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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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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들을 위하여 서리가 내리는 밤에도 당신은 설인의 발자국 우리에게 주소서 낙타여 시인의 언어여 (...) 2. 한 톨의 곡식 신화의 부활 그런 슬픔이 아니라는 것을 '지성의 석유'를 위해서 어떻게 증명하랴! (...) 3. 원두막의 파수꾼 금붕어와 거문고 나를 시인이라고 부르지 말라 세배를 드리는 이 아침에 강물이 말랐다 해서 (...) 4. 신 포도주를 다오 밤에도 들리는 시신의 소리 다시 밭을 가래질하며 그런 마음으로 갖고 싶은 것들 (...) 5. 무당은 왜 칼날 위에서 춤을 추는가? 부재의 공간을 만드는 빗자루 겨울의 기침 소리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투르프 박사의 해부강의 (...) 6. 일제히 방향을 바꾸어 날아가는 새떼처럼 당신들이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한 해를 보내는 소설의 미학 빛의 갑옷 생의 씨름판을 그리는 구도 (...) 7. 우리에게 한 마디 말을 인간은 한 다리로 뛸 수 없다 겨울에 태어난 사람은 이럴 때 새해의 말은 시작된다 향기로 사는 언어 (...) 8. 언어의 공간에 걸려 있는 계단 돌이 되어가는 계절 이 연대의 마지막 밤 아침을 맞이하는 방법 내면의 공간 (...) 9. 매림으로서의 문학 물과 얼음의 시학 꿈의 투구 조각보를 만드는 마음 오늘 아침에 보는 모든 것들은 (...) 10. 잔을 비우기 위한 잔치 11월의 소리들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하여 설을 맞는 시인의 식탁 나목은 왜 아름다운가 (...) 11. 강철의 무지개 가을에 시를 쓰다 울음과 침묵 돌팔매질을 하는 마음 대지도 잠들 때가 온 것이다. (...) 후기 - 말로 찾는 열두 달 |
李御寧, 호:凌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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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알리는 종의 언어들
이어령은 순수 문예지 <문학사상>의 1대 주간이었다. 그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문학사상> 창간호에 그가 실었던 권두언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을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그중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글을 아련히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믿는다. 분노의 주먹을 쥐다가도 결국은 자기 가슴이나 치며 애통해하는 무력자(無力子)들을 위하여, 지하실처럼 어두운 병실에서 5월의 푸른 잎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하여, 눈물 없이는 한 술의 밥술가락도 뜨지 못하는 헐벗은 사람들을 위하여, 위선에 지치고 허위의 지식에 하품을 하고 사는 권태자를 위하여, (...) 상처진 자에게는 붕대와 같은 언어가 될 것이며, 폐를 앓고 있는 자에게는 신선한 초원의 바람 같은 언어가 될 것이며, 역사와 생을 배반하는 자들에겐 창 끝 같은 도전의 언어. 불의 언어가 될 것이다. / 종(鐘)의 언어가 될 것이다. 지루한 밤이 가고 새벽이 어떻게 오는가를 알려주는 종의 언어가 될 것이다.(본문) 우리들 모두의 연대기적 정신사 이 책은 전설적으로 회자되는 첫 번째 권두언부터 수십 편의 글을 모은 것으로 저자가 문학에 품고 있는 생각들, 문학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들을 유려한 문체로 추려내고 있다. 단지 이어령이 쓰는 권두언을 읽기 위해 <문학사상>을 탐독했다는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로 이 책의 권위는 일찍이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 개인으로서는 못다한 ‘시인으로서의 야망'을 대신 충족시켜 준 글들이기도 하다. 과연 시적인 언어가 책 속에 가득 묻어나온다. 하지만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한 개인의 글이기 보다 ‘우리들 모두의 연대기적 정신사’로 받아들여야 정식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저자는 이 권두언을 그만두려고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일이 있었다고 하니, 고은 시인께서 책 한 권 분량이 될 때까지 써달라고 권유하지 않았다면 세상빛을 보지 못할 뻔했던 책이다. 이번 책은 저자의 뜻에 따라 그동안 세월이 바뀌면서 달라진 맞춤법에 따라 아주 기본적인 문법 사항과 오자를 조금 손본 후 조금 다른 틀에 담겨 나온다. 개정증보신판에서는 1983년 2월호부터 1985년 7월호 분 권두언 6개와 후기 ‘말로 찾는 열두 달’을 추가하였다. 혹 옛모습이 아니라 실망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책을 펼쳐보면 자연히 그리운 옛친구를 만난 듯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니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