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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7
I 15 II 23 III 28 IV 34 V 44 VI 48 VII 58 VIII 61 IX 68 X 77 XI 83 XII 90 XIII 96 XIV 103 XV 112 XVI 118 XVII 121 XVIII 123 XIX 126 XX 133 XXI 138 XXII 142 XXIII 146 작가 연보 148 |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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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파비앵은 깊은 밤의 파수꾼처럼 밤이 보여주는 인간의 존재, 부름, 불빛, 그리고 불안 같은 것들을 발견한다. 어둠 속에 서 외로이 빛나는 저 별 하나, 그것은 외로운 집 한 채다. 저기 희미해져 가는 별, 그것은 사랑 속에 문을 닫는 집이다. 혹은 걱정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다. 그 집은 더 이상 세상과의 교신을 주고받지 않는 집이다. 식탁의 램프 불빛 아래 팔꿈치를 괴고 앉아 있는 농부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또한 자신들의 욕망이 자신들을 둘러싼 광대한 어둠 속으로 얼마나 멀리까지 뻗어 와 닿을 지 짐작하지 못한다. 그러나 파비앵은 1,000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출발해 날아오는 동안, 극심한 격동 속에서 숨 가쁜 비행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을 느낄 때, 마치 전쟁터와 같은 뇌우가 열두 번이나 지나고, 그 사이에 비추는 달빛을 가로지르며 지나올 때, 비로소 그는 승리감에 젖어 정복자의 기분으로 그 불빛들 하나하나에 다가갈 때 그들의 욕망을 발견한다.
--- pp.21-22 리비에르는 인간에게 삶을 즐겁게 해주는 모든 것을, 늙어서까지 ‘시간이 있을 때’로 계속 미루어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어느 날 언젠가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인생의 끝에 이르러서는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평화는 있을 수 없었다. 아마 승리도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모든 우편기가 한 번에 한꺼번에 도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 pp.25-26 그에게 있어, 인간이란 단순히 주물러서 만들 수 있는 밀랍덩어리에 불과했다. 그의 임무는 이 밀랍 덩어리에 영혼을 불어 넣어 의지력을 주입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들을 엄격하게 대해서 굴복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그들을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 넘도록 성장시키는 것이었다. 각각의 출발 지연에 대해 그들에게 벌을 준다는 것이 분명 불공정한 행동이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승무원들이 정시에 이륙하도록 하는 의지를 심어줄 수 있다. 혹은 정확히 말하면, 그들에게 시간을 지킬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었다. 안개 낀 날씨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구실로 삼을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리비에르는 그들이 안개가 걷히기를 긴장하며 숨죽여 기다리도록 만들었고, 심지어 가장 말단의 기술자조차도 출발 지연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꽉 막힌 하늘에 난 아주 조그만 틈이라도 발견하면 신속하게 움직였다. “북쪽에 길이 열렸음. 출발!” --- pp.41-42 로비노는 자신의 터무니없는 허약한 질병 때문에 어떻게 삶을 망가뜨렸는지 얘기하며, 동정심을 얻어 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리비에르에게서 돌아온 것은 조롱뿐이었다. “병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그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거잖아!” 리비에르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리비에르는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작곡가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 불면증 덕분에 걸작을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참으로 유익한 불면증이 아니겠는가!” 또한 어느 날 리비에르는 르루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그를 한번 봐! 나는 이런 못생긴 외모를 훌륭하다고 하지. 너무도 완벽해서 어떤 애인이라도 가까이 가지 못할 정도니까!” 어쩌면 실제로, 르루가 지닌 가장 뛰어난 장점들은 그의 못생긴 외모 덕분일지도 모른다. 그 외모 때문에 그는 오직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야 했으니 말이다. --- pp.53-54 사람들로부터 모든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해결책을 요구받았을 때, 리비에르는 이렇게 말했다. “경험이 우리에게 법칙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법칙이 결코 실제 경험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오랜 논쟁 끝에, 마침내 리비에르는 승리했다. 어떤 이들은 “그의 신념 때문에 승리했다”라고 말했지만, 다른 이들은 “아니, 그의 끈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은 곰만큼이나 완고하게 밀어붙이니까요!”라고 했다. 그러나 리비에르는 자신의 승리는 올바른 제대로 된 방향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 p.88 태양이 떠오른 동쪽을 뚫어지게 바라본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와 태양 사이에는 너무도 깊은 밤이 놓여 있어서 그 사이를 뚫고 다시 올라설 수 없을 텐데……. --- p.95 “공공의 이익은 개개인의 이익들이 모여서 이루어질 뿐입니다. 그렇지만 그 이외의 것들은 무엇으로도 정당화되지는 못해요.” 리비에르는 한참 후에나 그에게 대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생명이 지구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일지라도, 우리는 항상 인간의 생명보다 더 가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죠. …… 하지만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 p.109 ‘정말 아름답다.’ 그는 보물처럼 빼곡하게 들어찬 별들 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 안에는 그 어떤 생명도, 가장 미세한 생명의 숨결도 없는 세계에서 오직 자신과 동료만이 있을 뿐이었다. 마치 전설 속 도시를 약탈하는 도적들처럼, 그들은 탈출구 없는 보물창고 안에 갇힌 듯 보였다. 이 얼어붙은 보석들 사이를 거닐며, 그들은 모든 꿈을 초월한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었지만, 동시에 운명적으로 죽음에 직면해 있었다. --- p.120 리비에르는 조종간을 단단히 잡고 있는, 아직 몇 분간 그의 운명의 균형을 잡아줄 파비앵의 손을 떠올렸다. 그 손은 가슴 위에 놓인 신의 손처럼 그 가슴에 성난 감정을 일깨웠으며, 신의 덕을 지닌 손처럼 얼굴을 만져 표정을 달라지게 했다. 기적을 일으키던 손이었다. --- p.124 “로비노, 내가 말하지만, 인생에는 해결책이란 없네. 오직 추진력만 있을 뿐이야. 우리의 임무는 그 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 그러면 해결책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있네.” --- p.126 승리와 패배……이런 말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생명은 이러한 이미지들보다 더 깊은 곳에 존재하며, 이미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들을 준비하고 있다. 한 민족은 승리로 인해 약해지고, 또 다른 민족은 패배로 인해 새로운 힘을 각성한다. 리비에르가 겪은 패배는 아마도 진정한 최종 승리에 가까이 다가가는 하나의 교훈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직 전진하는 사건뿐이다. --- pp.146-1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