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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 출간에 부쳐
편집자의 글 슬픔의 노래- 정찬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노래-이순원 그는 언제 오는가-신경숙 숨은 그림 찾기 1:직선과 곡선-이윤기 곰팡이꽃-하성란 학병 탈출 세대의 글쓰기와 동인문학상-김윤식 90년대 문학이 있던 자리-이광호 김동인의 생애 동인문학상 연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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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 출간에 부쳐
동인문학상이 처음 제정된 1950년대 중반은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가혹한 전쟁의 후유증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겹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미래의 삶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와 희망이 지식인들 사이에 있었고, 그것이 ‘동인문학상’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나타났다.
당시 나는 이 상을 제정한 종합교양지 <사상계> 주간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 인연으로 혁명적인 기질이 강했던 장준하 사장이 문학평론가 백철, 소설가 계용묵, 김팔봉 선생 등과 함께 이 문제를 위해 동분서주하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문학상을 제정함에 있어 그 명칭에 우리 초창기 문학의 큰 기둥이신 ‘동인’을 기리자는 데에는 아무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시상 대상으로 삼기로 한 ‘단편소설’이라면 단연 동인이 으뜸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당시의 시대 상황은 단편소설 한편 쓰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작가가 오랜 시간 작품을 구상하고, 긴 글을 차분하게 쓸 심적-물적 여유들이 없었다. 장편소설보다는 짧지만 인간 내면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이 번뜩이는 글, 그래서 오히려 여운이 길게 남는 글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문학적 자양분을 가꾸어나가는데 마땅하리라 여겨, 단편소설 위주의 시상제도를 마련한 여유일 터였다. 상의 제정과 심사과정에 전혀 간여하지 않았던 나는 이듬해인 1956년 내 단편소설 <바비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 거듭 사양하였다. 그러나 1회 수상자부터 수상을 거부하고 잡음이 일면 상의 품위나 권위가 떨어진다는 주위의 간곡한 만류로 끝까지 수상을 사양할 수가 없었다. 시상식 날을 생각하면 나는 저절로 웃음이 나오곤 한다. 동인문학상은 1만원이라는 당시로는 퍽 거액의 상금이 수여되었는데, 회사 재정상태가 몹시 좋지 않다며 임시방편으로 나에게 빈 봉투를 건낸 것이다! (그로부터 6~7개월 후에 나는 상금을 받았다) 2회 수상자인 선우휘 선생의 시상식 때는 육군참모총장이 수상식장까지 찾아와 별도의 표창장까지 주고 갔다. 당시 선우 선생은 현역 대령이었는데, 훌륭한 소설로 군인들의 이미지 선양을 했다는 것이 표창 이유였다. 동인문학상이 제정된 지도 이제 어언 50년 가까이 되어간다. 상을 안 받겠다며 펄펄 뛰던 36세의 혈기왕성한 청년이 인생의 황혼에 다다라 그 때 일을 회상하니 감계무량할 뿐이다. 그동안 온갖 어려움과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동인문학상이 지속되고 주옥같은 수상작들이 우리 문단과 사람들의 마음을 한층더 풍요롭게 해왔으니 고맙고 다행스러울 따름이다. 2000년부터 심사방식이 바뀌어 중단편이 아니라 장편 위주로 수상작을 선정해온 사실도 그동안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라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여유로와진 증거 아니겠는가. 이번에 조선일보사 출판부에서 그동안 중-단편으로 나온 모든 동인문학상 수상작들을 모아 작품집을 낸다고 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우리 사회와 문학의 단면을 축약해 보여주는 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를 기원해 마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