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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수박 효자가 될라 카머 아지매 김끝남 씨 더 이상은 못 살따 큰일 봄날 겨드랑이 털이 알지 칼국수를 먹으며 迎舞軒 散調 링거를 맞으며 소포 가을 감전 어떤 폐기처분 풍경 사이 연가 II 봄날 파리도 곤충인가? 출장 어떤 오르가슴 입동 밥 도 밥 과메기를 먹으며 봄 정말 꿈틀, 하지 뭐니 돌중이나 되었다면 근황 만추 도대체 이게 뭐꼬 詩法 그 배를 생각함 겨울 여의도 그 해 가을 III 대낮 축사에 앉아서 그 날 자연 뽀뽀라도 하나 보죠 봄날 廢驛 그 날 입동날 감나무에 매달린 늙은 호박 하시는 말 절간 민들레 꽃 아내의 독립 선언 해방 脈望 아직은 수박 낚시를 하다가 꿈 축제 IV 김꽁치를 생각함 소 落梅 산 통영 바다 달팽이 한 마리가 발로 꺼서 미안하다 눈 내리는 아침 이장 왈츠 조기를 다는 아침 스님 사월 병으로 누워서 게 피고, 지다 콩싹 풍경 제야 〈해설〉 재미있게, 삶에 취한 | 이하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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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삶에 취한 시조의 서정미학
이종문의 세 번째 시집을 읽는 재미가 별나다. 시집을 재미로 읽는 게 아니라고 삿대질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의 시가 재미있다는 말을 먼저 해야겠다. 시 가운데서도 별난 장르인 시조를 재미로 먼저 읽어내게 하다니, 그는 참 대단한 재주를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삼국 이래로 차차 갖춰 내려온 노래의 모습이 고려 중엽 이후로 거의 오늘날처럼 정해진 골을 이루어 온 민족정서의 숨김없는 가락’(신영철, 『고시조신석』)이라 말해지고 있는 시조는 그 오래 가다듬어온 형식미와 율조의 감칠맛이 멋난다. 그런 시조를 현대시의 한 수작으로 고조시켜, 열린 의식으로 능청스러운 반전과 해학과 풍자로 흔들어대는 말솜씨로 읽는 맛과 재미를 화들짝,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이럴 때 재미란 말은 단순하지 않다. 평범하게 말하면 누가 그 말에 웃고 재미를 느끼겠는가? 재미를 느끼려면, 말 속에 기존의 관념과 질서를 흔드는 어떤 기운이 있고, 끼가 있어야 한다. 그 기미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종문은 그 기운과 끼를 준동시키는 묘미를 알고 있는 게다. 기실 그의 시 읽기의 재미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상태다. 첫 시집 『저녁밥 찾는 소리』와 두 번째 시집 『봄날도 환한 봄날』은 그 말하는 형식을 흔들어대는 자유로운 연상과 이미지의 당돌한 돌출 및 상호 부딪침을 절묘하게 얽어 짜보임으로써 우리 시조시단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평가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