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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비굴 레시피
곰곰 거짓말을 제조하다 거짓말을 타전하다 비굴 레시피 짜가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몽 그해 여름 하시시 육교 개기월식 혹부리 사내 옥탑방 아주 작은 형용사야 미리우美里雨 마침표 비망록 갈대밭에서 읽다 음악처럼, 비처럼 2부 시구문屍口門 밖, 봄 몽유병 작고 즐거운 주전자들 해피 투게더 고장 난 심장 단풍나무 고양이 열려라 참깨! 언어 물회 오후 세 시 대낮의 부림나이트로 오실래요? 빗살무늬토기 실패라는 실패 식사食死하세요 그 후로 사슴들은 그를 매우 사랑했네 카만카차 나 VS 잣나무 가령 총잡이들의 세계사 시구문屍口門 밖, 봄 3부 여행 온 아이가 여행 온 아이에게 연못 사티와 timeless time 러시안룰렛 환을 연주하다 안개 유원지 그렇다면 시인, 나무가 있는 요일 콜라주 몽夢 목숨시 전농스트리트 함부로 기차표 운동화 시집가는 날 달빛 하얀 가면 종이 피아노 우리 엄마 통장 속에는 까치가 산다 고생대 마을 여행 온 아이가 여행 온 아이에게 화전 간다 자전적 산문 시마할 시에 관한 단상 _ 안녕 호르헤 해설 환상과 서정의 대위법 - 김진수 문학평론가 |
An Hyeon-Mi
안현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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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미 시인의 첫 시집 『곰곰』이 복간되었다. 2006년 처음 발간된 이후 꾸준히 문학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시집은 지난 2011년 한 차례 복간되었다 최근 다시 출간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복간 시집에는 기존에 소개된 55편의 작품이 고스란히 수록되었다. 「거짓말을 제조하다」 「거짓말을 타전하다」 「하시시」 「몽유병」 「오후 세시」 등 활달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화법이 특징인 시인의 초기 시편들이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쥐 오줌 번진 책장을 더듬고 있다 불 꺼진 방 전기장판은 얼음장 위에 신문 지 같다 그녀의 더듬이는 의수義手를 닮았다 우우, 우, 우 비키니 옷장 속에는 아귀 같은 짐승이 웅크리고 앉 아 그녀의 잠을 아귀처럼 먹어치우고 있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의수 같은 그녀의 더듬이를 비빈다 쥐 오줌 번진 책장 속에선 벌레가 된 사내가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있다 그녀의 의수 같은 더듬이가 제조하는 현은 세상의 슬픔 따위에는 울지 않는다 우우, 우, 우 산동네의 겨울은 길다 차라리 신神은 봄 같은 건 제 조하지 말았어야 한다! 고 그녀의 더듬이는 쓴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운다 네 울음은 불온하다, 고 누군가 그녀의 불면 속으로 걸어 들어와 딸깍, 그녀의 더듬이를 자른다 우우, 우, 우 봄을 제조한 신은 위대 하다, 위대하다! 불 꺼진 방에서 벌레처럼 납작 엎드린 그녀가 거짓말을 제조하기 시작한다 더듬더듬, 시 같은 거짓말을! - 「거짓말을 제조하다」 전문 여기에 더해 자전적 산문 「시에 관한 단상 _ 안녕 호르헤」가 추가로 수록되었다. 즉, 2011년판 복간본에 실린 산문 「시마할」과 함께 총 두 편의 산문이 이번 시집에 실린 셈이다. 「시에 관한 단상 _ 안녕 호르헤」에서 시인은 ‘언어’라는 키워드를 두고 이렇게 썼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를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무’라고 불러주는 황홀. 책상도 아니고 침대도 아니고 ‘나무’라고 불러주는, 여러 번 생각하고 생각해도 매번 믿기지 않는 황홀. 내가 사랑하는 ‘나무’를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비’ 혹은 ‘나물’이라고 가끔 틀리게 말하는 그러나 아주 틀린 것은 아닌. 설명하고 싶지만 설명할 수 없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그리하여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어느새 당신도 알아버리는 황홀. “설명하고 싶지만 설명할 수 없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언어, 혹은 사랑. 이 같은 글을 통해, 등단 후 지난 20여 년간 쓰는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시인의 깊은 고민과 사색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시집은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 시집 시리즈 ‘다시’의 첫 번째 시집이다. 이를 시작으로 걷는사람은 작가의 고유한 개성과 문학적 성취를 두루 이룬, 그리하여 지금껏 꾸준히 문학 독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집을 엄선하여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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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미 시인의 시들은 “수상한” 시간에 쓰인 “한계와 임계” 사이에서 길어 낸 “거짓말”이다. 그의 “거짓말”들은 “옥탑방” 안에서 “밤 속의 밤”에 “비 밀의 문이 열리고” “물병 속의 물이 달콤해지”는 순간에 배임된다. 혹은 “오후 세 시”로 “구렁이를 탄 계집아이가 날아가”는 순간에 자라나는 “거 짓말”이다. 거짓말의 긴장이, 혹은 “활짝 핀 착란”이 그에게 시를 쓰는 자의 문을 열어주고 “기차표 운동화”가 문을 닫아놓는다. 아니다, 그 문닫음이 이 시인의 시작이었다. “기차표 운동화”란 무엇인가? 아마도 안현미 시인이 시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음속 가장 깊숙이 걸어둔 생의 그림은 아닐는지. 그리고 아마도 그 운동화 바닥에 찍힌 기차가 운동화를 빠져나와 칙칙 폭폭, 시로 한 세계를 일구려는 자의 마음의 너른 들을 달릴 때 우리는 한 시인의 탄생을 지켜보며 행복해질 것이다.
- 허수경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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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언덕을 먹어가듯 시 속을 가노라니 어느덧 한껏 눅눅하고 얼룩덜 룩하고 서글픈 만다라 속이다. 번쩍 정신 차리니 이미 만다라 속에 시는 나를 꼭꼭 숨겨 놓았다. 나는 이미 그 속에 스며서 어딘가로 흐르고 고이고 먹힌다. 추전에 간 사티, 화전에 간 사티, 그리고 아현동 산동네에도 간 사티, 는 삶이 이상한 월식 같은 것이라고 멜로디로 말하다 죽었다. 남긴 것은 5억 8000만 년 된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 장석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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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목격하듯 너를 지운다. 나무가 뿌리보다 복잡하게 얽힌 하늘을 물레질하면 이제 겨울의 시절이다. 한 번 더 일기장을 찢으면 이제 아이에게 엄마가 되는 꿈, 또 한 번 더 편지를 태우면 너는 너와 춤추는 꿈. 언젠가 나 자신을 배웅하고 싶었는데 그날이 결국 오늘이군, 이라 말하며 너는 미루나무를 사랑했고 그러나 미루나무 잎새만큼은 사랑하지 않았다. 단지 젖지만 않았을 뿐, 밤은 고향의 검은 물 위를 종이배처럼 떠서 이곳까지 흘러왔다. 가혹한 배웅 후에 붉은 방에서 너는 너의 후생厚生만 믿었다. 마지막 꿈에 도착하고 싶었니? 너는 너를 낳듯 너의 엄마가 된다. 여름엔 모든 요일들이 다 있었고 겨울엔 그중 신臣의 날만 없었다. 느리고 무더운 사티의 계절엔 깊이 드는 잠이 테이블 위 조각보에 잘 어울릴 것이다. 이 시집은 여행자에게 허락된 단 한 번의 정류장이고 그리고 맑은 강바닥으로 쏟기는 물의 어두운 계곡이니까. - 조연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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