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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학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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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석양에 들다 * 14
구멍난 운동화 한 켤레 * 15
광화문 촛불 * 16
보시 * 18
빈 의자에 앉은 비 * 19
더럽게도 흰 * 20
손바닥을 보다 * 21
나눔 * 22
파꽃 * 23
풍경 * 24
봄과 겨울 사이 * 25
시카고에서 죽음을 만지다 * 27
동화 속 주인공이 되다 * 28
꽃 한 송이 * 29
어떤 말 * 30
꼬리를 떼어내지 못했다 * 32

제2부

아리랑 고개에서 보내는 편지 * 34
먹고 먹히다 * 37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 비는 내리고 * 39
요양병원의 시간 * 41
풀 뽑기 * 43
누드 모델 * 45
어쩨야 쓰까이 * 46
목포사람 * 48
이쁜 말 * 50
보름달 어머니 * 51
어느 별 이야기 * 52
우리 동네 옥순씨 * 54
그 때를 아시나요 * 55
국밥집 * 56
당신께 올리는 글 * 58
신의 정원 * 59

제3부

uno피자 마리 할머니 * 62
여보, 이제 좀 쉬어 가요 * 64
바라보다 * 66
한 끼 줍쇼를 보다가 * 68
시간이 거꾸로 보여주며 말한다 * 70
소녀와 할매 사이 * 71
그 여자, 옥단이 * 73
청춘 * 75
정비소 * 76
모두 안녕하신가? * 78
당신께서 오시니 * 79
함께하는 지금 * 80
멀고도 먼 길 * 82
광야 * 83
지중해 수평선을 보며 * 85

제4부

골목길 * 88
빛과 바다 * 90
가을이 소리로부터 왔다 * 91
눈 오는 날 * 92
낙엽 * 93
저문 강가 * 94
중세의 돌길에 반하다 * 95
이제야 * 97
나의 스승님 * 98
방향 * 100
새들이 깃 접는 저녁 * 101
선승이 된 고목 * 102
파타야 요트 위에서 * 104
영산강가에 저녁이 깊어질 때 * 105
가을이 내려앉다 * 106
돌아온 줄 알겠다 * 107

제5부

누군가가 필요해 * 110
밥 한 그릇 * 112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 113
전라도라는 이름으로 * 114
교과서를 펼치다 * 116
2020년 2월에 * 118
면도날 같은 게 사랑이라고? * 120
그분이 하신 일에 감사하자 * 121
자화상 * 122
서산동 골목이 시집이 되었다 * 125
그래도 봄은 오네요 * 127
내가 나에게 * 128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 129
눈은 내리고 * 130

해설
시간과 길, 존재와 생명에 대한 명상 / 허영만 (시인, 목포대 명예교수)

저자 소개 1

2003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시집 『길 위에서 꾸는 꿈』 『아직은 따뜻하다』 『낯선 시간』 『낯선 시간』이 아르코 문학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목포 예술상 외 수상 한국시인협회·목포문인협회원 목포시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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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208g | 125*188*20mm
ISBN13
9791186557693

책 속으로

아이들이 떠나자
우리는 늙었다

의식하지 못하고 살던 시간들이
여기저기 달라붙는다

처음인 듯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당신도 덩달아 나를 본다

“우리가 함께한 삶이 사십 년이 넘었네”
하는 당신의 말을 받아
“이십 년 지나면 아들이 환갑이야”
하고 내가 받는다

늙음은 눈을 자꾸 뒤로 보내고
거울을 싫어하게 한다
함께하는 지금이 가장 귀함을 아는 까닭에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

서로의 안색을 살피는 날이 일상이 되었고
생애를 함께해온 마음에게
다 줘도 아깝지 않은 또 하나의
마음이 있다
---「함께하는 지금」중에서

비닐봉지에 남아있던 파 한 뿌리가
꼿꼿이 대를 세우고 꽃을 피웠다
사라져야 할 날을 목전에 두고도
찬란히 꽃 피우는 저 심사
시작되지 않은 다음 생까지 꽃에 담았다

그 삶의 애착이 아름다워 컵에 꽂았더니
톡톡 노란색의 꽃이 나와 세상을 기웃거린다
먼저 피어 진 꽃자리를 만지니 씨가 잡힌다

태어났다는 것은 사라지는 순간까지
제 생을 책임지는 것
꽃가루가 가만가만 내려앉는 컵 주변
소임을 다한 파 한 뿌리가, 소리 없이
삶을 내려놓고 있다
아니, 다음 삶을 이어놓고 있다
---「파꽃」중에서

무뚝뚝하고 말씨가 거칠다고 속까지 그런 줄 아셨소?
갯바람 맞으며 쪽발이 군발이 시대 거치고
정치 바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가난하고 배고파 보시오
어디 그렇게 부드럽고 살랑거려지는가

그래도 속은 상추 속잎보다 여려서 눈물 많고 웃음 많으니
맛난 것 한 보시기만 있어도 앞집 뒷집 옆집 나누고
손맛은 또 얼매나 좋은지
목포 사람이 조몰락거려서 맛없는 것이 없지라

입으로 하는 친절이 어디 친절이다요
사기꾼치고 부드럽고 친절하지 않은 사람 없고
정치하는 사람치고
가짜 친절이 넘치지 않은 사람 없습디다

그랑께 부디 겉 보지 말고
투박한 속의 변치 않는 따뜻한 친절을 보시고
자주 자주 목포로 오싯쇼
경치 좋고 맛난 것 많은 이런 데가 어디 있겄소
알았재라우?

---「목포 사람」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뜨거워야 사랑이고 젊어야 아름다운 거라면
굳이 온 생을 바쳐 살아낼 이유가 있겠는가

파란만장의 생도 어우러지면
고운 빛깔을 내는 법

이제 푹푹 곰삭아 세상의 흔적들 저절로 흩어지는
삶의 완창을 이루면 그만인걸
- 「석양에 들다」 중에서

추천평

이종숙 시인이 우리에게 각인시켜준 ‘시는 결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거나 형이상학이 아니다’라는 사상은 두 번째 시집 이후 5년 만에 출간하는 이번 세 번째 시집에서도 증명된다. 이번 시집에서는 일상적인 삶과 종교적인 삶의 시간이 일치하고 그 시간의 순환적 순간이 길로 형상화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우리가 하이데거의 “존재하는 것이란 시간과 시간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이란 명제를 충분히 이해한다면 이종숙 시인의 시들이 바로 그 명제 안에서 길이라는 공간 창출과 삶의 존재 가치, 특히 첫 시집 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생명사상을 실천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허형만 (시인, 목포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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