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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눈물은 푸르다
눈물은 푸르다 모래 위에 떨어진 시선 지상의 척도 표정 코스모스 십오 촉 집 출근-지각 내리막길 잔업 시간 갈치 한명옥 신위 말뚝 되는 것일까? 고흐의 귀 갤러리에서 2부 숙제 미혼모 어깨 친구를 묻으며 없는 하늘 두 달 만에 숙제 심부름 타락한 독서 과적 장갑 눈사람 장례 정한나 남의 떡 아틀리에 돌 · 5 돌 · 7 3부 문화의 시대 문화의 시대 녹슨 볼트를 푸는 법 부란 무엇인가? 그 해 여름 철야 작업 불고기 정비공 용접봉 시계 해를 찾아라 쥐 날개 철판잡기 사랑이여 4부 나는 고독하다 나는 고독하다 물 노래 독 조남희 씨에게 작약 신맛 회상 편지 이중섭 · 1 이중섭 · 2 미적 송신 섬 달 · 1 달 · 2 해설 문화 시대의 노동-김우창 |
Cheo Jong-cheon,崔鐘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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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푸른색을 띠고 있다
멍을 우려낸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 눈의 막막함 약속의 허망함 우리는 지난 세월을 증오憎惡에 투자投資했다 거기서 나온 이익으로 쾌락을 늘리고 문득 혐오 속에서 누군가를 기억한다 너의 눈은 검고 깊었다. 그러나 그는 입맞춤으로 너의 눈을 퍼낸다 너는 다시는 달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 「눈물은 푸르다」 중에서 빛나는 언어를 얻을 수 없는 까닭은 우리가 의미를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행복이라는 상징은 얼마나 춥고 배가 고픈가 나는 오늘도 많은 의미를 소비했다 가엾은 예수와 노자에게 다시는 언어를 구걸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에게는 집이 없었다고 한다 눈사람의 집은 그의 몸이다 그의 몸은 그의 전집全集이다 나도 눈사람처럼 집 없이 살고 싶다 --- 「집」 중에서 먹는 자가 없고 먹히는 자만 있는 세상은 자연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인간의 세상에서는 가능하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가난하게 살면 되는 것이다 자연에서 한 마리의 사자가 한 마리의 노루를 사냥하면 그것은 자연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인간을 착취하면 그렇게 집중된 부는 결국 문화의 형태로 돼 버린다 문화의 양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 그뿐이다 인간은 질을 통하여 소생할지라도 양을 통하여는 사멸에 이르리라 때문에 우리 모두가 부자일 수는 없어도 가난하게 살 수는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나는 잔업을 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란 어쩌면 하지 않아도 되는 잔업 시간인지도 모른다 --- 「잔업 시간」 중에서 노동을 때려치우고 입 하나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른바 지식 산업이다 티브이에 영화와 노래에 연속극에 생활을 빼앗긴 사람들이 늘어간다 의미의 홍수에 익사하는 정신이 있다 예술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 혹, 불행을 행복처럼 치장하지는 않는가? 나는 곧장 말하겠다 부富의 내용은 문명이나 예술 예술이 만들어 내는 상품이나 문화 따위가 아니다 부富는 손상되지 않은 자연과 소외되지 않는 노동이다. --- 「부富란 무엇인가 ?」 중에서 나는 노동자다, 나는 보았다 일요일날 성당이나 교회에 나가지 못하고 내 옆에서 묵묵히 노동을 하는 예수를 그는 말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나와 자기에게 주문서를 놓고 간다고 그 많은 것들을 해 주기 위해 일요일에도 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축복인 시대는 지나갔는가 가난하다는 것 고독하다는 것 --- 「사랑이여」 중에서 피곤한 그림자가 뭍에 먼저 닿을 때 찍으며 온 발자국은 아이의 눈처럼 들어가 있고 뒤돌아보면 하나 하나 별로 돋는가 별로 돋는가 젖은 손들이 마르면 구르는 소금기를 모아 짠물에 뜨는 볍씨는 아니게 뿌리내리는 목숨으로 그리움 이으며 꿈을 이으며 서 있을 일이다 --- 「물 노래」 중에서 상처는 간직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제일 먼저 햇살을 받는 이마에 사람들은 상처를 버리는데 이마는 그 상처를 받아 심는다 이마에서 민들레꽃 홀씨가 날아오른다 홀씨의 미세 혈관은 언어로 차 있어 투명하다 편지에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적게 말하거나 아예 백지로 보내면 받는 사람이 온갖 생각과 마음을 발동한다 그의 마음의 지층이 지진을 일으킨다 그 전부가 편지에 담긴 사연이다 그것이 미적 송신美的 送信이다 --- 「미적 송신」 중에서 끊임없는 일만의 삶은, “선진 조국, 새 역사 창조의 주역”이라는 정치적 구호로부터 부여받은 긍지와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구호만으로는 완전히 정당화할 수 없다고 그는 느낀다. 