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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 둥지 속 새들의 날개
1. 독고의 출근시간이 늦어진 이유와 뻐꾸기시계 2. 구부러진 못은 펴 쓸 때에만 망치질을 한다 3. 다이아 반지같이 단단하고 빛나는 영원한 자궁을 가진 아내여 4. 어째서 수련이는 TV 뉴스 시간을 기다렸는가 5. 바보들을 위한 신호등 그리고 바보들의 자전거 경주 6. 하루의 먼지를 털고 살기 위해서 내가 살아 있구나 7. 바다는 삼각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었다 8. 갈매기 사육사는 여자를 길들이기 위해 바닷가로 간다 9. 눈물은 온천물처럼 옛날에 폭발했던 화산의 신성한 불꽃을 기억하고 있다 10. 목욕탕 속에서는 진짜 자기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11. 왜 아이들은 하늘을 향해 깃털을 불어 올리는가 |
李御寧, 호:凌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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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대행사 '애드 킴'의 카피라이터 독고윤은 '독고'라는 성 말고는 내세울 특징이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는 어릴 적 사련(邪戀)에 사로잡힌 여선생을 훔쳐보면서 '남탕'으로 상징되는 추악한 육체의 세계에 대한 혐오감과 두려움을 갖게 되었고, 창녀와의 첫 경험의 결과인 성병 때문에 자기 아들인 진이가 정박아로 태어났다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독고윤의 아내인 수련은 그녀대로 자기 가계(家系)의 내력 때문에 아들이 그렇게 되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었으므로 이들 부부에게 가정이라는 '둥지'는 구속을 의미할 뿐이다. 독고윤은 부산 출장에서 만난 악성 빈혈증 환자인 김미란과의 만남을 통해 성적 일탈을 꿈꾸지만 여전히 육체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진이의 죽음을 통해 독고윤과 수련 부부는 비로소 서로가 서로에게 '둥지 속의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육체에 대한 강박관념에서도 해방돼 둥지 속의 날개를 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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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속의 날개》(상,하)는 1978년 월간 《한국문학》에 <의상과 나신>이라는 제목으로 8회 연재를 하다가 도중에 저자의 건강상 이유로 중단했던 작품이다. 분망한 나날과 가진 고초 속에서 저자인 이어령의 문학적 열정을 모두 쏟아 부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세월이 갈수록 유난히 애정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산업화가 한창이던 70년대서 80년대의 초반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의 영원한 내면세계를 다루려 한 소설임으로 직접적인 시대상황과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광고라는 새로운 직업을 소재로 하였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문명 비평적 요소도 없지 않다. 저자인 이어령은 이 책을 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로운 날개를 가지고 있다. 다만 가정이라는 둥지, 직장이라는 둥지, 사회나 인습이니 기억의 둥지 때문에 그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저녁이 되어 어둠이 깔리면 모든 새들은 둥지로 돌아간다. 그 귀소 본능은 바로 날개를 접는 본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새들은 날아오를 것이다. 아침 햇살이 나뭇가지에 얽히는 시각이면 깃털이 돛처럼 바람에 부풀어 오른다. 둥지를 가진 새들은 더 멀리, 더 자유롭게 난다. 둥지에 갇혀 있으면서도 끝없이 하늘을 나는 새들의 이야기……. 그 날개는 사랑일 수도 있고, 예술일 수도 있고, 거대한 욕망의 시장일 수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든 읽는 사람이든 우리는 조용한 둥지 속에서 만날 것이고 그 날개를 함께 꿈꿀 것이다. 휴식과 모험이 되풀이되는 언어를 통해서 우리는 삶의 이야기를 엮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