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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 초판 한정 사인인쇄본, 양장 ]
리뷰 총점9.1 리뷰 91건 | 판매지수 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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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94위 | 소설/시/희곡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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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뮤지컬 미니 에디션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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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1쪽 | 242g | 125*194*15mm
ISBN13 9791191248302
ISBN10 1191248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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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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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2021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한 아이돌 팬의 일상을 그린 이 책에서 무언가에 애착하지 않고는 버티어 살아내기 힘든 보통의 우리를 발견하는 일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그 존재를 생생하게 느낌으로써 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느끼려고 했다.’는 화자의 고백처럼, 소설은 ‘내가 이곳에 있다’는 절실한 외침으로 강하게 와 박힌다. -소설MD 박형욱

“오늘도 지구는 둥글고……
일은 끝이 없고……
그래도 최애는 고귀해!”
애착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그 감정의 세밀한 묘사


2020년 여름 가와데쇼보 문예지 [분게이(文藝)]에 발표되자마자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가 출간되었다. 현재 대학생인 1999년생 우사미 린은 2019년 『엄마(かか)』로 문예상을 받으며 등단, 2020년 사상 최연소로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과 언론의 주목을 뜨겁게 받고 있는 화제의 신인 소설가다. 『최애, 타오르다』는 2021년 1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후 일본 서점가의 1위를 줄줄이 꿰찼으며, 2020년 11월 24일부터 5월 21일까지 약 6개월간의 일본 내 도서 판매 집계 결과 1위, 누계 발행부수 50만 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원제를 그대로 살린 제목처럼 ‘불타다’는 온라인상에서 비난, 비판 등이 거세게 일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어느 날 밤, 아카리가 좋아하는 최애 아이돌 마사키는 온라인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그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전부를 알고 싶어서, 그의 말이라면 한마디도 빠짐없이 블로그에 기록하고 해석을 해온 아카리는 ‘팬을 때렸다’는 논란에도 최애만을 걱정할 뿐이다.

흔히 한 시절의 열정이나 무모함, ‘현실 도피’나 ‘의존’으로 가볍게 치부되는 마음에 대해 우사미 린은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오로지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인 최애를 사랑하는 아카리의 곁으로 독자들을 불러 앉힌다. 우리는 왜 최애를 만들고 응원하는가. 전 세계의 문화코드로 ‘덕질’을 널리 공유하는 게 일상인 이 시대에, 무언가를 애착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그 감정 자체를 깊이 파고든 작품이다. 사랑의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통증’으로 열렬히 앓는 아카리의 심정을 따라가다 보면 무대와 객석 사이, 스타와 익명의 팬 사이라는 거리감이 주는 안정감 안에서 마음껏 애정만을 쏟을 수 있는 관계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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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카리는 대단해. 가니까 대단해.”
“지금 학교 가니까 대단하다고 한 거?”
“응.”
“살아가니까 대단하다고 들렸어, 순간.”
나루미는 가슴 안쪽에 뭐가 걸린 것처럼 웃더니 “그것도 대단하고”라고 말했다.
“최애는 목숨이랑 직결되니까.”
--- p.11

자고 일어나기만 해도 침대 시트에 주름이 잡히듯 살아만 있어도 주름처럼 여파가 밀려온다.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서 얼굴 살을 끌어올리고, 때가 나오니까 목욕을 하고, 길게 자라니까 손톱과 발톱을 깎는다. 최소한을 해내려고 힘을 짜내도 충분했던 적이 없었다. 언제나 최소한에 도달하기 전에 의지와 육체의 연결이 끊어진다. (중략) 최애를 응원할 때만 이 무게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
--- p.13-14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네버랜드에 가자. 코끝이 찡했다. 나를 위한 말 같았다. 공명한 목에서 가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소년의 발그스름한 입에서 나온 말이 내 목에서도 같은 말을 끄집어내려고 했다. 말 대신 눈물이 차올랐다. 무게를 짊어지고 어른이 되는 것을 괴롭다고 생각해도 된다고, 누군가가 힘주어 말해준 것 같았다. 같은 것을 떠안은 누군가의 그림자가 그의 작은 몸을 매개 삼아 아른거렸다. 나는 그와 연결되면서 그 너머에 있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과 연결되었다.
--- p.18

