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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시인이 고유어나 고어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시를 써 온 연조는 20년이 넘었다. 70대 중반을 넘어선 지금도 그의 우리말 탐구는 조금도 퇴색하지 않았다. 고령의 연치에도 시들지 않는 뛰어난 유머 감각과 우리말에 대한 지극한 헌신은 남이 따르지 못할 경지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시는 우리말의 보고를 활용하여 창조된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그 문화유산을 감상하려면 상감청자나 청화백자를 조감하듯이 시어의 질감과 의미를 살피며 천천히 음미해야 한다. 그가 고유어를 활용하여 펼쳐내는 사람살이의 이모저모는 자신이 거처하는 원서헌 주변의 일들이다. 일상의 작은 일을 통해 인정의 정겨움과 다사로움을, 때로는 인간사의 애환을 맛깔나게 표현한다.
그러나 그의 시야는 넓고 커서 작은 나무의 변화나 객토한 논밭의 외형에서 우주의 움직임을 떠올린다. 인간의 몸과 자연의 몸을 하나로 보고 신비로운 금불상도 누렇게 뜬 메주덩이로 상상한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통합하는 만물 공생의 상상력이다. 이 접점을 제대로 포착해야 시집을 제대로 읽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숭원(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