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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하늘은/플룻/곶감/낙숫물/돌/꽃잎/진달래꽃/甘勿을 지나며/겨울 나무?1/사랑/그쪽은/이슬 한 방울이/내 마음은/내가 말할 때까지는/거북꼬리/눈부신 먼지/풀벌레소리/간격 제2부 하루 일 만 년 본심/내 영혼 바깥에/달에게/과꽃/목숨은/먼산 앞에서는/바람이 가는 곳/모로코/창선대교를 지나며/딱새/직지사 일박/겨울 나무?2/물방울에게/백목련에게/월악산 물소리/내 곁에 없는 사랑/깨끗한 물/새벽달 제3부 下段/아내의 바다/까치집/子貢의 측백나무/孔林에 와서/지나가는 바람/물/검은뺨딱새의/햇빛 한 장 두 장/권태를 지나/내 슬픔은/내소사/빗물소리/그쪽으로/안개에 대한 이해/욕망에게/꽃잎/시인 제4부 본질/황홀/이런 일/소나무/계약/상황/고양이에게/진리/궁합/산그늘/감기를 앓으며/無爲/그 후/루체른 빗소리/작은 새/성 베드로 사원/列柱廻廊/한밤중/진흙, 귀를 만지는 사내 해설│권덕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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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하늘은 쉽게 죽는다 본받으라는 것인가 본받지 말라는 것인가 바람이 바람을 붙잡지 않은 것을 보면 더 이상 중심을 잡을 일도 없을 터 나는 혼자 걸었다 눈물이 나더라도 혼자 걸었다 나를 비추던 조명이 깨진 다음에도 당신 앞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그래야 마음이 편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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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명한 호흡과 리듬으로 진리의식에 천착해 온 중견시인 안수환의 시집이다. 특히 이번 시집은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8개월여 동안 말을 잃은 시인이 아내에 대한 격절의 사랑을 토해놓은 시편들로 가득하다. 사랑을 잃고 나서 절감하는 사랑하는 이의 눈부신 자리. 시인은 “내 영혼이 깨끗해진 것은/사라지는 것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지나가는 바람」)이라고 노래하며 상처 깊은 몸과 마음을 극복하고 잃어버린 말의 어둠을 열어 나간다.
권덕하 평론가는 “먼지와 빛이 만나 서로를 살림으로써 눈부신 먼지가 되는” 세계, “먼지가 일깨우는 말에 대한 사랑은 슬픔도 창조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며 “나에게 상감된 아내의 빛, 그것을 감싸는 먼지, 그 맑고 탁한 세계에서 내 몸이 타자의 흔적을 기억할 때, 내가 남을 껴안고 남이 나를 감싸는 정이 몸에 새긴 그리움을 시인은 심기일전하여 부재를 위한 자리로”바꾸고 있다고 해설을 통해 말하고 있다. [시인의 말] 울음은 말을 소멸시킨다. 시인이 울면, 말이 소멸되는 것. 활력이 묻어 있지 않은 말은 소음일 따름이다.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8개월을 울었다. 말이 사라진 것이었다. 슬픔을 스승으로 섬겨야 할 시간 앞에서 무슨 말이 또 필요하겠는가. 문득, 아내의 숨소리를 들으며 밥 먹고 놀며 시를 쓰던 시간을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집을 내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신작 '지나가는 바람'과 구작 '열주회랑', '그 후' 사이에 있는 간격은 15년 혹은 10년의 격차인 것들. 이것들이 잃어버린 말을 되찾는 촉매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말이 돌아오면, 슬픔도 견딜만한 기쁨의 근처인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