눈을 떴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비로 인해 회색빛으로 자욱했다. 어두운 구름은 해변 가까이 서 있는 집들을 감추었다. 최애의 세계에 닿으면 보이는 세상도 달라진다. 나는 창문에 비친 어둡고 따뜻해 보이는 나의 입 속 건조한 혀를 보며 소리 없이 가사를 흥얼거렸다. 이러면 귀에서 흐르는 최애의 목소리가 내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기분이 든다. 내 목소리에 최애의 목소리가 겹치고, 내 눈에 최애의 눈이 겹친다.
--- p.38

다들 어렵지 않게 해내는 평범한 생활도 내게는 쉽지 않아서, 그 여파 때문에 구깃구깃 구겨져 괴롭다. 그래도 최애를 응원하는 것이 내 생활의 중심이자 절대적인 것이라는 점만은 세상 그 무엇보다 명확했다. 중심이 아니라 척추랄까.
공부나 동아리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해서 번 돈으로 친구와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거나 옷을 사거나, 대부분은 그렇게 인생을 꾸미고 살찌움으로써 더욱 풍족해질 것이다. 나는 역행하고 있다. 무슨 고행이라도 하듯이 나 자신이 척추에 집약된다. 무의미한 것을 깎아내고 척추만 남는다.
--- p.43-44

최애의 전부가 사랑스러웠다. 최애라면 모든 걸 바치고 싶다. 모든 걸 바치겠다니, 유치한 연애 드라마 대사 같지만 나는 어디엔가 최애가 존재하고 그 최애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이를테면 가쓰 씨나 사치요 씨가 하는 ‘현실에 있는 남자를 봐야지’ 같은 말은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
--- p.68

최애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나를 불러 일깨운다. 포기하고 놓아버린 무언가, 평소에는 생활을 위해 내버려둔 무언가, 눌려 찌부러진 무언가를 최애가 끄집어낸다. 그래서 최애를 해석하고 최애를 알려고 했다. 그 존재를 생생하게 느낌으로써 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느끼려고 했다. 최애의 약동하는 영혼이 사랑스러웠다. 필사적으로 쫓으려고 춤추는 내 영혼이 사랑스러웠다. 외쳐, 외쳐, 최애가 온몸으로 말을 건다. 나는 외친다. 소용돌이치던 무언가가 갑자기 풀려나 주변 모든 것을 쓰러뜨리는 것처럼, 성가신 내 목숨의 무게를 통째로 짓뭉개려는 것처럼 외친다.
--- p.11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19세 『엄마(かか)』로 문예상 등단, 2020년 최연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
21세 두 번째 작품 『최애, 타오르다』 2021년 아쿠타가와상 수상


“온 힘을 쏟아 빠져들 대상이 내게도 있다는 사실을 최애가 가르쳐주었다.”
--- 본문 중에서

2020년 여름 가와데쇼보 문예지 『분게이(文藝)』에 발표되자마자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연재 종료와 동시에 출간된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현재 대학생인 1999년생 우사미 린은 2019년 『엄마(かか, 출간예정작)』로 문예상을 받으며 등단, 2020년 사상 최연소로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과 언론의 주목을 뜨겁게 받고 있는 화제의 신인 소설가다. 2020년 9월에 출간한 『최애, 타오르다』는 2021년 1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후 일본 서점가의 1위를 줄줄이 꿰찼으며, 2020년 11월 24일부터 5월 21일까지 약 6개월간의 일본 내 도서 판매 집계 결과 1위, 누계 발행부수 50만 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최애가 불타버렸다.”

