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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 2003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동인문학상-3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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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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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87쪽 | 41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815935
ISBN10 898281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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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인생은 그런게 아니었다
--- 김영표(zero@yes24.com)
인상 깊은 단어 하나, ‘천애지각(天涯地角)’. 하늘의 끝이 닿는 땅의 한 귀퉁이란 뜻으로 아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역시 인상 깊은 구절 둘. “이 소설만은 연필로 쓰기로 결심했다”는 것과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불빛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김연수는 자기 작품의 경향을 ‘포스트 모더니즘’이라 부를 만큼 자신만만해 하던 작가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잘못 가던 길을 유턴하는 심정’으로 들고 나온 이 작품집은 과연, ‘포스트 모더니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는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리얼리즘’에 입각한 소설을 써냈다. 누구에게나 아이였던 시절은 있을 것이고 이러한 과거는, 추억은 모두 리얼하다.

자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뉴욕제과점」은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며 다른 아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게 한 뉴욕제과점이, 어느 날부터 국밥집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안에 남은 불빛’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불빛은 기억이고 그 기억은 따스하다. 단 한 푼이 아쉬워 자식이 먹을 빵 조차도 아까워하던 부모님은 늙어가고, 빵 부스러기를 먹다 지친 나는 어른이 되었다. 어느 날, 희미한 웃음을 짓는 추억의 시간 속에 ‘뉴욕제과점’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은 이가 어디 작가 한 명뿐이랴.

「하늘의 끝, 땅의 귀퉁이」는 쫓고 쫓기는 세 명의 남녀를 통해, ‘천애지각(天涯地角)’의 의미를 확연히 보여주는 소설로 마치 낡은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크리스마스 전날, 빵집에서 일하던 경자는 돈을 훔쳐 사라지고 주인 김씨와 제빵 기술자 태식은 그녀를 찾으러 길을 나선다. 그녀의 꿈은 미국으로 가는 것. 태식과 김씨는 그녀가 빵집에서 훔친 돈으로 미국으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순진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결국 은성탄좌에서 일한다는 경자의 할아버지를 찾아가지만 일자리를 잃은 할아버지의 허름한 사택에는 어울리지도 않는 컬러 텔레비젼이 놓여있을 뿐이다. 그들은 게이코가 훔쳐간 돈을 대신하여, 컬러텔레비전을 떠메고 눈 내리는 길을 나선다. 마지막으로 태식의 한 마디. “꼭 이래야 합니까?” 그러나 그 말은 이내 눈 속에 파묻히고 만다. “꼭 이래야 합니까?” 눈이 녹기 전까지 그 소리는 눈 속에 파묻혀 있겠지. 소설에서 그들이 벌이는 짓거리 모두는 내리는 눈 속에 파묻혀 버린다.

이 소설(집)은, 소설가로서 혹은 한 인간으로서 ‘천애지각’에 들어섰다는 위기감 혹은 자각의 긴 시간 끝에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불빛이 필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 이야기라고 하겠다. 불빛의 의미야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각기 틀리겠지만, 맞는 말인 것 같다. 평범하지만 언제나 통하는 진리,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말이다. 작가는 “이 소설집 덕분에 다음 작품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는데, 과연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단편집에서 2,3 편만 건져도 훌륭하다던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썩 괜찮은 소설집이다.

소설 이야기말고 다른 것 두어 개
1. “이 소설만은 연필로 쓰기로 결심했다”는 「뉴욕 제과점」을 쓸 당시 그는 회사원이었고, 일하다 몰래 나와 카페에서 틈틈이 쓴 소설이라고 한다.
2.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하늘의 끝, 땅의 귀퉁이」를 보면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이,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에서는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총을 겨누고 있는 한석규와 김윤진의 눈빛 말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살아 있는 생명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용기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쉬리》에 관한 색다른 영화평을 읽고 싶은 이들이라면, 집문당에서 간행된 영화평론가 채명식씨의『스크린 데이트』를 읽어보길 권한다.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글쓰기의 시원을 찾아가는 조용하고 특별한 시간 여행
·「하늘의 끝, 땅의 귀퉁이」 작가는 어느 해 크리스마스 전날 빵집에서 있었던 사건을 꺼내는 것으로 기억 여행을 시작한다. 빵집에서 일하던 게이코(경자)가 돈을 훔쳐 달아나자 빵집 주인 김씨와 제빵 기술자 태식이 찾아나선다. 게이코는 어머니가 죽어 까마귀가 되었을 거라고 믿는 '천애고아(天涯孤兒)'로 그 상처로 하루에 열 마디 이상을 하지 않고 말한다고 해도 더듬기 일쑤다. 게이코의 유일한 낙은 '실용 펜팔편지 예문'을 베껴가며 미국 소녀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미국행을 꿈꾸는 것. 김씨와 태식은 기차를 몇 번 갈아타고서, 은성탄좌에서 일한다는 게이코의 할아버지를 찾아가나, 일자리에서도 쫓겨난 늙은 광부가 사는 사택촌의 허름한 방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컬러텔레비전이 덜렁 놓여 있을 뿐이다. 게이코가 훔쳐간 돈을 대신하여, 둘은 컬러텔레비전을 떠메고 하염없이 눈 내리는 길을 걷는다.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 1984년, 중학생 원재의 반에는 '체력단련 시간'이 있다. 담인 조선생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반장 경호는 훈육과 폭력을 반 아이들에게 행사하고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서 그들은 무기력하게 길들여진다. 고아원 출신의 '유별나게 유순한' 고아원생 택식은 이러한 반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둘의 대결에서 태식이 승리한다. 그러나 담임의 응징에도 항의한 태식은 설 자리는 더이상 학교에 없다.

