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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해설 _ 시집 ‘산과 물의 잠 속에서’에 부쳐 _ 박인식 1부 바람이면 좋겠어 산과 물의 잠 속에서 / 내가 바람으로 친구 / 가을비 한계령 / 혼자 오는 봄 사랑이 구름 따라 / 내 고향 산골은 봄비 1 / 나목 유채꽃에 비 / 나는 오직 사랑을 가을처럼 노래한다 봄을 심는 비 / 초록의 유래 열대야 / 망구望九라는 나이 황천길 / 꽃샘추위 옛적에 / 가을이라 가을바람 쪽박은 깨라고 있다 / 바람길 별 하나 / 칠장사七長寺에 머물다 창문에 그림자 2부 스스로의 꿈도 모르면서 어머니 막내딸 보러 고사리 밭 가신다 / 민들레 홀씨처럼 벽시계 / 하회마을에서 다시 산다는 것 / 연출자演出者가 없다 나는 내 길을 간다 / 어떤 가을 세월이 지워지며 / 꽃잎 철 늦은 장미 / 고추잠자리 씨름 / 떨켜 피톤치드Phytoncide 1 / 장승이 울고 섰다 세월이 물위에 흐르고 / 아직 겨울이 멀다 첫눈 / 소나기눈 옐로카드YELLOW CARD·66 / 방패연 날다 무궁화의 꿈 3부 병상일기 세레나데 다시 듣다 / 홍시 지혈을 못하는 환자 / 병상 모니터 아내의 기일 / 우리 식구 치매환자 / 늦가을 볕 변신 / 빌딩 마을을 나오면 아무도 알지 못했다 / 카네이션 4부 너와 내가 머무는 곳이 봄비 2 / 봄바람 모지랑숟가락 / 해 뜨는 내일 모란牧丹은 피고 / 혼밥 민들레 / 산불 후에 내리는 봄비 빗줄기의 리듬 / 소년처럼 딸 약혼식에 / 피톤치드Phytoncide 2 녹음이 머문 곳 / 가을을 그리는 바람 비가 바람에 온다 / 장마 가을 가뭄 / 함박눈의 정 숲에서 / 장마 유감有感 사라져 가는 소리 / 푸른 묘약 허수아비의 꿈 / 말이 고프다던 친구 산촌山村에 비 / 가을 산 가을바람 세월은 어둠으로 가는데 / 한가위에 젖는다 첫눈이 내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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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나섰다
쏟아지듯 눈 내리고 열린 세상 피할 곳 없이 머리와 어깨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 주위가 온통 변했다 질서 없이 어지럽던 모습에 하얀색 하나로 칠해졌다 소리가 있어 돌아보니 세월이 담긴 발자국 조심스럽게 지우던 함박눈이 속삭이는 소리 내일 가야 할 먼 길은 눈송이처럼 가벼울 거라고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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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다시 나를 세운다.
해가 솟아오르는 바닷가 작은 모래 언덕에 서있었다. 이슬에 젖은 채 붉게 물든 키 작은 해송에 매미가 달려 있었고, 누군가 바닷물에 던진 매미 한 마리가 놀라 심한 날갯짓을 하며 울기 시작했다. 매미는 아직 잠들어 있는 물 위로 일직선의 하얀 선을 그으며 해를 향해 돌진하듯 멀어져 갔다. 이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소년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아버지 저 매미가 돌아올까요?” 아버지는 말씀이 없으셨다. 인생의 고비마다 많은 분이 이끌어 주신 덕분에 다시 삶의 힘을 얻어 살 수 있었다. 새로운 고비 앞에 외롭게 선 내게 시를 알려주신 분이 있다. 시인 박인식 선생이다. 덕분에 해맞이 해변에 서 있던 소년은 빛바랜 해가 절반이 잠긴 노을 앞에 다시 서서 지나온 세월을 음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