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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3부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
Jane Austen
제인 오스틴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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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을 로맨스의 대모라 일컫는다고, 그녀의 소설을 칙릿의 원조라 한다고 해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사랑에 마음 설레고 이별에 가슴 아파하는 남녀들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누구누구처럼 혹은 나의 상황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제인 오스틴의 처녀작 《이성과 감성》 역시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사랑 앞에서 너무나 이성적이거나 혹은 너무나 감성적이어서 시행착오를 겪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상황이 현대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이성과 감성》은 남녀의 영원한 과제 ‘사랑’이라는 뻔한 소재를 이성과 감성이라는 커다란 잣대로 재단해, 당시의 사회상과 인간의 심리를 한 땀 한 땀 섬세하게 수놓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놓은 소설이다.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감성의 접점에서 찾은 진정한 사랑 서식스 주 헨리 대시우드 씨가 죽었다. 유가족으로는 첫 번째 결혼에서 낳은 아들과 그의 가족, 그리고 두 번째 부인과 그 부인에게서 얻은 딸 셋이 남겨졌다. 대시우드 씨는 죽기 전에 아들을 불러놓고 남겨질 부인과 세 딸을 부탁했다. 하지만 냉정한 아들 존과 그의 부인은 대시우드 부인과 그 딸들을 거둘 마음이 없다. 하는 수 없이 대시우드 부인과 딸들은 서식스를 떠나 데번셔로 이사를 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들이 데번셔로 떠나기 전 장녀 엘리너와 올케 패니의 남동생 에드워드는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갖게 되고, 대시우드 부인과 동생들도 그들이 잘되길 기원한다. 단, 올케 패니만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대시우드 일가는 새로 이사한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며 즐겁게 생활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둘째 메리앤은 두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한 명은 진중하며 신사다운 브랜든 대령이다. 그는 메리앤을 좋아하지만 나서지 않고 조용히 바라만 보며 사랑을 키운다. 하지만 메리앤에게 그런 모습은 따분해 보이기만 하고 그를 좋아할 마음이 전혀 없다. 또 한 명은 쾌활한 멋쟁이 윌러비. 그는 정열적인 메리앤과 비슷한 점이 많아 둘은 금세 가까워지고, 이성적인 언니 엘러너는 그들의 열정을 걱정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윌러비가 갑작스럽게 런던으로 떠날 일이 생기고 메리앤은 슬픔에 잠겨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 친척 제닝스 부인의 초대로 엘리너와 메리앤도 런던에 갈 기회가 생긴다. 윌러비를 만날 생각에 들뜬 메리앤…… 그러나 런던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윌러비가 곧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슬픈 소식뿐이다. 배신감에 메리엔은 마음의 병이 깊어져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언니 엘리너의 극진한 보살핌과 브랜든 대령의 사랑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브랜든 대령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한편, 엘리너도 런던에서 자기가 사랑한 에드워드가 루시라는 여자와 4년 전에 이미 약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그러나 이성적인 그녀는 에드워드와의 사랑을 단념하고 그와 약혼녀가 잘되도록 힘쓰는 것이 자신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에드워드의 약혼은 철없던 시절 불장난과도 같은 것이었고 그는 약혼녀 루시가 아닌 엘리너에게 끌리는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 다행히 약혼녀 루시가 에드워드의 형과 눈이 맞아 결혼하는 바람에 엘리너와 에드워드의 사랑은 결실을 맺게 된다. 이렇게 이성적인 엘리너와 감성적인 메리앤은 둘 다 사랑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고통을 겪으며, 그 과정에서 진실한 사랑을 알아가게 된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두 자매의 여정 《이성과 감성》 역시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결혼을 주제로 했으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에 작가는 이 뻔한 줄거리를 이성과 감성이라는 커다란 두 잣대로 재단하고, 당시의 사회상과 인간의 심리를 한 땀 한 땀 섬세하게 수놓았다. 그래서 《오만과 편견》에 앞선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심리 묘사만큼은 오히려 더 예리하다. 이 작품은 이성이 옳은가 감성이 옳은가를 말하려 하기보다는 이성과 감성의 적절한 조화, 그 접점 지대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성을 대표하는 엘리너와 에드워드는 그들의 이성 때문에 하마터면 영영 헤어질 위기에 처하지만,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감성적인 용기 덕분에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그에 비해 감성을 대표하는 메리앤은 자기 감성에 도취되어 윌러비를 사랑하지만 결국 배신을 당한 후 내면을 돌아보며 한 단계 성숙해진 모습으로 브랜든 대령과 결혼한다. 이렇듯 삶의 좌절과 괴로움을 겪으면서 이성 혹은 감성이라는 한쪽으로 치우쳤던 주인공들의 본성은 더욱 성숙해져 마침내 적절한 접점 지역을 찾아간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 소설은 엘리너와 메리앤의 성장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두 아가씨가 성숙해가는 과정이라는 커다란 기둥 외에도 주변 인물이 보여주는 소소하지만 사실적인 인간 군상의 모습 또한 이 소설의 큰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잔머리를 굴리는 대시우드 존과 페니 부부, 수다스럽고 오지랖이 넓어 엘리너와 메리앤을 귀찮게도 하지만 한없이 마음 넓은 제닝스 부인, 허영과 양심 속에서 허우적대며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하고는 양심의 가책에 괴로워하는 윌러비, 에드워드를 차지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천박하고 교활한 루시 등 인물 개개인의 특징이 매우 뚜렷해 작품의 재미를 한층 더한다. 이 작품의 재미를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19세기 영국 사회를 엿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00년 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떠했는지 책을 통해 들여다보면서 자연스럽게 알아간다면, 탄탄한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뚜렷한 개성, 각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키리라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해 연애와 결혼이라는 주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학의 가장 흥미로운 주제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늘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며, 결혼과 연결될 땐 그 사랑이 더욱 진지하고 절박해진다. 더구나 결혼만이 자신의 생계를 유지시켜줄 유일한 수단이었던 19세기 여성에게 사랑은 더욱 절실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잘못하면 《오만과 편견》에서 샬럿처럼 사랑은 뒷전이고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기 십상이니 말이다. 그런 배경에서 《이성과 감성》의 엘리너와 메리앤의 처지를 이해하며 이 소설을 읽는다면 그녀들이 상대 남자를 사랑하는 과정이 얼마나 용감한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단순히 연애소설이라고만 규정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겉으로 표방한 것은 연애소설일는지 몰라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본질을 찾으려는 용감한 과정이 날카로우면서도 점잖은 유머와 풍자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