·「똥개는 안 올지도 모른다」 평화동 80번지 아이들 사이에는 '이수여인숙 똥개'가 돌아온다는 소문이 퍼진다. 폭행, 강간, 절도부터 시작해 계모를 패고 제 아버지의 뒤통수를 각목으로 후려치는 등 온갖 망나니 짓을 하고 다니던 '똥개'가, 자신과 띠동갑인 계모 윤희엄마를 죽이러 돌아왔다는 것. 세 살배기 여자아이를 데리고 아버지의 장례식에 갑자기 나타났던 '똥개'는 결국 칼부림으로 인해 교도소로 향하고, 그가 돌아왔다는 소문만 두려움 속에 무성하다.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 '나'는 군 입대를 앞두고 치과를 운영하는 삼촌, 지금은 총을 꺾었지만 한때 덕유산 인근에서 몰이꾼으로 이름을 날렸던 '도라꾸 아저씨'와 함께 멧돼지 사냥을 떠난다. 삼촌은 카페 '물망초' 동갑내기 여자와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찐한' 사랑에 빠졌다가 실패하고 이번에는 사냥에 빠진 것. 하얀 눈밭 위로 굴러떨어지는 바윗돌 같은 멧돼지와 정면으로 마주친 '나'와 삼촌, 도라꾸 아저씨는 그러나 멧돼지를 쏘지 못한다. '나'에게는 집회 도중 분신자살한 한 학생이, 삼촌에게는 '물망초 여자'의 눈망울이, 도라꾸 아저씨에게는 새끼들을 죽여 어미를 사냥했던 옛 잔인한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눈 쌓인 리기다소나무 숲에서 멧돼지 대신 삶과 생명의 의미를 안고 돌아온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데스카 오사무 만화 속의 등장인물 같은 보건소 의사가 평화동 80번지에 나타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궁쥐와 지붕쥐 그리고 박쥐를 전문용어인 라투스 노르베기쿠스, 라투스 라투스, 게누스 리노로푸스 따위로 부르는 그에게 평화동 80번지는 비위생적인 곳이며 비위생적인 곳에는 전염병이 돌 수밖에 없다. 전염병의 원인이 환경과 그 속의 사람들이 아닌 '대장쥐'에게 있다고 믿는 마을 사람들에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그는 시궁창 복개천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

그 밖에 광주항쟁이라는 현대사의 깊은 상처를 배음으로 깔고, 부정한 권력의 조종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타자들에게 가하는 상징적 폭력의 양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 비대칭적인 감정의 결과로 한순간 무너지게 마련인 짝사랑, 아름다워서 차마 부술 수밖에 없는 첫사랑의 아픈 기억을 편지 형식으로 쓴 「첫사랑」, 교차 서술을 통해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정갈한 문체로 그려낸 또다른 사랑소설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자전소설 「뉴욕제과점」까지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에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기억들이 가득하다. 이는 문학평론가 김동식씨의 말대로 그의 소설이 작가 개인의 자서전인 동시에 자기 세대의 자서전 쓰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따스한 기억의 불빛이 그에게 새로운 소설양식이자 글쓰기 전략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 두번째 소설집은 그의 창작 행로에서 거칠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이자 하나의 전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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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밀어보자,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작가는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한 채 나타났다. 염색 한번 안 해봤을 것 같은 검은색 직모에 갈색 뿔테 안경이 언뜻 완고한 인상을 주지만, 잘 어울리는 라이프가드 숄더백과 친근한 눈웃음은 작가를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성실하고 조금 더 근성 있어 보일 뿐인 사람으로 멋지게 완성시킨다.

작년 2월에 출간된 『꾿빠이, 이상』 이후 소설가 김연수 씨의 다섯 번째 책으로 기록될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는 연작소설집이다. 경북 김천시 평화동 80번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역전 뉴욕제과점의 막내아들이었던 작가는 유년에서부터 스무 살 이전까지의 기억을 근거로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을 써 나갔다. 1997년부터 올 봄까지 쓴 소설을 모았다고 한다.

자신의 목소리가 제대로 녹음될지 모르겠다며 녹음기를 바싹 앞으로 당길 만큼 목감기가 지독하기는 했지만, 작가는 건강해 보이는 인상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으로 인해서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잘못된 길을 간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어설프게 소설을 써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겐 계속 새로운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우리 사회에선 그런 것들을 따지니까. 그래서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이니 실험소설이니, 이상한 소설을 많이 썼단 말이죠. 한참 쓰다 보니까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고 있는지, 아니면 분위기 때문에 써야 하는 소설을 쓰고 있는지.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여 소설 쓰기에 대하여 확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쓸 수 있겠다, 생각한 거죠."