이 소설의 첫 문장은 강렬하다. 원제를 그대로 살린 제목처럼 ‘불타다’는 온라인상에서 비난, 비판 등이 거세게 일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어느 날 밤, 아카리가 좋아하는 최애 아이돌 마사키는 온라인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그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전부를 알고 싶어서, 그의 말이라면 한마디도 빠짐없이 블로그에 기록하고 해석을 해온 아카리는 ‘팬을 때렸다’는 논란에도 최애만을 걱정할 뿐이다.

흔히 한 시절의 열정이나 무모함, ‘현실 도피’나 ‘의존’으로 가볍게 치부되는 마음에 대해 우사미 린은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오로지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인 최애를 사랑하는 아카리의 곁으로 독자들을 불러 앉힌다. 우리는 왜 최애를 만들고 응원하는가. 전 세계의 문화코드로 ‘덕질’을 널리 공유하는 게 일상인 이 시대에, 무언가를 애착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그 감정 자체를 깊이 파고든 문학작품은 잘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사랑의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통증’으로 열렬히 앓는 아카리의 심정을 따라가다 보면 무대와 객석 사이, 스타와 익명의 팬 사이라는 거리감이 주는 안정감 안에서 마음껏 애정만을 쏟을 수 있는 관계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순간이 온다.

우사미 린은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상대에게서 내가 생각한 것과 비슷한 질량의 감정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이라고 해서 ‘틀렸다’는 손가락질을 받거나 야유를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카리는 ‘살아만 있어도 주름처럼 여파가 밀려오는 마이너스 상태’에서 제로 혹은 1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노를 젓기 위한 원동력으로, 최애를 응원함으로써 움직이고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악의보다 SNS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 99년생 작가가 세밀하고 생생히 포착해낸 ‘최애의 세계’에 대해 『편의점 인간』의 작가 무라타 사야카는 “소설 속 모든 단어에서 이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신경과 세포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는 곧 읽는 즐거움으로 이어졌다”고 감상을 밝히며 강력 추천했다.


현실에서 아카리는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늘 가라앉는 기분이다. 학교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집에서도 누구에게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짐짝 같은 취급을 받는다. 아카리는 자신의 존재가 무겁고 성가시다.
그런 아카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로지 ‘최애를 파는 데’ 있다. 어린 시절 최초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던 초록색 사람 모양에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피터 팬을 똑바로 마주한 열일곱의 어느 날로부터 최애를 향한 사랑은 시작되었다. 사랑을 감각한 뒤에야 아카리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제일 먼저 느낀 것은 통증이었다. 순간적으로 깊이 파고드는 예리한 통증, 그다음엔 밀쳐졌을 때 오는 충격과도 비슷한 통증. 창틀에 손을 올린 소년이 방 안으로 몰래 들어와 짧은 부츠를 신은 발끝을 달랑달랑 흔들었을 때, 그의 작고 뾰족한 부츠 끝이 내 심장을 파고들더니 무심하게 걷어찼다. (중략) 하나의 통점으로부터 쫙 퍼지듯이 육체가 감각을 되찾았고, 조악한 영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과 빛으로 세상이 선명해졌다.
--- p.15-16

피터 팬이었던 아역배우 최애는 어느새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어 있었다. 그를 다시 발견한 순간부터 아카리는 그에게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오롯이 CD를 사고, 굿즈를 사고, 콘서트를 가기 위해 쏟아붓는다. 아카리의 일상은 최애의 활동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가족도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과도 쉽게 관계 맺지 못하는 아카리는 최애를 통해 휴대폰 창 너머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사를 나누고, 월요일 아침에 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통근이나 통학을 하고, 금요일에 ‘최애를 예뻐하는 모임’이라는 구실로 마음에 드는 자기 최애 사진을 마구 올리며 이것도 귀엽고 저것도 귀여워서 미치겠다고 재잘대며 같이 밤을 새우다 보니 화면 너머로 생활을 공유하는 가까운 존재가 됐다. 여기에서는 내가 차분하고 야무진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통하듯이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실제 자신과는 조금씩 다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반쯤 픽션인 나로 참여하는 세계는 따스했다. 모두 최애를 향해 사랑을 외치는 것이 일상생활에 뿌리를 내렸다.
--- p.41

