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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마이 선샤인 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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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460g | 130*205*24mm
ISBN13 9791160262438
ISBN10 116026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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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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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니 크리크 로드 인도 초입에서 일어난 린디 심프슨 강간 사건 용의자는 네 명이었다. 오래전 우드랜드 힐스 구역에 처음 생긴 거리의 주민으로 입주한 우리 부모님이 희망에 부풀어 이름의 머리글자를 새겼던 바로 그 인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동네 아이들이 고카트를 타고 돌아다니고 진입로에 분필로 사람을 그려 색칠하거나 하수구 속으로 뱀을 쫓아 보내는 대낮에는 일어날 수 없을 범죄였다. 그러나 밤이면 우드랜드 힐스의 거리들은 텅 비고 잠잠해서 주택들 뒤편으로 펼쳐진 늪지대에서 와글와글 피어오르는 모기떼를 맞이하며 기뻐하는 개구리 울음소리만 울려 퍼졌다. --- p.11

네가 알아야 하는 게 있다.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는 덥다는 사실. 해가 져도 더위는 가시지 않는다. 컴컴한 공용지역과 늪지를 쓸어내는 산들바람도, 열기를 식히는 비도 없다. 배턴루지에 내리는 비는 보도 위에서 끓어오르다 안경에 김을 서리게 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니 이 남자, 어쩌면 소년은 덤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동안 분명 땀을 흘렸을 것이고 분명 벌레들에게 산 채로 물어뜯기고 있었을 것이다. 여기 사는 벌레들은 지독하니까. 온몸을 뒤덮으니까. 그렇기에 만약 그가 한결 자비로운 장소에 살았더라면 이 같은 폭력을 단념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볼 만도 하다. --- p.12

1989년 여름이었고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 요즈음 범죄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것들을 다 믿으면 안 된다. 케이스모어 영감님 댁 잔디밭에서 족집게로 머리카락을 집어내는 일 같은 건 없었다. 밧줄 토막을 연구소로 보내지도 않았다. 콘크리트 보도 위 자갈에서 DNA를 채취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우드랜드 힐스 주민들이 경찰의 최초 질의에 전부 성실하게 대답하면서 온 힘을 다해 수사를 도왔음에도, 이렇다 할 직접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 p.13

내 방에서, 내 머릿속에서, 어설픈 내 손으로 내키는 대로 린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살면서 처음으로 욕망이 불러일으킨 영감을 느낀 나는 린디의 머리 위에 그 애의 감정을 표현하는 생각 구름을 그려 넣었다.
내가 린디에게 생각하게 만든 것들. 내가 린디에게 원하게 만든 것들.
그것들은 곧 내게 돌아와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 p.66

그 시절의 나를 구멍 뚫어보면 린디 옷장에 들어 있던 것들만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피 한 방울 안 들어 있었을 것이다. 집착에 사로잡힌 심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난 그 무엇도 지지하지 않았고, 그 무엇도 지키려 들지 않았다. 이제 알겠니?
내가 나를 아무 죄도 없는 사람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걸.
우리 모두 그러지 않니? --- p.86~87

그때가 1991년이었다는 걸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그땐 인터넷이 없었다. 그래서 십 대인 우리들은 전화기에 매달려 살았다. 웹캠도 없고, SNS도 없었다. 우리가 꿈꾸는 건 그저 언젠가 우리에게 각자의 전화회선이, 통화가 끊기지 않는 시간이 생기는 게 다였고, 전화는 거의 매번 중간에 끊겼다. 통화 상대가 누구건, 얼마나 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건, 부모님이 실수로 수화기를 집어 들 수도 있었고, 형제자매가 자기도 전화를 쓰겠다고 우기기도 했다. 통화 중 대기라는 게 생기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는데, 이모며 삼촌이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아무 때나 끼어들 수 있게 되어서였다. --- p.268

