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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후기 _ ‌저녁에 닿기 위하여 새벽에 길을 떠난다-나호열(시인·문화평론가)
연보


제1부 나는 왜 죽음의 시를 쓰는가
이 사람 / 시 쓰는 일 / 시는 결국 / 죽음에 이르는 병 / 시는 기록이니까 / 낮아지는 희망 / 고맙다 살아서 고맙다 / 하루하루 죽어가는 일 / 무인도 / 종점으로 갈수록 외롭다는 거 / 의사와 시인 /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

제2부 어머니, 저 왔습니다
무덤이 매력적인 것은 / 봄비 맞으며 / 죽음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 나와 메뚜기 / 인생 이야기 / 그저 막연히 / 할아버지의 기침소리 / 동짓날 밤 / 아내와 나 / 아내의 기침 소리 / 두 다리 / 늙어서의 부부싸움 / 골절 /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구나 / 아직은 거기까지 / 틀니 / 화장실과 화장장 / 아내와 나 사이 / 흘리고 다닌다 / 통화 내용 / 나의 신조 / 약 먹을 시간 / 아내의 거울 / 서산 / 지팡이 2 / 세월의 기적 / 유치해지기 / 확인 / 늙은 부부의 대화 / 2011년 11월 15일 / 아내와 지팡이 / 뱀띠 / 리모델링 / 장티푸스와 메르스 / 햄버거 / 시한부 인생 / 육아일기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1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2 / 아내가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3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4 / 실버유모차의 체험기記 5 / 실버유모차의 체험기記 6 / 실버유모차 체험記 7 / 실버유모차 체험기記 8 / Fishing / 내가 죽음에 함몰될 때까지 / 어느 땐 빈 목소리

제3부 죽음으로 가는 길
생진아 놀자! / 죽음 / 내가 무섭다 / 서서히 막을 내리면서 / 눈물 / 독거독거獨居獨去 / 엄살에 대하여 / 죽는다는 것은 없어진다는 것이다 / 흔들흔들
감사절 / 은행나무 밑에서 / 공동묘지 / 두렵지 않으세요 / 검버섯을 지우라 한다 / 사람은 삶의 맛을 알게 될 때 / 공로장 / 거울 앞에서 / 해약 / 금 갔다 / 꽃은 고독이다 / 고독한 섬의 경지 / 인터뷰 / 꽃처럼 살려고 / 존재라는 거 / 유비무환 / 슬픈 연애 / 목욕탕과 지팡이 / 분리수거 / 간다는 소리 / 오는 것 / 취소 / 괴벽 / 너는 늙지 마라 / 80이 넘으면서 / 생生과 손 / 우는 버릇 / 발정기 / 이발사와 내 눈썹 / 나의 기도

제4부 당신을 기억합니다
머리말 / 박희진 / 황금찬 / 이무원 / 임보林步 / 홍성훈 / 나호열 / 박 산 / 이영자 / 김정욱 / 김경영 / 노명희 / 이돈권 / 김영춘 / 윤란섭 / 이경주 / 이은조 / J 내안 / 이원옥 / 양계성 / 김옥자 / 류재호 / 이진영 / 초설 / 최금녀 / 하덕희 / 정순환 / 김애경 / 편부경 / 왕윤숙 / 남정현 / 이경록 / 박귀화 / 장사익 / 오영미 / 수진 스님 / 박정민 / 김춘희 / 조은숙 / 김예준 / 이동재 / 서 여사 / 윤건영 / 박경자 / 이성아 / 박영숙 / 오기환 / 박춘자 / 배경숙 / 양재일 / 김미희 / 피부호 / 신정혜 / 김기진 / 윤동주 ‘새로운 길’ / 장욱진 / 심상태 / 김명중 / 권영모 / 편세환 / 임윤식 / 김중열 / 정덕수 / 조재형 / 윤재원 / 곽성숙 / 안명지 / 양창환 / 이윤철 / 오시열 / 손대기 / 옥영경 / 안영진 / 홍예 / 윤영호 / 바비야 / 현승엽 / 고현심 / 후기

