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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록시마b
푸른 바다와 붉은 태양 부모 동의서 케이스타와 구닥다리 시계 3대 원칙 고공농성과 체공녀 빈민굴의 투사 고무공장 큰 애기 진실 혹은 대담 지붕 위의 고무신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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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 번 보고 싶어. 실제로 비치는 태양 빛을.’ 마린은 원정대 대원 모집 공고문을 보았을 때의 순간을 떠올렸다. ‘파괴되기 전 지구를 탐사하자!’ 그 문구 하나에 홀딱 반했던 자신이 떠올랐다. 그리고 혼자 생각에 취해 소리 내 중얼거렸다.
--- p.30 “감사합니다, 여러분.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헬조선을 탐사하러 떠날 원정대원 역시 선발됐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마리우스 박사는 회의장 위쪽을 바라보며 외쳤다. “정마린 대원! 안내 로봇을 따라 회의장으로 내려오세요.” --- p.44 전송 완료의 파란 등이 켜지는 순간, 타임머신 방에 환호성이 터졌다. 박사와 레몬티가 서로를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연구원들 역시 박수갈채를 터트리며 떠들썩하게 웃었다. “마린아, 부탁한다. 한반도 이십 세기 역사의 실체를 밝혀다오.” --- p.73 “을밀대 지붕 위에 여자가 한 사람 앉아 있다고….” 마린이 조심스럽게 대답하자 신사가 잠깐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을 하더니 무릎을 탁 쳤다. “아, 작년 그 소동을 말씀하시는 게로군.” --- p.90 주룡이 힘없이 웃으며 마린을 올려다봤다. 희미한 짤방 사진에서 본 모습과는 다르게 주룡의 얼굴엔 결기 같은 빛이 어려 있었다. 심각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에게 그런 기운이 맴돌다니, 마린은 놀라운 마음에 주룡의 손을 꼭 쥐었다. --- p.106 마린은 라인에서 내려 집까지 이어지는 길을 천천히 음미하며 걸었다. 방금 전 자신은 인류가 탄생하고 긴 역사를 엮어 낸 지구를 방문하고 귀환한 몸이다. 2017년 서울 굴뚝 꼭대기에서 본 노을과 1932년 평양 을밀대에서 본 여명이 꿈결 같았다. --- p.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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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되기 전 지구를 탐사하자!
“가 보고 싶어. 설사 위험이 도사린다고 해도.” 지구 멸망 이후 새로운 터전에서 삶을 일군 신인류, 그리고 타임머신 ‘케이스타’와 헬조선 원정대의 첫 임무. 사라진 ‘헬조선’의 역사를 복원하라! 22세기 지구는 환경오염과 핵전쟁으로 방사능 폐기장을 방불케 하는 곳으로 변해 버렸다. 그 여파로 세계 인구는 급속도로 줄었고, 남은 이들도 지구를 떠나야 할 운명에 처했다. 결국 23세기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그런 지구를 대체할 곳을 찾기 위해 ‘우주탐사 지구연합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위원회는 마침내 ‘프록시마b’를 찾아냈다. 하지만 지구에 살아남은 모두가 떠날 수는 없었다. 특별한 자격을 갖춘 소수만이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할 수 있었다. 이주에 성공한 소수의 지구인들은 신인류로서 새로운 삶을 일구었다. 그런데 지구 멸망과 우주 이주 과정에서 지구라는 행성뿐 아니라 인간의 역사 일부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 특히 멸망 직전 세계의 중심이었던 한반도의 역사, 그중에서도 20~21세기 역사는 반드시 가장 먼저 복원해야 할 역사였다. 이를 위해 꾸려진 ‘역사복원위훤회’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사라진 역사의 단서가 될 사진 한 장을 찾아낸다. ‘짤방’이라 불리는 사진자료였고, 그 짤방은 기와지붕 위에서 고무신을 신고 앉은 한 여성을 담은 흐릿한 흑백사진이었다. 그런데 사진과 함께 주어진 단서는 ‘을밀대’·‘강주룡’·‘체공녀’·‘평양’ 등의 정보와 1930년대라는 시간뿐이었다. 헬조선이 정확히 어느 때, 어디를 가리키는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역사복원위원회는 타임머신을 이용해 역사를 복원할 ‘헬조선 원정대’를 꾸리기로 결정한다. 드디어 타임머신 ‘케이스타’가 완성되고 원정대 첫 대원으로 선발된 정마린. 과연 정마린은 짤방 속 ‘을밀대 체공녀 사건’ 속으로 이동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독자 여러분께 강주룡의 삶을 소개하게 돼 한없이 기쁘다. 그녀의 삶이 결국 비극으로 마무리됐다 하더라도 우리는 안다. 무엇이,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가 생을 빛나게 해 주는지 말이다. - ‘작가의 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