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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____ 제1부 고장난 자전거 산그림자 아직도 내겐 그날입니다 오래된 착각 건강검진, 퍼즐게임 오래된 숲 출렁다리 겨울산 유혹 골목 이야기 제야의 종소리 복수초 ____ 제2부 조팝나무 아직도 내겐 늘 그날입니다 휘청거리는 블라인드 네비게이션 졸음운전 자전(自傳) 가을 산행 다단계 겨울바다 바퀴 조그만 사랑 과속 카메라 ____ 제3부 침묵 산수유나무 아버지 문예창작학과 구름 새벽 벌초 찐만두를 좋아하는 여자 낙엽비 평창 올림픽 첫눈 ____ 제4부 태풍 북상 봄비 감나무의 이력 7월 어느 날 풍경(風磬) 침묵 너무 어려워 가방 태풍 ‘링링’ 소리 알람 행진곡 시인의 시론 | 그녀의 푸른 꿈 해설 | 인내, 다스림, 그리고 희망의 정서 | 송기한 |
이혜경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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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어느 틈새로 침입을 했는지 돌고 또 돌고 다시 제자리에 무늬를 남기며 하얀 나방이 난다 쓰다만 원고를 자리에 놓고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여니 구름 속에 감금된 태양이 아름다운 고요를 채색 중이다 나방이 창밖으로 달아나자 풍경이 다시 분주해진다 어느새 내 그림자는 가을바람을 칭칭 동여매고 코스모스 길을 걷는다 --- p.25 가을 산행 초침의 떨림 위로 눌러앉은 오후 구름에 가린 태양은 붉은 화장을 지우며 또 하나의 시간 속에 노을을 뿌린다 계룡산 정상에서 흔들리는 붉은 낙엽 고요 속에 풍덩,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 꾹꾹 눌러 토닥 토닥 다지던 검은 기억 캄캄한 머릿속에 일제히 재배치된다 차가운 심장의 떨림 부추기는 요란한 종소리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때론 빗속에 울부짖는 암고양이처럼 때론 세차게 몰아치는 성난 파도처럼 가끔 공중분해 시도하는 그 소리 움켜쥐고 계룡산 산허리를 밟고 또 밟는다 수없이 쌓였을 발자국 위로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도 쉼 없이 이어지는 소리, 소리들 계룡산 풀들에게 속삭인 종소리 가만히 가슴속에 똬리를 트는 소리 산 중턱 깊이깊이 묻어둔 소리 어느새 집안까지 쫓아온 소리 --- pp.4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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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짊어진 인간의 정서가 기억들을 자꾸만 만지작거립니다.
고난은 결핍의 모양을 통해 재생산되기도 하지요. 문장의 갈피 사이로 자신의 결핍을 비우고 채우는 순간 결핍은 평행을 이루고 있는 사물들을 연신 흔들어댑니다. 흔들리는 사물들을 통해 시인은 다양한 음색으로 욕망의 내력들을 써내려가기도 하지요. 나는 시를 통해 고난을 흔들고, 결핍을 흔들고, 욕망을 흔듭니다. 나는 시를 통해 새벽녘 불면증을 뒤로하고 사물들의 소리에 귀를 엽니다. 나는 시를 통해 무한의 세계를 탐닉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조금씩 멀어지는 삶속에서 뒤로한 시간보다 맞이할 시간이 더 많이 남아있는 걸까요? 내 삶에 마침표를 찍는 그 순간까지 시를 통한 나의 일탈은 계속될 것이며 그것은 존재의 가치를 찾아 헤매는 카타르시스의 추구입니다. 다양한 미학적 충돌을 여러 방향으로 보여주는 시인이고 싶습니다. ----- ‘시인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