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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소녀 | 정명섭
지랄 총량의 법칙? | 조경아 평범한 소담 | 천지윤 서이는 왜 그랬을까 | 최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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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너 멋있었어.”
“뭐가? 그냥 서 있었는데.” “도망치지 않았고, 변명도 안 했잖아. 마음속에 무슨 폭풍이 분 거야?” “책임감의 폭풍? 전학 도우미잖아.” --- 「완벽한 소녀」 중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러다 아주 엉뚱한 시기에 지랄의 총량을 채우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나도 한 번쯤은 그 ‘지랄’을 부려 봐야 흑백 화면처럼 따분하기 그지없는 내 인생이 총천연색으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 「지랄 총량의 법칙?」 중에서 이건 분명 옳지 않은 일이었다. 해선 안 될 일이었다.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이건 아니야.” 되돌리기로 결심했다.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컨트롤 Z를 눌러 되돌리기를 하는 것처럼, 소담은 도망쳤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다. --- 「평범한 소담」 중에서 사실 서이는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을 이해해 주고 알아주는 엄마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을 끝내 하지 못했다. 그렇게 천연시에서 서울로 갑작스러운 이사를 단행하게 된 것이었다. 그 후로 엄마는 오랜 경력 단절에도 불구하고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하게 되었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서이는 그 모습을 보면서 걱정 끼치지 않고 뭐든 혼자서 열심히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전학 간 학교에서는 가능할 것 같았다. 완벽하고 멋지고 독립적인 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서이는 왜 그랬을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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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존재로 거듭나고자 하는 마음
지금의 나를 소중히 여기려는 노력 청소년기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한 충동과 마주하는 시기다. 더 나은 나를 꿈꾸는 마음이 커질수록, 지금의 내가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낯설게 여기고 미워하면서 본연의 모습을 바꾸고자 한다. 〈지랄 총량의 법칙?〉의 ‘진혁’이 방황을 겪고 어른스러워진 것만 같은 ‘세형’을 바라보며, “나는 여전히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나 자신이 못마땅”하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평범한 소담〉의 ‘소담’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린처럼 특별해지려면 그 방법을 따라 해야 될 것 같”다고 여기며 강박적으로 다이어트를 했던 것처럼. 『마음 폭풍』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혼란과 부정적인 감정을 문제 행동의 원인이 아닌, 자연스러운 성장의 일부로 바라본다. 그리고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소설의 장면으로 표현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현재의 자신에게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지 못할 때 더욱 커진다. 소설 속 인물들 역시 각자의 이유로 ‘지금의 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러기에 이 책은 ‘완전히 다른 나’가 되는 것이 해답이 아님을 전한다. 진정한 변화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분명히 짚어 낸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 가고 있을까? 또한, 『마음 폭풍』은 한 사람이 폭풍 하나를 전부 감당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같은 고민을 겪는 친구 혹은 감정을 이해하고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어른이 각 소설의 주인공 곁에 존재한다. 〈완벽한 소녀〉에서는 ‘정아’가 ‘미란’에게 넌 좋은 친구 같아. 그런데 너무 쌓아 두고 살지 마.”라고, 〈서이가 왜 그랬을까〉에서는 ‘채민’이‘서이’에게 “알았어. 이해할게.”라고 이야기한다. 이들의 관계성과 함께 이루어지는 성장의 순간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은 깨달을 수 있다. 내가 겪는 혼란과 방황이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네 편의 소설 모두 인물들이 관계 속에서 폭풍을 견디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기의 성장이 결코 고립된 경험이 아님을 증명한다. 함께일 때, 폭풍은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으로 변화한다. 오늘날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폭풍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바람을 활용해서 앞으로 나아갈 용기이다. 『마음 폭풍』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지. 폭풍은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칠지만, 그 안에는 분명 우리의 등을 밀어 주는 힘이 존재한다. 바람을 즐기며 나아갈 때, 우리는 결국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폭풍이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