1994년 스물 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등단한 그는 소설 쓰기에 대하여 주춤주춤하던 무렵이 있었다. "이것도 나쁘지는 않네" 같은 마음으로 하는 사랑과 비슷한 것이었다. 그 정도의 사랑이라면 당연히 책임질 이유가 없기 때문에 소설 말고 다른 일을 해서 먹고 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꾿빠이, 이상』은 이런 작가의 생각을 바꾸어놓았다.

"『꾿빠이, 이상』을 쓰면서 온몸으로 하는 사랑을 하게 되었어요. 다 주어도 안 아까운. 잃을 것이 없으니까요. 놀라운 감정이죠, 아무런 보상이 없는데, 내가 이렇게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 내 모습을 새롭게 본 거예요. 내 안에 이런 면이 있구나,라는 것. 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해낸 것이죠. 긍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사랑할 때의 모습과 같은 것 같아요."

쓰고 싶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소설 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지 싶어서 시작한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작업 이후, 정말 '쓰고 싶은 소설'을 쓰게 된 작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신감이 배어나온다.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의 자신감. 일단은 부러워하고 볼 일이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 중 「뉴욕제과점」은 자전적인 작품이다. 빵집 막내아들로서 지니고 있는 뉴욕제과점에 대한 기억과 주변의 풍경들을 연필로 써 내려갔다.

"지금은 전업 작가를 선언했지만, 「뉴욕제과점」을 쓸 때만 해도 회사원이었어요. 일하다 몰래 나와서 카페에서 작은 노트에다 틈틈이 썼어요. 이 작품이어서 연필로 썼지, 다른 작품이었다면 아마 그러지 못했을 거예요. 연필로 쓰니까 효과는 매우 달랐던 것 같아요. 목소리가 낮아지고, 따뜻한 느낌이 들고……."

작가는 개인적으로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한다.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는 대학 영문과 신입생이자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나'와 삼촌 그리고 도라꾸 아저씨가 멧돼지 사냥을 하러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 생명의 소중함과 맞닥뜨리게 된다는 내용의 단편소설. 살아 있는 생명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용기 있는 일이라고 말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옛날에는 이런 식으로 생각을 안 해봤다며 "내가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그들의 삶은 모두 소중하며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살아가는 것은 그대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더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생각을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며 새로이 하게 되었다.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에서 작가는 5월 광주에 대한 기억을 얘기한다. 그러나 그가 기억하는 광주는 나가 싸우고 죽이는 그런 광주가 아니라 싸우지 못한 사람의, 경상도에서의 광주이다.

"광주 이야기를 하면 보통 당시 광주 현장에 대해서만 말하죠. 하지만 그 시간에 경상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별로 이야기하지 않더라구요. 그때 경상도에서는 광주 사람들을 마치 백인이 흑인 대하듯 했거든요.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작가는 대부분의 광주 사람들이 아마 '마지막 날'에는 나가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함께 하지 못해 어떤 의미에서든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 그들이지만,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며 또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그렇게 살아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 '아버지'가 당시의 신문기사를 한 달 내내 스크랩하며 자신의 죄값을 치르듯 말이다. 인생에 대한 작가의 헤아림은 떠나는 자의 뜨거움보다 남은 자의 비애가 우리네 삶의 진정성을 더 보여준다는 것을 그려내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작가는 소설 쓰는 것이 옛날에도 재미있었지만 "이제는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쓰고 싶은 주제도 많다. 정체성에 대해서도 계속 탐구해보고 싶고,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도 고증과 연구를 통해 새롭게 해석해보고 싶고, 매우 코믹한 글도 써보고 싶고…. 지금은 사랑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불륜 소설도 많이 읽었는데, 제 또래들에게 듣는 얘기와 차이가 나더라구요. 우리 세대는 어떻게 사랑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사회학적 사랑에 대해, 법률은 어떻게 사랑을 규정하는지, 결혼의 근거는 무엇인지 등을 공부하고 있어요. 선배들은 불륜을 아름답게 묘사하지만 과연 그렇게 아름다울까…. 사실 골치 아픈 문제거든요."

해박한 서지학적 상상력 등으로 매우 지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는 소설가는 늘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쨌든 소설가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대해 규정을 내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보편타당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지지 못하는 말을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거니와 독자들에게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자신의 좁은 식견을 알아볼 독자 때문에라도 갈고 닦으며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고 작가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가 지적으로 현란하거나 거창한 사유가 녹아 있는 소설을 쓰고 싶어한다고 이해되면 더욱 곤란한 일. 소설가 김연수 씨는 단지 "재밌는 소설"을 쓰고 싶어한다. 작가가 거의 개입하지 않으며 서사가 뚜렷하고, 이야기가 재미있는 소설, 그렇지만 탄탄한 근거 위에 튼튼하게 세워진 소설 말이다. 그런 소설을 쓸 때까지 작가는 "끝까지 밀어보"기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기로 결심했다. 이 고집스럽고 성실한 작가가 쓸 사랑을 주제로 한 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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