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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본 한국인의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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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 역사의 화살표
1. 말 속의 우리말 철/철없는 문명 살다와 죽다/근대 문명의 종착역 되다/꽃피는 한국인 쓰레기/넝마 속에서 찾는 보물 개나리/문명의 봄을 몰고 오는 피플 파워 (...) 2. 말 속의 한자 말 주主/삶의 한가운데에서 빛나기 기氣/따지는 것과 느끼는 것 개혁改革/가죽을 다듬는 철학 사회社會/물구나무선 회사인 사자獅子/삶의 지평을 바라보라 (...) 3. 말 속의 서양 말 비저너리visionary/꿈꾸는 청바지족 시인들 지퍼ziper/아래에서 위로 이몰로이코노미ecoloeconomy/함께 살아가는 땅 참치 니치niche/물고기와 살아남는 법 비즈니스business/멈춰 서서 생각하기 (...) 작품해설 - 언어의 율리시즈 / 김승희 저자 후기 - 여권 없는 여행 작품 목록 연구 목록 |
李御寧, 호:凌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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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다. '다방'에 가서 '차'를 마셨다고들 한다. 어째서 똑같은 것을 가리키는 말인데 들어갈 때는 '다'라고 하고 마실 때는 '차'라고 하는가. 앞뒤의 말을 맞추자면 '다방에서 다를 마셨다'고 해야 하거나 '차방에서 차를 마셨다'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방을 아예 속 편하게 찻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 같은 혼란은 차가 중국에서 온 말이면서도 막상 그 한자의 '차(茶)'는 '다'라고 읽기 때문이다.
즉 차를 가리키는 중국 말이 광동어(廣東語)에서는 '차(ch'a)', 복건어(福建語)에서는 '다(tay)'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동에서 육로를 통해 차를 들여온 힌두·페르시아·아라비아·러시아, 그리고 터키와 같은 나라에서는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두 '차'라고 한다. 그러나 복건성의 해상 루트로 차를 도입한 네덜란드·프랑스·독일, 그리고 영국은 '티(tea)'란 말처럼 '다' 계통에 속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다방에 들어가 차를 마실 때에는 차와 다의 세계 양대 산맥이 육·해로로 모두 모여드는 셈이다. --- pp. 211~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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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언어로 읽는 한국어
동서양의 문화에 통달한 저자답게 우리말, 한문, 영어, 일본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습이 시원스럽다. '말 되네'에서 '어불성설'과 '어성설'의 의미를 고찰하면서 시작된 언어여행은, 제 1장인 <말 속의 우리말>에서 다양한 우리 토박이말들-철, 개나리, 낯빛, 한가지, 셈치고-과 그 단어들이 가지는 언어적인 의미뿐 아니라 사회적인 역할까지 파고들어간다. 이를테면 '셈치고'라는 꼭지는, 서양에서는 철저한 합리주의를 뜻하는 '셈'이 우리나라에서는 '적당주의'로 변했다는 의미에서 "새 문명의 모델 초합리주의"라는 재미있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제 2장 <말 속의 한자 말>에는 民, 佛, 的, 方席 등의 단어들이 우리말 속에 토착화되었던 사연과 함께 그 의미들이 세월과 함께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는데, 앞장에서처럼 우리 현실과 연관하여 단순한 어원 풀이 이상으로 한국문화의 특수성을 찾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마지막 장 <말 속의 서양 말>은 언뜻 보면 우리와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들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business의 busy가 우리 사회에서의 쓰임새와 서양 사회에서의 쓰임새가 얼마나 다른지, 외교문서에서 consider라는 단어를 영어권과 일본에서는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는지, 또 왜 그렇게 다른지 조목조목 살펴보는 행간에서 우리는 외래어를 통해 스스로의 모습과 서 있는 자리를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