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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2. 타임머신 3. 돌아온 시간 여행자 I 4. 시간 여행 5. 황금기 6. 마지막 인류 7. 갑자기 맞이한 충격적인 상황 8. 시간 여행자가 세운 가설 9. 지하 세계의 몰록인 10. 밤이 찾아왔을 때 11. 초록색 도자기 궁전 12. 어둠 속에서 13. 흰 스핑크스의 함정 14. 시간 여행자가 본 미래의 다른 장소들 15. 돌아온 시간 여행자 II 16. 이야기가 끝난 뒤 에필로그 작가 연보 |
Herbert George W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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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 여행자가 심리학자 쪽으로 몸을 돌리고 그의 손을 잡아 집게손가락을 내밀라고 했다. 이제 심리학자가 이 모형 타임머신을 무한한 여정으로 보내게 되었다. 우리 모두 레버가 돌아가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어떤 속임수도 없다고 난 전적으로 확신했다. 한 줄기 바람이 불더니 램프 불빛이 일렁였다. 벽난로 선반 위에 놓인 촛불 하나가 꺼졌다. 작은 장치가 갑자기 빙 돌더니 희미해졌다. 마치 잠시 유령이 된 것처럼 희미하게 반짝이는 황동과 상아의 소용돌이가 일어나더니 기기가 없어졌다. 사라졌다! 램프가 놓인 테이블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다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필비가 굉장하다고 소리쳤다. --- p.18 시간 여행자는 엄청 곤경을 겪은 모습이었다. 코트는 먼지와 오염투성이고 소매 아래에는 풀물이 들었다. 엉망으로 흐트러진 머리가 내 눈에 한층 더 허옇게 보였다. 먼지 때문이거나 아니면 실제로 머리가 더 많이 세었거나. 그의 얼굴은 유령처럼 창백했다. 턱에는 벤 상처가 났는데 반쯤 아물어 갈색을 띠었다. 무지하게 고생했는지 수척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전등 불빛에 눈이 부신 듯 그는 잠시 문 앞에서 멈칫했다. 그리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거리에서 본 발이 아픈 부랑자처럼 그는 흐느적거리며 걸었다. 우리는 말 없이 바라보며 그가 입을 열길 기다렸다. --- p.26 “그는 아주 아름답고 우아한 생명체지만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약한 존재였습니다. 발그레한 얼굴을 보니 폐병에 걸린 사람의 아름다움 같은 것이 느껴졌지요. 우리가 자주 들어본 그 병약한 아름다움 말입니다. 그를 보니 갑자기 자신감이 되돌아왔어요. 그래서 타임머신을 고치던 손을 내렸습니다.” --- p.41 “갑자기 이런 의구심이 들더군요. 저들은 바보일까? 그게 저한테 어떤 의미인지 여러분들은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알다시피 전 늘 802000년대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지식, 예술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엄청나게 앞서 있을 거라 기대했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그들 중 한 명이 제게 질문했고 그 수준이 다섯 살 아이 정도의 지적 능력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폭풍우를 뚫고 태양에서 나왔냐고 묻는 거였어요! 그때부터 전 그들이 입은 옷, 연약하고 가벼운 팔다리, 부서질 것 같은 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났어요. 머릿속으로 실망이 잔뜩 밀려들었어요. 타임머신을 만든 게 헛수고였다는 기분이 잠시 들었습니다.” --- p.44 “제가 두려워하는 적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면 여러분이 놀랄지도 모르겠군요. 바로 초승달이 뜨는 어두운 밤입니다. 달이 기울고 있었어요. 매일 밤 어둠이 더 길어졌고요. 이제 지상에 사는 작은 사람들이 어둠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약간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 몰록인들이 초승달이 뜰 때 무슨 극악무도한 일을 벌일지 어렴풋이 궁금해졌어요. 제 두 번째 가설이 제대로 틀렸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요. 지상의 사람들은 한때 칭송받던 귀족이고, 몰록인들은 그들의 기술 노동을 하는 하인들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아주 오래전이지요. 두 종은 인류가 조금씩 진화해 가거나 혹은 이미 진화를 마친 결과로써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어요. 엘로이 족은 그저 아름답기만 하고 쓸모없는 종족으로 쇠퇴했습니다. 그들이 여전히 지상을 소유하고 있는 건 몰록인들의 묵인 덕분이죠. 지하에서 수많은 세대를 산 몰록인들이 지표면의 햇살을 결국 못 견디게 된 까닭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몰록인들은 제가 언급했듯 의복을 만들 수 있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유지하고 보수할 수 있는데 아마도 하인 시절의 옛 습관을 통해 생존한 덕분인 듯합니다. --- p.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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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의 신화를 만든 불멸의 SF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미래를 예언하는 이야기 《타임머신》은 인간이 ‘시간’을 넘어서고자 한 최초의 상상으로부터 출발한, 근대 SF 문학의 원점이다. 조지 허버트 웰스는 이 작품에서 기술과 과학이 약속한 미래의 찬란함보다, 그 이면에 도사린 인간 본성의 어둠과 문명의 불안한 토대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19세기 말, 산업혁명은 세상을 눈부시게 변화시켰지만, 그 진보의 속도만큼이나 계급의 격차와 인간성의 소외도 깊어졌다. 웰스는 이러한 시대적 현실을 통찰하며, 불평등한 사회 구조가 극단적으로 발전했을 때 인류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를 미래의 비전으로 형상화했다. 시간 여행자가 목격하는 인류의 두 종족은 기술이 인간을 구원하지 못할 때 도래할 문명의 종말을 상징한다. 《타임머신》은 단순히 시간 여행이라는 과학적 상상을 다룬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과학과 산업의 진보가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자, 문명이 스스로를 파괴하는 과정을 예리하게 그려낸 철학적 경고다. 130여 년이 지난 오늘, 인공지능과 자동화, 극심한 불평등이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타임머신》은 다시 살아 숨 쉬고 있다. 웰스가 바라본 미래는 더 이상 허구가 아니다. 인간의 욕망이 만든 진보의 그림자 속에서, 이 고전은 여전히 묻는다.“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타임머신》은 과학과 인간, 진보와 퇴보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의 여정을 통해,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가장 현대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