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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냄새가 가득한 과자가게에 앉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도넛을 먹는 순간. 얼핏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그야말로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 놓인 왕자는 도넛을 한 입 베어 물며 이렇게 말한다. “행복이란 건 골칫덩어리일 뿐이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 행복과 골칫덩어리. 이 달콤 씁쓸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행복은 정말 행복일까?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만나는 저마다의 행복 턱을 괸 채, 누가 봐도 근심이 가득해 보이는 왕자는 행복은 골칫덩어리라고 말한다. 매일매일 행복하고 싶다고 말해도 모자랄 마당에, 골칫덩어리라니. 왕자라서 행복에 겨운 걸까? 라고 생각할 무렵, 그의 연인 칵투시아가 무심하게 내뱉는 한 마디, ‘행복이 행복이지, 무슨 문제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왕자는 아무리 행복한 순간이라도, 더 좋은 행복을 기대하며 지금의 행복은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또, 기쁨과 슬픔은 균형을 이루고 있어 훗날 지금의 행복에 대한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행복한 순간 다른 누군가는 행복하지 못한 것조차 왕자에게는 고민거리다. 반면, 그런 왕자의 곁에 있는 칵투시아는 그저 케이크와 도넛이 맛있을 따름이다. 왕자의 무겁고 긴 고민들을 때로는 가볍고 단순하게 응대하는 칵투시아의 모습은 그 순간조차 즐기는 듯하다. 왕자를 가르치려 들거나, 설득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그저 과자가게에서 맛있는 과자를 먹는 이 행복이 곧 끝날 거라며 우울해하는 왕자에게 그럼 맛있는 걸 좀 더 시키고 더 있다 가자고 명쾌하게 말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퍽 사랑스럽다. 이런 두 주인공의 모습은 그림을 통해서도 재치있게 드러난다. 늘 어딘가 불안하고 풀이 죽어 있는 왕자와 달리 칵투시아는 장난스럽게 왕자의 발가락을 깨물거나 접시를 할짝거리기도 하고, 힘없이 앉아있는 왕자의 볼에 입을 맞추기도 한다. 이런 두 주인공의 모습은 곰과 개의 모습들을 통해 한 번 더 비유되며 더욱 풍성해진다. 왕자가 고민을 하면 할수록 커지는 곰의 모습과 여기저기서 장난스럽게 맘껏 과자가게를 누비는 개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결국 작가는 이러한 두 남녀의 대비를 통해 행복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하지만 옳고 그름은 이 과자가게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행복을 대하는 방식이 다른 두 남녀의 흥미로운 대화와 최고로 맛있는 도넛이 있을 뿐이다. 잠시 잊고 지내던 소소한 일상의 행복들 달콤하고도 씁쓸한 작은 이야기 맛있는 도넛과 케이크를 앞에 둔 채, 자신이 행복한 줄도 모르고 고민만 하는 왕자가 어리석어 보이다가도 때로는 왕자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공감이 된다. ‘왕자’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시름에 빠져 있는 그의 모습이 어쩐지 낯설지만은 않다. 왕자의 말처럼 훗날 올 행복만 막연히 기다리며 일상에 치여 가까이에 있는 소소한 행복은 깨닫지 못하고, 어쩌면 행복이라는 단어 자체를 잊고 지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마치 달콤하고도 씁쓸한 초콜릿을 먹는 것처럼. 펼치면 길게 하나로 이어지는 장면 속, 왕자와 칵투시아의 이야기는 이렇게 누구나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행복’에 대한 생각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흩날리는 네잎클로버들을 새겨놓았다. 잊고 지내던 행복과 행운들을 발견한 것만 같다. 이야기의 마지막, 푸르고 화사한 꽃밭에서 그저 지금의 행복한 순간을 누리는 주인공들의 해피엔딩이 마음으로 다가오는 것 또한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너무 많은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이 행복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내던 소소한 행복을 일깨우는 그림책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