「출근-지각」에서도 노동의 피로는 중요한 관찰의 대상이다. 여기에서도 야간 작업을 하고 올라온 사람들이 얼굴을 소파에 묻은 채, “봉투처럼 기침을” 하는 장면이 이야기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 산다는 것이/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뒤지는 개의/흐느적거림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나온다. 그러나 최종천은 시의 말미에서 “쓰디쓴 환약 같은 라면”을 먹고 태양을 응시하며, 그의 삶에 대하여 “그러겠노라”는 긍정의 말을 발한다. --- 「해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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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다;시 13
〈최종천 복간 시집 『눈물은 푸르다』 출간 “소외되지 않는 자연과 소외되지 않는 노동”을 꿈꾸며 노동과 삶의 본질을 탐구한 시 한국문학에 노동시의 새로운 장을 펼친 최종천 시인의 첫 시집 복간 오래전 절판되어 더는 서점에서 찾을 수 없었던 우리 시대 대표 시집을 선보이는 걷는사람 ‘다;시’ 시리즈 열세 번째 시집으로 최종천 시인의 『눈물은 푸르다』가 출간되었다. 『눈물은 푸르다』는 20세기 한국문학에서 노동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의미 깊은 시집으로 평가받는다. 노동의 시이자 노동자의 시이지만 최종천의 시는 투쟁의 외침과 억압받는 자의 참담한 목소리를 끌어올리는 데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노동의 현장성과 함께 유머와 생활 감각, 삶의 욕망과 예술적 삶을 함께 이루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 고투의 현장이 바로 2002년 출간된 『눈물은 푸르다』이며 지금 우리가 다시 톺아봐야 할 언어이자 삶의 풍경이다. 최종천 시인은 젊어 식당 서빙, 구두닦이, 용접공, 배달 등으로 생활하면서 시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시 낭송회와 문학회에 참석하며 독학으로 시를 공부하고 썼다. 1986년 『세계의 문학』에 김우창 선생이 그의 시를 소개하며 문단에 나왔지만 그것이 등단이라는 걸 몰라 1988년 『현대시학』에 시를 보내 다시 추천받기도 했다. 등단을 두 번 하며 문단에 나온 셈이다. 2002년에 펴낸 첫 시집 『눈물은 푸르다』부터 그의 시편들은 노동과 시의 간격을 “몸으로 이으면서” “둘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생각”하게 한다. 이후 노동과 삶의 질곡적인 현장뿐만 아니라 비트겐슈타인과 클래식 음악, 창세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깊은 애정을 가졌기에 산문집 『노동과 예술』 『창세기의 진화론』을 출간하기도 했다. 시집 역시 관심의 폭을 넓혀 인천 송림동 골목 풍경을 그리거나(『골목이 골목을 물고』) 어린이의 세계를 시적으로 녹여 내기도 했다(『그리운 네안데르탈』). 그러나 시인이 가장 천착한 것은 노동과 자본과 삶의 본질이었으며 이를 평생 고민하고 고투했다. 그는 우리 현대 시문학에 독특하고 귀한 자리매김을 하는 존재였으나 정리해 둔 시들이 시집으로 발간되는 걸 미처 보지 못하고 2025년 7월 8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복간 시집 『눈물은 푸르다』를 통해 우리는 노동과 삶과 예술과 사랑이 일치된 삶을 꿈꾼다. 자서 돌이여 카타르시스 화석化石이여 내가 입맞춤하여 피가 돌게 하여 주리라 꽃으로 피게 하여 주리라 2002년 3월 최종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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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천의 시는 예술과 노동 사이를 잇는 시이다. 그는 노동을 말한다. 그의 시는 많은 부분이 노동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감상들이다. 그는 노동에 대하여 일반화된 사회적 정치적 발언을 자제한다. 노동의 시인이라고 해서 그에게서 혁명적 구호를 기대했던 사람은 그의 관점의 온건함에 실망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생존의 절벽에 선 것이 아니라 저축과 아파트와 문화를 생각하는 그리고 욕심의 문제를 생각하는 오늘의 어떤 노동자의 실상을 현실감 있게 말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관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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