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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 세계적 지성이 전하는 나이듦의 새로운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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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로 읽는 인문학 53위 | 국내도서 top100 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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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76g | 138*205*30mm
ISBN13 9791168340039
ISBN10 116834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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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기대수명 연장은 노년 빈곤이 심각한 한국사회의 현실을 생각하면 마냥 희소식만은 아니다. 물질적 빈곤과 함께 심리적인 불안, 허무, 무기력도 노년을 힘들게 한다. 프랑스 대문호 파스칼 브뤼크네르가 쓴 이 책은 인생 후반전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읽어야 할 지침서다. - 손민규 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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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동물은 30세까지 자기는 늙지도 않고 천년만년 살 것처럼 느낀다. 그에게 생일은 재미있는 형식상의 절차, 무해한 표시일 뿐이다. 그다음부터는 10년 단위로 30대, 40대, 50대가 이어진다. 늙는다는 것은 달력 속으로 편입되는 것, 지나간 시대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이는 세월을 공감하게 하지만 세월을 비극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공통의 조건으로 한데 묶이고 그대로 휘둘리는 신세는 서글프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내가 꼭 그 나이인 것은 아니다. 서류상의 내 나이와 스스로 느끼는 내 나이 사이의 간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요즘 시대에는 이 간극이 너무 크다.
--- p.14~15

이제 원숙기와 노년기 사이에 새로운 인구층이 나타났다. 라틴어를 따서 ‘시니어(senior)라고 부를 수 있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나머지 인구보다 가진 것이 많은 세대다. 이 시기에는 애들도 다 키웠겠다, 부부의 의무를 마감하고 이혼이나 재혼을 택하는 사람이 특히 많다. 이러한 변화가 서양 사회에만 퍼진 것은 아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서도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고령화가 진행 중인데 이러한 상태의 물질적 조건들은 미처 충분히 사유되지 못하고 있다.
--- p.22

행여 100세 이상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70세는 버릇없는 어린애 취급을 당할지도 모른다. 하, 요즘 젊은것들은 존중이고 뭐고 모른다니까!
--- p.26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 사회에서 어느 연령층이 전부 일을 하지 않는 것, 즉 생산은 하지 않고 소비만 하게 된 것은 최선의 의도가 빚어낸 재앙이다. 경험치와 통찰력은 대개 나이가 들수록 두터워진다. 노인들이 하던 일을 계속하거나 새로운 일을 찾으면, 관계를 되찾고 봉사활동을 하고, 완전한 의미에서 활동의 주체가 될 것이다. 그러면 노인들을 빨리 꺼져야 할 기생충처럼 바라보는 편견도 사라질 것이다.
--- p.47

새뮤얼 버틀러는 “인생은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면서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마지막 날까지도 연습 중일 테고, 서툴게 한 음 한 음 연주해낼 것이다.
--- p.119

인생은 작은 글씨로 쓰는 아주 긴 편지다. 생의 횡단은 때때로 위험하기 그지없으나 참으로 근사하다. 볼테르에 앞서 관용(tolerance)을 사유했던 프랑스의 사상가 피에르 베일은 “의식이 방황할 권리”를 주장했다. 어떤 진리, 어떤 신앙을 강요당하기보다는 스스로 실수도 해보고 자기 판단을 돌아볼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점에서 모두 방황하는 영혼이며 그날그날 즉흥적으로 살아간다. 우리는 자꾸 옆걸음질하고 경치 좋은 우회로로 빠지기도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끝을 향해 나아간다. 인생의 내리막길은 오르막길처럼 가야 한다.
--- p.123~124

사랑은 타자의 존재를 기뻐하고 나 또한 살아 있음으로써 상대에게 매일 그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삶의 낙을 맛보고, 하루하루를 허무에서 건져내고, 일상의 지지부진한 모습을 바꿔놓으려면 둘이 딱 좋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했는가? 딱히 한 일이 없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하루 일을 세세히 늘어놓느냐 혼자 곱씹느냐는 완전히 다르다. 어느 때라도 우리가 읊조리는 불행과 비참을 따뜻하게 들어주는 이는 필요하다. 어느 때라도 우리는 타자를 경청하고 위로와 조언을 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p.170

운명의 다채로움은 늘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련이 있다. 만남이 없다면 우리는 어떤 깊이도 얻지 못할 것이다. 늙는다는 것은 이 한없는 부채를 인정하고 귀히 여기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타인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나’라는 이름의 집단 작품이다.
--- p.219

젊을 때는 몸이 우리의 친구, 아니 하인에 더 가깝다. 우리가 따로 챙기지 않아도 알아서 회복되고 생각대로 착착 움직여준다. 때로는 몸이 기대 이상의 여력과 역량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그럴 때는 우리가 천하무적인 것 같다. 30세부터는 사정이 달라지고 몸이 지속적인 관심을 요구한다. 하인은 까다로운 주인이 되어 우리를 허구한 날 닦달하고, 이게 호들갑인지 걱정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지금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건가, 아니면 내가 너무 겁을 먹은 건가?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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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오랜 세월에 걸쳐 나이가 들지 않고, 어느 한순간 문득 나이가 든다. 이 책은 ‘아,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물음을 지닌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인생의 지혜서다. ‘인생은 시간이다’라는 가장 근본적인 명제를 깨닫게 하고, 나이를 먹으면서 따라야 할 구체적 마음의 행동을 제시해주는 철학적 지침서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의 ‘많은 나이’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답고 할 일이 많은 ‘젊은 나이’인지 분명히 깨닫게 될 것이다.
- 정호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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