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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생명'의 힘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는 판화가 남궁 산의 판화집인 동시에 문인들의 에세이를 모은 산문집이다. 소설가, 시인, 언론인 여덟 명이 남궁 산의 판화작품을 중심으로 의기투합함으로써 독특한 시도를 선보인 이 책은, 자유롭고 편안하다. 그것은 전적으로 '생명'이라는 주제에 골몰해온 남궁 산의 따뜻하고 넉넉한 시선 때문이다. 여덟 명의 개성들은 절로 그의 그림을 닮아버려 서로 다른 노래 속에서 화음을 찾아낸 듯 조화롭다.
그의 그림은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다. 단순하고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편이다. 그의 작품을 한 장의 종이 위에 그려본다면, 노랗고 둥근 달 아래 역시 둥근 산, 둥근 소나무 위의 웃는 새 그리고 꽃들 사이로 흐르는 잔잔한 강과 바람… 강렬하지 않으면서도 화사한 빨강, 노랑, 파랑……. 그러나 오랜 동안 연구해 온 '생명'이라는 심오한 주제는 이 짧은 표현에 담을 수 없다. 밝고 따뜻한 기운을 띄워 올리는 삶의 슬픔과 고독을 이해하는 자만이 쉽지만 어려운 '깊이'를 가늠할 것이다. 그래서 조용호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새의 행복한 눈을 보라. 반달처럼 휘어져 있는 눈망울은 지상(地上)의 행복을 알리는 상징적인 기호다. 새를 둘러싸고 있는 무성한 잎들이 생명감을 더욱 부풀린다. 삶의 불우는 흰 여백 속에 완전히 사상된 채 굵은 행복의 칼질 자국만 힘차게 살아 있다. 생명감을 충만한 행복, 그 이외의 것은 보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죽음과 죽임이 난무하는 세상이기에, 행복만을 음각하는 칼질은 오히려 슬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