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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지방 철도와 신데렐라
제2화 저택의 가장파티 제3화 절벽의 교주 제4화 독 만찬회 제5화 죽을 때는 혼자 제6화 깨진 유리창 제7화 덴마 박사의 승천 작가 후기 |
Alice Arisugawa,ありすがわ ありす,有栖川 有栖,본명 : 우에하라 마사히데(上原 正英)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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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선생이 좋아하는 칵테일은 ‘보헤미안 드림’이다. 기나긴 방랑 중에 이곳 뒷산의 절에 임시로 정착한 그는 맛보다 이름이 마음에 들어 이 오렌지색 칵테일을 애음하는 구석이 있었다.
“맞다, 저녁에 저희 집 아들놈이 아오노 씨 가게에 안 갔던가요?” 카망베르 치즈를 앞니로 갉작거리며 치과의사인 미시마가 말했다. “네, 왔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그의 아들 얼굴은 잘 알고 있다. “「배트맨」을 빌리더군요. 전에 안 봤느냐고 했더니 조사할 게 좀 있다며 웃던데요.” “조사라고요? 그렇군요. 틀린 말은 아니죠.” 미시마는 씩 웃으며 크래커에 손을 뻗었다. “어머, 무슨 일일까요?” 도코카와 부인이 별것 아닐 듯한 일에 정색했다. “학교 축제에서 가장 행렬을 한다고 참고한다나요. 애가 뭘 하려면 완벽하게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니 또 공부는 제쳐놓고 의상을 만들겠죠.” “하지만 가장 행렬이라니 재미있겠네요.” 도코카와 부인이 그렇게 말했을 때, 지장 선생이 나지막이 신음했다. “왜 그러십니까?” 내가 묻자 그는 빈 술잔을 조용히, 약간 거드름 피우듯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방금 생각난 사건이 있습니다.” 여기서 헛기침을 한 번. “배트맨하고도 관계가 있어서 말이지요.” “호오, 배트맨과 행각승의 공연(共演)입니까. 음, 어떤 사건일까.” 네코이가 중얼거리며 이 또한 지장 선생이 좋아하는 던힐 담배를 건네고 불을 붙여주었다. 이 방랑자는 이상하게 브랜드를 따진다. 두 잔째 보헤미안 드림이 비었을 즈음부터 그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배트맨과 행각승뿐만이 아니라 그밖에도 많이 나온답니다. 판다에, 스모 선수까지. 하지만 이게 또 참으로 기묘한 사건이라…….” 모두 손을 무릎에 내려놓고 입을 다물었다. 내가 대표로 이야기를 재촉했다. “재미있을 것 같군요. 오늘 밤엔 그 이야기를 들려주시죠.”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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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에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 기묘한 이야기!