저자 소개 1

충남 서산 출생의 시인으로, 어려서부터 바다와 섬을 좋아해 해마다 몇 차례씩 섬으로 여행을 다니며 우리 나라 섬의 정경과 섬사람들의 애환을 시에 담아 ‘섬 시인’, ‘바다 시인’으로 불린다. 1955년 첫 시집 『산토끼』를 펴내기 시작해 1969년 「제단」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시집 서른여덟 권, 시선집 세 권, 시화집 네 권, 산문집 두 권 등을 펴냈다. 1978년에 펴낸 대표작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바다와 섬과 사랑을 노래한 국내 시의 백미’로 꼽히며 사십 년 넘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2018년에는 구십으로 가는 길목에서 쓴 일기와도 같은
충남 서산 출생의 시인으로, 어려서부터 바다와 섬을 좋아해 해마다 몇 차례씩 섬으로 여행을 다니며 우리 나라 섬의 정경과 섬사람들의 애환을 시에 담아 ‘섬 시인’, ‘바다 시인’으로 불린다. 1955년 첫 시집 『산토끼』를 펴내기 시작해 1969년 「제단」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시집 서른여덟 권, 시선집 세 권, 시화집 네 권, 산문집 두 권 등을 펴냈다. 1978년에 펴낸 대표작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바다와 섬과 사랑을 노래한 국내 시의 백미’로 꼽히며 사십 년 넘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2018년에는 구십으로 가는 길목에서 쓴 일기와도 같은 시를 모아 엮은 서른여덟 번째 시집 『무연고』를 구순을 맞아 출간했다. 1996년 『먼 섬에 가고 싶다』로 윤동주문학상, 2002년 『혼자 사는 어머니』로 상화시인상을 수상했다. 2001년 제주자치도 명예도민이 되었고, 2009년 성산포 오정개 해안에 ‘그리운 바다 성산포’ 시비공원이 만들어졌으며, 2012년 신안 명예군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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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130*200*20mm
ISBN13
9788964261309

책 속으로

‘어머니, 저 왔어요’ 이건 어머니 무덤에 세운 묘비명이다. 나는 일찍 잔다. 밤 아홉 시쯤 잠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새벽 두 시쯤 일어난다. 이때 시를 쓰고 싶다. 머리가 맑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를 쓴다. 내가 70세를 넘어서면서 쓰고 싶었던 시는 죽음의 문턱에 왔을 때의 시다. 80이 넘어 한 해 두 해가 가도 변함이 없다. 머리는 맑고 손가락은 정확하게 움직이고 나는 그대로 계속 시를 쓰고 싶고, 컴퓨터는 내 기억을 이어준다.

어머니는 임종하실 때 어머니의 어머니(외할머니)를 찾으셨다. 그래서 어머니 묘소에 ‘어머니, 저 왔어요’라는 조그마한 비석을 만들어드렸다. 그 말은 나에게도 해당된다. ‘어머니 저 왔어요! 1994년 한가위, 아들 딸’ 어머니가 시골에 혼자 계실 때에도 이 말이고 지금 무덤에 계실 때에도 이 말, 그리고 어머니 묘소를 가족 납골당으로 마련해 어머니 무덤에 우리 가족 모두가 한 줌씩의 재가 되어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어머니부터 화장해서 모셨다.

나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너 왔니’ 하는 소리가 제일 듣기 좋았다. 그 말은 나와 어머니를 이어가는 가장 반가운 말이었다. 내 삶의 끝이 가까워지면서 쓴 시를 모았다. 결국 가는 길은 분명하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도 그 길로 간다. 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을 시로 맞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시인으로써 당연한 일이다. 이젠 죽음이 내게로 오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점점 어머니에게로 가까이 가고 있으니, 나는 기쁘다.

내가 태어난 것은 1929년 3월 31일이고 죽은 날짜는 몇 년 몇 월 몇 일이 될지 모른다. 정말 많은 신세를 지며 살았다. 무엇보다도 시를 쓰며 살아갈 것 같지 않은 시대에 시를 쓰며 살아서 고맙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어머니 저 왔어요’ 하는 기쁨, 이 말은 평생 시를 써온 내가 지상에서 하는 마지막 말이다.
---「시인의 말」중에서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 내 죽음의 상반신을 본다
그리고 그것을 맞아들일 산실을 꾸민다
수의를 만들어 장롱 속에 넣고
생각날 때마다 그것을 꺼내보던 어머니가
가시는 방법을 알았다
즐겁게 시를 쓰고 시를 읽고
때로는 모임에서 뒤풀이까지 하고서도
집에 와서는 이 시를 썼다
나는 수의를 만들어놓지는 않았지만
수의를 꺼내보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죽는 날까지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은 마음이 편해서다
내 죽음은 늘 내 곁에 와 있다
그때마다 어머니 곁으로 가고 싶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는 안심하고 간다
나는 내 죽음을 내 머리털처럼 쓰다듬고 잔다
나는 내 죽음이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
나는 내 죽음을 꽃처럼 키우며 간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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