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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잔머리 나는 목수다/잔머리 대마왕/법성포 천둥벌거숭이/부상 투혼을 남긴 서리/목수의 아들/커닝의 신/불어라, 꽃바람 - 굴러 들어온 기회/서브 선수가 뭐 어때서/특권을 누리다/천하무적 기능장/ 피 봐서 오히려 다행/소주나 한잔 하자 해볼 게 너무 많은 젊은 마초 서울, 그리고 “꺼져”/오감을 자극하는 암벽등반/청년 미아 탈출기/안전이 제일/남자라면 꼭 가야지/추워도 너무 추워/깡으로 따낸 운전면허/주차의 달인 배고픈 음악인 드러머/남자들의 흔한 음악 입문기/음악이 준 첫 소득/음악, 제대로 시작하다/대학 때려치우다/배고픔의 시작/여관 달방/짬통의 전설/빨간 다마스는 역시 명차/학교 복학하다 펄스데이 브로큰 펄/첫 연습실/서울재즈아카데미/모든 건 자기 하기 나름/미안하다, 호랑이 한 마리/진원, 그리고 일본/보컬 바뀌다/앙숙/꿈이 현실로/그해 여름/펄스데이/물과 기름 드럼 치는 목수의 공방 메이짱/드럼 치는 목수/가구 작가가 되다/멘토가 필요해/제품보다는 작품을 만들자/설탕커피 말고 에스프레소/임대차 계약/공방 창업 매뉴얼/첫 고객/아카데미를 열다/사람을 얻다/배짱/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제2공방/앞으로 우시만보 릴레이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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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음악을 업으로 여기고 시작한 건, 내 나이 스물세 살 때이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엔 어쩌면 조금 늦은 나이였다. 특히 예술이라는 게 어릴 적부터 꾸준히 해온 이들에게조차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특수한 직업 아닌가. 그걸 너무도 잘 알면서도 군대 첫 휴가 때 YB 김진원의 연주를 본 후 더이상 주저할 수 없었다. 나도 그처럼 잘 치고 싶다는 생각에 모든 걸 버릴 수 있었다. --- p.73
새로운 디자인을 얻기 위해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며, 하나같이 위험천만한 기계들과도 잘 어울려 놀고, 매일 손에 박힌 가시를 빼내려 이리저리 손바닥을 뒤져가며 살아야 하는, 나는 목수다. 나무를 켤 때마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나뭇결을 보며, 이리저리 맞춰 보다 보면, 마치 조립식 장난감을 맞추는 듯한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이때, 남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나뭇결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 p.11 그중 한 명의 동기 생각은 우리들과 조금 달랐다. 그는 좀 더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한다 말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성가구와는 재료부터 다르고 흔해 빠진 디자인이 아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디자인이기 때문이란다. (……) 그래, 내 눈높이를 조금 높여 보자. 그리고 그 높이에 맞게 내 생활을 사소한 것부터라도 변화시켜 보자는 다짐을 했다. 첫 번째 행동은 아주 간단했다. 난 커피숍에 가면 수십 가지 메뉴들 중 어떤 게 달달하고 맛있는 커피인지만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망설임 또한 그 생활에서 뒤쳐져 보이는 행동일 수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당당하게 그런 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듯 한 가지 메뉴만을 중점적으로 파기 시작했다. 커피숍에 들러 아무 망설임 없는 한마디만 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 p.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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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치는 목수의 유쾌한 길 찾기
스스로를 뜨겁게 사랑할 줄 아는 청년의 인생역전 《뻔뻔한 망치질》은 전직 드러머였던 김성헌이 목수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공업고등학교에서 기능장 대회에 출전했던 경험, 무작정 음악을 시작하면 겪어야 했던 배고픔, 인디밴드 ‘펄스데이’ 활동과 좌절, 목수로 전업해 가구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과정이 장난기 넘치고 자신만만한 입담으로 표현되었다. 배고파도 좋아, 음악만 있다면 인디밴드 ‘펄스데이’의 드러머였던 김성헌은 잔머리를 굴릴지언정 결코 비겁하지 않다. 가진 게 없었지만 주눅 들지 않는다. 부족하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채우면 되는 거라 여긴다. 그렇기에 뻔뻔하지만 펀(fun)하게 세상을 두드리며 살아왔다. 배는 주렸지만 그에겐 음악이 있었다. 퀵 서비스, 대리 운전, 주방 보조를 전전했어도 음악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드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면 어디에서든, 누구에게서든 괘념치 않았다. 하지만 한껏 설렘에 부풀었던 것도 잠시, 상업적인 음악 시장에서 인디밴드가 겪어낼 수밖에 없는 한계를 느꼈다. 찬밥덩이처럼 남겨져버린 드러머의 위치에 또 한 번 실망한다. 청춘의 좌절은 언제나 낯설지 않다. ‘중심’에서 벗어난 자의 실망감이 무엇인지 우리도 이미 겪어봤기 때문일까. 하지만 한없이 주변으로 밀려났다 생각했을 때 각기 다른 변주가 일어난다. 김성헌의 해답은 무엇이었을까. 목수, 핏속 DNA를 따르다 음악으로 더 이상의 내일을 꿈꿀 수 없게 됐을 때, 김성헌은 법성포 바닷가에서 배를 만드셨던 아버지를 기억해냈다. 그 기억의 혈류를 타고 그는 목수의 길을 택했다. 처음 목공을 시작할 때 그래도 내겐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건 바로 아버지였다.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 걸 기대한 게 아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피, 그거면 충분했다. 아버지의 전직은 바로 목수셨다. 아직도 시골 바닷가에 사시는 아버지는 배를 직접 만드시기도 하셨다. (……) 그래서 내 어릴 적 놀이터는 아버지의 작업실이었고, 그 시절 나의 장난감은 아버지의 끌이었다. (……) 내겐 나무 냄새가 곧 아버지의 향기처럼 느껴진다. 얄미울 정도로 장난기 넘치는 그이지만 나무를 켜고 휘는 작업을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진지하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손재주, 암벽등반으로 기른 악력, 공업고등학교 기능장으로 익힌 기술들까지 목수로서의 길을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 같았다. 전세 보증금 3천만 원을 밑천 삼아 공방을 차리고 이제 어엿한 가구작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 아카데미를 열고 가구협회를 만들며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며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성장에는 거저 얻어지는 게 없었다. 항상 노력과 열정을 제값으로 치르고 얻은 거였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좋은 디자인을 연구하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에. ※ 우리시대 젊은 만인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모아 ‘지금 그리고 여기’의 젊은 풍경을 그려 내고자 하는 도서출판 텍스트의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이하 우시만보) 시리즈 20/21권이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우시만보는 청춘을 과도하게 예찬하거나 우울하게 자조하지도 않는다. 그저 응원할 뿐이다. 젊은 날의 욕망과 치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스스로를 비출 수 있도록 말이다. 한 번의 쉼표가 필요한 때 우시만보를 펼쳐 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