일본의 엘러리 퀸,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선사하는 최고의 두뇌 게임! 일본 어느 소도시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작고 조용한 거리의 스낵바 ‘에이프릴’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이색적인 모임이 열린다. 양복점 주인, 사진관 주인, 비디오가게 주인 등 동네의 알 만한 얼굴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모이는 것은 한 행각승이 풀어놓는 기담(奇譚)을 듣기 위해서이다. 떠돌이 수행자의 기담이라면 여기저기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같은 것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이 행각승―지장 스님이 풀어놓는 것은 범인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지방 철도 살인, 접근조차 어려운 바위 동굴에서 발생한 폭탄 살인, 숲 속 저택의 가장 무도회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 등, 하나같이 ‘이런 일이 정말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묘한 사건들뿐이다. 지장 스님의 말에 의하면, 자기는 오랜 기간 일본 전국 각지를 떠돌며 슈겐도(修驗道)의 수행을 쌓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온갖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수없이 만났다고 한다. 그 사건들의 이야기를 토요일 저녁마다 ‘보헤미안 드림’(‘방랑자의 꿈’이라는 뜻)이라는 칵테일 한 잔을 마신 후 풀어놓는데, 그저 이야기를 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사건 이야기를 청산유수로 풀어놓다가 가장 결정적인 해결 부분에서 청중들에게 범인을 맞춰보라며 두뇌 게임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러면 흥미진진하게 기담을 듣던 사람들은 스님이 늘어놓은 재료들 속에서 쓸 만하다 싶은 것들을 나름대로 골라내어 이런저런 추리를 펼친다. 하지만 그들이 지장 스님의 수수께끼에 정답을 내놓는 적은 없다. 그러고는 ‘다음 주에는 꼭 정답을 맞히고 말겠다’며 스스로 전의를 불태운다. 독자들은 여기에서 ‘에이프릴’의 청중이 되어 지장 스님의 기묘한 이야기를 즐기고, 또 그 기상천외한 트릭에 도전하게 된다. 이렇게 추리에 필요한 모든 소재를 준비해놓고 주변 사람들에게(결국은 독자에게) 범인을 맞혀보라며 도전 과제를 내는 형식은 본격 추리소설의 대명사인 엘러리 퀸(Ellery Queen)이 즐겨 사용하던 것이다.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은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표류하는 단서들을 치밀하게 추리하여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가는 엘러리 퀸 식 정통 두뇌 게임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게다가 주인공 명탐정이 떠돌이 행각승이라는 의외로운 설정은 이 작품에 더욱 특별한 재미를 부여해준다. ‘수도자’라는 엄격한 이미지의 행각승이 공짜 술과 공짜 담배를 즐기고,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며, 퀴즈를 던지고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기고, 결국은 자신이 던진 문제를 자신이 풀어주며 젠체하는 것을 즐기는 짓궂은 캐릭터라는 점이 재미있다. 게다가 여느 완벽한 명탐정들과는 달리, 지장 스님은 이야기를 듣던 누군가가 진실에 근접한 추리를 하기라도 하면 움찔대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은근히 서둘러서 해답을 풀어내는 귀여운 일면도 갖고 있기에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현실과 공상을 넘나드는 추리소설의 세계. 그 진정한 재미… 의심하는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미스터리의 화신 지장 스님을 만나자! 독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지장 스님이 던진 문제를 풀어가는 한편, ‘과연 이게 진짜 있었던 일일까’, ‘이건 그저 지장 스님이 멋대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고 언젠가 그 마각이 들통 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갖게 된다. 바로 작중에 등장하는 ‘에이프릴’의 청중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결국 이야기가 계속됨에 따라 청중들이 점차 날카로운 추리력을 발휘하게 되고, 나아가 이야기의 자체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쯤, 지장 스님은 처음 나타날 때 그러했던 것처럼 간다는 말조차 없이 표표히 사라져버린다. 그렇다. 추리소설은 그것이 아무리 잘 짜여 있다 해도 어디까지나 픽션일 뿐, 그것이 현실적으로 말이 되고 않고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이미 소설을 즐기는 재미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만다. 작가는 떠돌이 이야기꾼 지장 스님의 행적을 통해 그런 부분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정통파 추리의 영역을 추구하는 작가지만, 동시에 독자들에게 ‘소설을 읽는 재미’를 부여하는 데에도 충실한 작가인 것이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가 모호한 지장 스님의 이야기, 그리고 그에 열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구심을 갖는 ‘에이프릴’ 사람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두뇌 게임 이외의 즐거움을 충실히 선사한다. 사건 이야기는 사건 이야기답게 흥미진진하고, 탐정과 청중 간의 이야기에서는 기분 좋은 친근감이 느껴지는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의 구성적 완성도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가적 재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 하겠다. 이제 복잡한 의구심은 잠시 접고, 토요일 저녁의 나른한 분위기에 젖어 좋아하는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며 지장 스님이 던지는 두뇌 게임의 도전장을 받아보자. 틀림없이 기분 좋은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