그러던 어느 날, 최애가 온라인상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팬을 때렸다고 한다. 일파만파 퍼지는 말들 사이에서 아카리는 판단이 어렵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최애가 걱정이 될 뿐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최애를 더욱 철저하게 응원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애’를 원동력 삼아 무기력함 속에서 가까스로 버텨온 아카리는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아카리에게 모든 것을 빼고도 남은 ‘척추’가 최애라면, 아쿠타가와상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우사미 린은 “소설이 저의 척추이고, 소설이 있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앞으로도 변치 않고 전력으로 써나가겠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대상이 무엇이든 그 누구든 ‘최애’로 삼고 사랑하고 그들의 성취를 함께 느끼며 ‘최애의 시절’을 보내고 있을 사람들에게는 『최애, 타오르다』 속에서 자신의 일상 모습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세상’ 속 사람들의 간절함이 마침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에 다다를 수도 있다. 그것은 어쩌면 문학 작품에 주어진 역할일 것이며, 2021년 이 시대 최신의 세태소설로 이 한 권의 소설은 더없이 완벽하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세태를 생생하게 그려낸 걸작. 미래 고고학자가 꼭 발굴해주길 바란다.”
- 아사이 료 (148회 나오키상 수상작 『누구』 작가)

“강력히 추천한다. 스물한 살, 감탄스러운 재능이다.”
- 히라노 게이치로 (12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일식』 작가)

“뾰족한 신발 끝에 심장을 걷어차였을 때, 주인공이 느낀 것은 도취나 충격이나 동경이 아니라 통증이었다. 최애를 통해 자기 육체를 정화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도 애절했다.”
- 오가와 요코 (104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임신 캘린더』 작가)

회원리뷰 (91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이족보행이 버겁다면 기어 다녀도 괜찮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낙* | 2021.08.09 | 추천21 | 댓글10 리뷰제목
최애가 불타버렸다. 팬을 때렸다고 한다.    다짜고짜 최애가 불타고 시작하는 소설이라니, 이것 참 오랜만의 강렬한 도입부다. 여기서 불탔다는 말은 물리적 연소 반응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비난, 비판 등이 거세게 일어 논란의 대상이 됨'을 의미한다. 맥락을 알고 나면 제목 <최애, 타오르다>가 이해된다. 화마와 같이 활활 타오르는 최애를 향한 사랑의 모양뿐 아니라;
리뷰제목
최애가 불타버렸다. 팬을 때렸다고 한다.

 

 다짜고짜 최애가 불타고 시작하는 소설이라니, 이것 참 오랜만의 강렬한 도입부다. 여기서 불탔다는 말은 물리적 연소 반응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비난, 비판 등이 거세게 일어 논란의 대상이 됨'을 의미한다. 맥락을 알고 나면 제목 <최애, 타오르다>가 이해된다. 화마와 같이 활활 타오르는 최애를 향한 사랑의 모양뿐 아니라 그런 자기 삶의 중심이기까지 한 존재가 순식간에 한 줌 재가 되어버린 상황을 인상 깊게 나타낸 한 단어인 것이다. 소위 '현생'을 살아가며 가슴 속에 소중히 그러안은 최애 하나를 더 부양하며 살아가는, 그리고 그런 최애를 불미스러운 사태로 인해 한순간에 잃어본 경험이 있는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의 소설이다.

 주인공 아카리는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살아가는 것이 서툰 아이이다. 구구단과 알파벳을 외우기 시작할 적부터 남들보다 배움이 느렸고 친언니 히카리의 응원에 힘입어 온 힘을 다해 겨우 외운 영문법도 내일이 되면 다 까먹고 말았다. 그렇게 '세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가 두 걸음 되돌아오는 생활을 초조하게 반복하'던 중 아카리는 그룹 '마자마좌'의 마사키와 만나 삶의 감각을 회복하는 경험을 한다.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도 벅차 타인에게 무관심한 세태에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에 대한 가장 자발적이고 무조건적인 관심을 통해 삶을 재생한 것이다. 


