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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우리의 비밀 과외
반양장
이민항
다른 20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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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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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하늘, 순
말이 금지된 시간
시의 형태
일상의 포착
말과 이름과 시
시에 마음을 숨기기
복습
시를 읽는 밤
말이 무르익는 시간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씨게이트 코리아에서 하드디스크 개발을 했다. 회사에 다니며 쓴 장편 소설 『최초의 책』으로 2018년 제8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양자역학 소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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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23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140*210*10mm
ISBN13
9791156337690

책 속으로

차가운 가을비 사이로 입김이 뭉게뭉게 나부꼈다. 숨 쉴 때마다 엄마가 지어 준 이름이 내게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골목 안 다다미 집들 너머로 흩어지는 입김이 뒷산에서 보던 새털구름 같다고 생각할 무렵, 누군가 눈앞에 우산을 불쑥 내밀었다. 남자의 손이지만 가냘프고 흰 손. 거무튀튀한 내 손보다 예쁜 손.
--- p.11

“혹시, 이걸 인쇄할 수 있을지 해서요.”
청년은 낡은 가방에서 원고지 뭉치를 꺼내어 조심스레 아버지에게 건네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자개장에서 돋보기안경을 찾아 코에 걸치고는 손가락에 침을 묻혀 가며 원고를 훑어보았다. 두께가 꽤 되어서 다 읽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는 청년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챘다.
“시집을 내려고?”
--- p.16

“다음 달에 열리는 교내 백일장에서 입상하면 동백제 문학의 밤 행사에서 작품을 여러 사람 앞에서 낭송할 수 있다. 학교에서 초대하는 외부 인사 중에는 상급 학교의 교수들도 있지. 전문학교쯤은 특채로 어렵지 않게 진학할 수 있고, 잘하면 내지로 유학을 갈 수 있을지도 몰라. 계집애라고 천대받는 조선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 네게 벌어지는 거다. 어떠냐? 구미가 당기지?”
--- p.36

순간 선생님이 말한 시의 운율이란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이해되었다. 내가 언짢은 기억에 잠시 빠져 있는 사이 선생님은 마루를 내려와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구두를 신었다.
“지금부터 시를 써 볼까 하는데, 같이 갈래요?” _
--- p.44

“멀리서 전쟁이 났다고 하네요.”
선생님이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엊그제 아버지의 인쇄소에서 찍은 신문을 보았다고 한다. 일본도 그 전쟁에 뛰어들었고 곧 조선의 청년들도 전쟁터로 끌려가 무의미한 죽음을 맞을 거란다. 고작 변소 청소에 툴툴거리던 내게 선생님이 말해 주는 세상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두려운 곳이었다.
--- p.100

선생님의 하숙집을 나오자, 하늘에서 깃털처럼 눈이 내렸다. 금세 골목골목에 새하얀 눈이 쌓였다. 나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골목을 서성이다 목적지를 정했다. 학교로 가기로 했다. 서울을 떠나기 전에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도망칠 생각이다. 아무리 멀리 가도 소용없을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도망칠 것이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도망치는 것은 비겁하거나 창피한 일이 아니니까.

--- p.151

출판사 리뷰

윤동주가 나의
시 선생님이 된다면?

『1941, 우리의 비밀 과외』는 우연히 윤동주에게 시를 배우게 된 소녀 을순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위대한 시인의 삶을 재현하기보다, 그의 시에 깃든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을순이라는 소녀의 성장 서사 속에 녹여 낸다. 을순은 동주에게 시를 배우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을 익히고, 시대의 압박 속에 흔들리는 스스로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부끄러움’은 숨겨야 할 감정이 아니라, 스스로를 속이지 않기 위해 끝까지 붙들어야 할 마음임을 깨닫는다.

〈눈 오는 지도〉, 〈소년〉, 〈사랑의 전당〉 등 ‘순이’는 실제 윤동주의 시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한데, 역사적으로 순이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밝혀진 바는 없다. 작가는 역사의 빈 페이지를 상상으로 채워 시 속에 머물러 있던 이름을 살아 있는 인물로 되살려 냈다. 그 결과 을순은 단순히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을 넘어, 그 시대를 살아가며 말과 이름을 지키려 했던 수많은 청소년의 얼굴을 함께 품는다.
작품 속에는 윤동주의 대표작 9편이 함께 실려 있는데, 소설 속의 상황에 밀접하게 연결된 시를 읽으며 독자는 교과서에서 접했던 작품을 다른 시선에서 더욱 깊게 읽을 수 있다.

리뷰/한줄평55

리뷰

10.0 리뷰 총점

한줄평

10.0 한줄평 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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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민족 저항과 독립의 염원을 담고 있으며, 그의 시는 조용히 마음속에 스며듭니다. 1941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이 책은 일제강점기 조선어 사용이 금지된 상황 속에서 한글을 지키려는 윤동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시는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노력의 상징으로, 우리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몰래 시를 쓴 여학생의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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