기억은 로버트 스택이나 그와 비슷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대신 해줄 수 있게 해준다. 즉,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 모든 순간이 중요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 사실을 알고 받아들인다면, 언젠가 과거를 돌아보고, 이해하고, 느끼고, 후회하고, 추억하고, 또 운이 좋다면, 그 순간을 소중히 아낄 수도 있을 것이다. 누나가 문틀 윗부분에 손을 댔던 순간을. 아버지가 거실에서 춤추던 순간을. 다 큰 어른 남자가 마당에서 울던 모습을. 린디, 적어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어떤 버전의 린디가 한때 큰 나무를 향해 운동장을 달렸던 순간을.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 p.370~37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현재는 성인인 주인공은 자신이 살던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배턴루지에서 일어난 범죄를 회상한다. 미제로 남은 린디 심프슨의 성폭행 사건이다. 무더운 한여름 밤, 육상부 스타이자 학교의 인기인, 그리고 자신의 짝사랑 상대였던 린디 심프슨 사건으로 주인공의 인생은 뒤바뀌게 되고, 동네의 남성들이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자신 또한 용의자가 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린디의 성격은 점차 어둡게 변해가고, 사춘기를 겪으며 린디와 주인공의 사이는 점점 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러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 사건으로 두 사람은 다시금 가까워지게 되는데, 주인공은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린디 사건의 범인을 제 손으로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자신을 포함한 용의자 네 명, 점차 알 수 없는 길로 빠져드는 사건. 그리고 용의자 중 한 명인 정신과 의사 랜드리가 린디의 사진을 몰래 찍고 간직했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랜드리의 집으로 잠입하고, 범인을 잡았다고 확신하는 순간 또 다른 사실이 밝혀진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진실을 향해 나아가지만 서스펜스는 아니고, 내내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로맨스가 아니며, 극도로 성서적인 동시에 무척이나 배덕하다. 한 소녀를 사랑하는 마음과 죄의식 사이에서 무한히 진동하는 화자에게서, 그 스펙트럼 어디쯤에서 우리는 반드시 우리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된다.
소중한 것은 깨어지고 간절한 사랑은 오해를 부르며 기대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산층 주거지역에서 한 소녀에게 일어난 사건이 이토록 비극적인 까닭은 그것이 그 애를 사랑하는 소년의 눈과 입을 지나 우리에게 닿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우리 삶의 유일하게 일관된 특성이 그러한 탓이다. 삶은 절대로 단순해질 수 없다는 것. 근처에 선한 이웃과 사랑이 있는데도 진실이 자꾸만 무참해지는 것은 당연하고도 본래적인 삶의 원리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삶이 결코 단순하지 않은 덕분에 우리는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함부로 긍정할 수도 철저히 외면할 수도 없는 한 소년의 사랑과 기억이 우리의 그림자를 닮은 것을 우연이라 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 박서련 (소설가)
이 소설은 스릴러도, 장르소설도 아니다. 리얼리즘의 결정체이자 페이지 터너로, 우리가 사랑할 줄 아는 도덕적인 존재로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들로 가득한 이야기다.
- 앤 라이스 (작가)
이 멋진 소설의 페이지를 휙휙 넘기고자 하는 충동을 참을 것, 대신 세상이 아직 순수하게 느껴졌던 시절 삶이 어떤 맛이었던가를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풍부한 루이지애나의 미스터리를 맛볼 것.
- 캐서린 스토킷 (작가)
때로는 흥미진진하고, 때로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긴장되며, 때로는 놀랍도록 지혜로운 이 소설은 기억이 우리를 어떻게 망가뜨리거나 실망시키는지, 하지만 또한 어떻게 우리를 회복시키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톰 프랭클린 (『미시시피 미시시피Crooked Letter, Crooked Letter』 작가)
현명하고, 통찰력이 있으며, 아름답게 쓰인 범상치 않은 데뷔작.
- 질 맥코클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Life After Life』 작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이 그러하듯 월시가 끝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이끌어감에 따라 이 소설이 스릴러의 긴장감으로 각인될지라도, 『마이 선샤인 어웨이』는 또한 묻는다.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지, 부서진 삶의 조각들을 완전히 다시 이어붙일 수 있는지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들을 말이다.
- 매슈 토머스 (『물 위의 집We Are Not Ourselves』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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