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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가든
표류하는 영혼 혼자 두지 말아요 사랑의 터널 옮긴이의 말 |
Natsuo Kirino,きりの なつお,桐野 夏生,본명 : 하시오카 마리코(橋岡 まり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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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
나는 미로를 껴안으며 말했다. 미로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그 사랑스러움이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왜?" "나보다 대단하니까." 미로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게 대단한 일이야?" "그야 당연하지." ---p.30 「로즈 가든」에서 히로오에게 소녀란 성숙하고 관능적이어야만 했다. 열다섯의 미로처럼. 그것은 일종의 재능이다. 재능 있는 소녀를 만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알고는 있지만 단념할 수 없었다. 미로의 세계에 갇혀버린다는 건 바로 그런 의미였다.---p.40 「로즈 가든」에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죠?" "여자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마음을 확인하고 싶다고요?" "네. 꼭 알고 싶습니다."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상사병을 앓는 중인 미야시타의 얼굴을 보았다. "이런 의뢰는 처음이네요. 제가 처리하기 힘든 문제인 것 같네요. 어떤 식으로 보고해야 미야시타 씨가 만족하실지 모르기 때문이죠. 간단히 말해 감정적인 문제는 객관적인 증거를 모을 수 없으니까요." 나의 설명에 미야시타는 웃음을 머금고 대꾸했다. "어렵지 않습니다. 유미가 진심인지 장난인지만 알아봐주시면 됩니다."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미야시타는 계속 물고 늘어졌다. "유미를 만나 미야시타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봐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직접 물어보시면 되잖아요." 나는 중학생처럼 구는 미야시타가 짜증나기 시작했다. 사랑에 빠진 남자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pp.117-118 「혼자 두지 말아요」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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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기리노 나쓰오가 선사하는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가장 깊이 있고 잔혹한 시선! 1993년 기리노 나쓰오는 《얼굴에 흩날리는 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문학계에 우뚝 솟았다. 작가가 오랜 무명생활을 뒤로 하고 독자들과 본격적으로 만나게 된 실질적인 데뷔작인 동시에 '일본 하드보일드 문학의 여제'라는 칭호를 안겨준 여탐정 '무라노 미로'의 이야기는 이후,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물의 잠 재의 꿈》《다크》로 이어져, 소설집《로즈 가든》으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는다. 미로는 일본 하드보일드 역사에서는 드문 여성작가에 의한 여성탐정으로, 남성작가에 의한 남성탐정이자 정통 하드보일드의 매력을 담은 '하라 료의 사와자키 탐정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미로는 이른바 하류인생의 집결지인 신주쿠 2초메라는 뒷골목을 무대로 활약하는데, 작가는 이번에 소개하는 《로즈 가든》에서 역시 이주노동자, 원조교제를 비롯한 청소년 성, 살인, 조직폭력, 동성애, 여성문제, 가족 붕괴 등 양지에서는 활발하게 논의되지 않는 소재들을 등장시킨다. 물론 이번에도 작가의 온기어린 시선이나 관대한 포용력은 찾아볼 수 없다. 지독하다 싶을 만큼 무거운 시선으로 꿈과 희망을 걷어낸 비정한 도시를 그려낸다. 관능적인 '소녀 미로'의 여고시절을 비롯, 단편으로 만나는 탐정 미로의 놓칠 수 없는 사건 수사일지 「로즈 가든」 "한참 후에야 미로의 세계에 빨려들었음을 깨달았다." 야생의 천진함과 건강함을 한껏 뿜어내는 소녀! 여고생 미로는 '나는 나일 뿐이야! 내가 다른 누구를 대신하지도, 다른 누가 나를 대신하지도 못 해!'라고 말한다. 남편 히로오는 후끈하고 끈적끈적한 날씨의 인도네시아의 강물 위에서 그런 미로를 떠올린다. 미로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여자다. 히로오는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경외감을 표한다. 그리고 그들의 첫 만남으로 거슬러올라가 소녀 미로의 충격적인 밤을 폭로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자살한 남편 히로오의 목소리로 듣는 걸작 프리퀄! 「표류하는 영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악령'이 아니다, 우리 안의 들끓는 '악의'다! 미로가 살고 있는 맨션을 발칵 뒤집어놓은 귀신소동을 중심으로,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들 사이의 서늘한 악의를 그리고 있다. 미로와 신주쿠 2초메 사람들의 일상과 이웃들 간에 미묘한 관계구도가 재미를 더한다. 발표 시기상,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과 《다크》사이에 위치하지만, 미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작품이므로 미로와 처음 대면하는 독자들에게도 강력 추천한다. 「혼자 두지 말아요」 아주 희미한 얼룩으로 남은 한 남자의 죽음, 하지만 사랑에 빠진 남자에게는 어떤 말도 소용없었다. 미로에게 애인의 마음을 알아봐달라는 기묘한 의뢰인이 찾아온다. 상대는 미모의 중국인 에이스 접대부 여성, 그녀의 사랑을 의심하는 남자는 사랑을 확인해달라며 떼를 쓴다. 미로는 인간의 마음이란 증명할 수 없는 것이라 판단하고 남자를 돌려보내지만, 다른 불륜 사건을 해결하는 중에 우연히 남자의 죽음을 알게 되는데…. 영원히 충족되지 못할 욕망을 내뿜는 사람들의 덧없는 관계와 사랑의 섬뜩함 속에 냉철한 탐정인 동시에 의리 있고 정의감 넘치는 미로의 인간적인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사랑의 터널」 "그래, 마음껏 몸에 나쁜 일도 좀 하면서, 즐기며 사는 거지. 그러다 죽으면 그만이고." 전철 추락사고로 돌연한 죽음을 맞은 딸이, SM클럽의 에이스 접대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무라젠 탐정사무소를 찾았다. 미로는 딸의 죽음과 그의 슬픔을 동정한다. 하지만 먼저 간 딸에 대한 슬픔보다는 딸의 직업이 명시된 신문기사 때문에 더 전전긍긍하는 의뢰인의 모습에 미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데…. 비정한 사회 속에서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하는 개인들의 서글픈 초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