인터뷰에서 밝힌 작가의 소회이다. 과거에는 커다란 이야기의 한 토막을 잘라낸 듯한 이야기를 단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작가는 “단편短篇이란 단편斷片이구나 하고 알았어요”라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장편의 일부가 아닌, 완결성을 가진 짧은 이야기를 쓰는 법을 이제야 알았다는 대가의 겸손한 발언이다. 짧기에 더더욱 이야기를 의식하게 되므로 장편보다 더 소설적이라고 설명하는 온다 리쿠. 그녀가 20년간 쌓아올린 소설적 천재성이 총망라된 책이 바로 《나와 춤을》이다. 작가의 주특기인 미스터리 플롯과 몽환적인 상상력은 19편 모두에서 빛을 발한다. 책 후반부에 수록된 작품에서 느껴지는 노스탤지어 역시 보다 깊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전작 《한낮의 달을 쫒다》에서 나라 여행 붐을 일으키고, 《달의 뒷면》에서 독자들을 규슈로 인도한 작가는 《나와 춤을》에서는 타이베이와 타이난을 소개한다. 이처럼 온다 리쿠 하면 연상되는 ‘미스터리’ ‘몽환적’ ‘노스탤지어’ ‘여행’의 모든 키워드가 이 한 권에 집약되어 있다. 《나와 춤을》의 출간과 함께 온다 리쿠의 책을 꾸준히 국내에 소개해온 번역가 권영주의 반가운 수상소식이 전해졌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로 제20회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한 것. 가히 온다 리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권영주의 번역으로 원서의 묘미를 최대한 살린 수준 높은 번역문학을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