 

나는 서서히, 일부러 육체를 몰아붙여 깎아내려고 기를 쓰는 자신, 괴로움을 추구하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체력과 돈과 시간, 내가 지닌 것을 잘라버리며 무언가에 파고든다.
그럼으로써 나 자신을 정화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괴로움과 맞바꿔 나 자신을 무언가에 계속 쏟아붓다 보니 거기에 내 존재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됐다.

 

 

 하지만 그런 생활도 결국은 온전히 자신을 회복했다고 말할 수 없고 초점이 어긋난 병적인 생활이라는 사실을 짚어주는 부분이 바로 이 단락이다. '나는 철저하게 최애만 응원하면 된다.' 과연 우상에 자아를 전적으로 위탁하며 자신의 삶을 돌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고통스러워하며 결국 버티지 못하고 산산이 조각나는 것은 자신이다. 부모님과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의 점장님 등 주변인들과는 물론 스스로와도 삐걱삐걱 어긋나기 시작하는 아카리의 모습이 지켜보기에 불안하고 위태롭다.
 

 

기어 다니면서, 이게 내가 사는 자세라고 생각했다.
이족보행은 맞지 않았던 것 같으니까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야겠다.

 

 

 '면봉을 주웠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뼈를 줍는 것처럼 정성스럽게 내가 바닥에 어지른 면봉을 주웠다. 면봉을 다 주워도 하얗게 곰팡이가 핀 주먹밥을 주워야 하고 다 마신 콜라 페트병을 주워야 했지만, 앞으로의 길고 긴 여정이 보였다.' 최애는 불타버렸고, 나는 살아가야 한다. 자신의 방식으로 최애와의 작별을 마친 아카리는 마침내 지금까지 등한시해온 자신의 삶과 직시하고, 천천히 어긋난 부분을 맞춰 나가기 시작한다.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 속에는 무기력하고 외로운 현대인의 표상이 있고, 극단의 광기와 가슴 아픈 공감이 있으며, 감각적 묘사로 극대화된 '자각의 순간'이 있다. 아카리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덕질에 쏟아붓는 편의 '덕후'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정신병력 10년 그리고 덕질 경력 9년의 내가 바라본 아카리는 충분히 공감할만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남들이 그리하는 것처럼 평범하고 완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고, 광적이기까지한 덕질을 통해서만 삶의 감동을 경험하는 아카리의 모습이 그토록 처절하고 측은하게 보인 것은 그 때문이리라. 문학의 존재 가치는 활자를 통한 공감과 감동에 있다고 여기는 독자로서, 책을 읽는 내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족보행이 버겁다면, 기어 다녀도 괜찮다.

 

 

댓글 10 2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1
포토리뷰 최애를 향해 타는 열정으로 살아갈거야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K*l | 2021.09.1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작가는 19세의 나이로 아쿠타가와 상을 탔고 (그동안 수많은 추리작품 속에서 한번이라도 출간이 되려고 버둥치는 인간군상들을 봐서 이 수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겠다. 그래서인가 이 작품을 번역문이 아닌 원문으로 읽었어야 그 문학성이 더 평가될 거 같은데... 번역이 되면서 그 음악적이나 리듬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내용만 전달된 것인지 원문도 이와 비슷할지 정말 모르곘다;
리뷰제목

작가는 19세의 나이로 아쿠타가와 상을 탔고 (그동안 수많은 추리작품 속에서 한번이라도 출간이 되려고 버둥치는 인간군상들을 봐서 이 수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겠다. 그래서인가 이 작품을 번역문이 아닌 원문으로 읽었어야 그 문학성이 더 평가될 거 같은데... 번역이 되면서 그 음악적이나 리듬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내용만 전달된 것인지 원문도 이와 비슷할지 정말 모르곘다), 이 작품을 낸 지금도 대학생이다. 

