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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제33장
역자후기 |
Emily Bronte,Emily Jane Bronte, 필명 : 엘리스 벨(Ellis 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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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현실을 초월해 영원에 이르고……
다른 이를 선택해 결혼했지만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같은 옛 연인 히스클리프를 향한 격정에 못 이겨 죽음에 이른 캐서린, 죽은 연인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무덤을 파헤치는 광기 어린 사랑을 보여주는 히스클리프. 이들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과 복수를 이성이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사랑이 현실을 초월해 영원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광기 어린 사랑, 그래서 더 아픈 사랑이여! 영국 요크셔 지방의 황량한 들판. 여름에는 푸른 초목과 보라색 히스꽃 사이로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더없이 평화로운 곳이지만, 겨울에는 걸핏하면 먹구름이 끼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삭막하고 음울한 곳이다. 그 언덕에 ‘워더링 하이츠’라는 저택이 있다. 그 집의 주인 언쇼 씨는 어느 날 리버풀에 갔다가 거리에 버려진 고아 소년을 집에 데려와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기 아이들과 다름없는 사랑으로 키운다. 그러나 주인이 세상을 뜨자 그 집 아들 힌들리는 자기 몫으로 돌아올 아버지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데 앙심을 품고 히스클리프를 학대한다. 한편, 그 집 딸 캐서린은 그런 히스클리프를 가엾어하며 자기가 배운 것을 가르쳐주고 황야에서 함께 뛰어놀며 형제 이상으로 친하게 지낸다. 그러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폭풍의 언덕』은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줄거리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매력은 완역본을 직접 읽어봐야 느낄 수 있다. 북스캔에서는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번역으로 이 작품의 완역본을 출간했다. 『폭풍의 언덕』은 만 서른 살에 요절한 소설가이자 시인인 에밀리 브론테가 남긴 유일한 소설이다. 그녀가 남긴 단 한 편의 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이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작품이 생과 사, 자연과 초자연, 환상과 현실, 자아와 타자, 혼돈과 조화를 모두 아우르는 광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성격과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까지 보여주고 있는 데다, 이야기 전개가 흥미진진해서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명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장을 덮는 순간 수많은 생각과 의문이 떠오르며, 반복해서 읽을수록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성이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히스클리프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과 복수,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면서도 에드거를 택하고 나서 겪게 되는 캐서린의 정신분열증, 그리고 새로이 돋아나는 파란 새싹과 같은 후대의 천진한 사랑 등의 이야기가 비극적이고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문체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저자 에밀리 브론테의 인간의 본성과 실존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순간순간 만나게 되는 시적인 문장은 읽는 맛을 더해준다. 에드거에게 청혼을 받은 캐서린이 넬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대목, 캐서린이 정신착란에 빠져 어린 시절의 기억을 중얼거리는 대목, 캐서린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히스클리프가 탄식하는 대목, 헤어튼과 캐시가 화해하는 대목 등 가슴에 사무치는 장면이 무수히 많다. “머리에 계속 남아 생각을 변화시키는 꿈이 있어. 그 꿈들은 마치 물에 포도주를 섞듯 내 안으로 샅샅이 스며들어 내 마음의 빛깔을 바꿔놓지. 내가 지금 말하려는 것도 그런 꿈 가운데 하나인데 웃지 말고 들어야 해. … (중락) … 천국이 나한테 맞지 않았던 것처럼 에드거 리튼과 결혼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저 고약한 술주정꾼이 히스클리프를 저렇게 비천하게 만들지만 않았어도 나는 에드거 리튼과 결혼할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을 거야. 하지만 이제는 히스클리프와 결혼하는 건 내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되고 말았어. 그래서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히스클리프에게 알릴 수가 없어. 내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잘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넬리, 그가 나보다도 더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똑같아. 하지만 린튼의 영혼은 달빛과 번개, 서리와 불이 다르듯 우리와는 다르지.” 곁에서 모든 사건을 지켜보았던 가정부가 그 고장에 와서 살게 된 록우드 씨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어 일견 담담하고 차분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듯 보이나,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장면 하나하나는 휘몰아치듯 격정적이고 강렬해서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이런 흡입력이 이 소설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