 

가만히 나도 그떄를 되돌아본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서로 친근감을 느끼고, 아이돌의 굿즈를 사기위해, 앨범을 사기위해, 그리고 사진을 오려두고 누가 먼저 남편으로 찍었냐고 서로 싸우고. 

 

야마시타 아키라는 고등학교 2년생. 신체적으로 약하고 또 학습장애도 있는듯 보이다가도, 최애 (그룹 마자마좌의 우에노 마사키)와 관련된 것에는 열정적인지라 그가 출연하는 연극의 배경사에 몰두해 한때 역사도 열심히 공부하고. 반친구들 등과는 큰 교류가 없음에도 최애를 통한 이들과 네트상으론 꽤 침착하고 어른스럽게 대화도 나눈다. 

.. 그와 연결되면서 그 너머에 있는 적지않은 수의 사람들과 연결되었다....p.18

처음 반하게 된 작품이 최애가 피터팬으로 나와 '어른이 되고 싶지않아'하는 것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아키라의 속내를 정확히 집어낸 피터팬을 연기한걸로 인연이라 생각한 걸까. 최애의 앨범을 사기위해 진정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고교를 중퇴하고도 앞날에 대한 생각이 없다. 

 

그 뒤의 이야기가 더 있었다면 아키라에게 더 공감할 수도 있었을텐데. 물론 이정도만으로도 모든 사람중의 일부의 코어를 들어가본듯 남의 신발을 신어본듯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최애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기록하며, 그의 눈빛, 눈짓, 제스츄어에서 그의 속내를 추측하며 그를 잘 아는 팬이지만, 그 수많이 사들인 앨범보다 그의 셔츠 하나의 무게를 꺠닫는 장면에선 성장해가는 소녀의 모습을 느낀다. 여기서 멈추지만은 않을것이 확실한. 학교공부는 못따라갈지라도, 최소한도로 사는것도 힘들게 느낄지라도, 누군가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을 수 있는 인간이란 엔진이 식지않고 연료가 타들어가는 기차와 같다. 

 

p.s: 이 책을 보고 100% 스스로 겹쳐 공감할 지인이 생각났다. 알려드렸더니 당장 사겠다고..ㅎㅎ

 

작가님, 한글체 너무 예쁘세요. 직전에 재일코리안 혐오에 관한 책을 읽었다 이 예쁜 글씨를 보니까 힘이나네요. 한글로 써줘서 고마워요 (편집자님, 별점말고 글씨체가 너무 예뻐서 감동했던 독자가 있었다고는 전해주시길. 만약 기회가 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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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최애 타오르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주* | 2021.09.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일단 제목부터 정말 강렬했고 MZ 세대가 아닌 나는 MZ 세대의 생각을 대표한 소설같다는 홍보에 끌려 구매까지 하게 된 책이다. 무언가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 세상에서 이것만은 정말 내편같고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최애. 그것을 통해 힘을 얻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것의 붕괴는 그들의 세상의 붕괴와 직결된다. 주인공 역시 최애를 통해 세상을 보는 이들 중 하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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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부터 정말 강렬했고 MZ 세대가 아닌 나는 MZ 세대의 생각을 대표한 소설같다는 홍보에 끌려 구매까지 하게 된 책이다. 무언가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 세상에서 이것만은 정말 내편같고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최애. 그것을 통해 힘을 얻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것의 붕괴는 그들의 세상의 붕괴와 직결된다. 주인공 역시 최애를 통해 세상을 보는 이들 중 하나이며 불행하게도 최애가 타오르는 상황을 겪게된다. 저게 뭔데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책장을 덮으며 그럴수도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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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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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20대 초반 작가에게 느껴진 거장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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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 | 2022.01.12
구매 평점5점
주인공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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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 | 2022.01.12
구매 평점5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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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 | 202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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