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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총을 드는 세상이 아닌 꽃을 드는 세상으로 1장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해야 할 일 영화 〈메기〉 | 감독 이옥섭 | 글 이다혜 “청년을 위한 해피엔딩은 어디 있을까” 2장 어쩌다 학교는 이토록 살벌한 공간이 되었을까 영화 〈우리는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 감독 최익환 | 글 이주현 “혁명을 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면 그건 지금 당장이다” 3장 추앙받지 못하는 낙오된 아이돌 영화 〈힘을 낼 시간〉 | 감독 남궁선 | 글 이다혜 “이른 나이부터 너무 힘을 내고 살아온 사람들” 4장 아이와 노인은 무엇이 닮았을까 영화 〈봉구는 배달 중〉 | 감독 신아가, 이상철 | 글 이주현 “노인을 위한 나라가 사라지고 있다” 5장 누구도 자신의 희망이 되어달라고 강요할 수 없다 영화 〈4등〉 | 감독 정지우 | 글 이다혜 “당신은 성적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나요” 6장 미우나 고우나 곁엔 사람들이 있다 영화 〈하늘의 황금마차〉 | 감독 오멸 | 글 이주현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힌트” 7장 가깝고도 먼, 고독사와 생의 의지 영화 〈소주와 아이스크림〉 | 감독 이광국 | 글 이다혜 “나의 고독에 안부를 묻다” 8장 양심을 허락받아야 하는 세상 영화 〈얼음강〉 | 감독 민용근 | 글 이주현 “한국에서 군대가 무엇이기에” 9장 장애를 은유가 아닌 실제로 표현하기 영화 〈두한에게〉 | 감독 박정범 | 글 이다혜 “왜 ‘장애인 흉내’를 내는 것에 박수 치는가” 10장 모르는 척하고 싶겠지만, 당신도 감시당하고 있어요 영화 〈과대망상자(들)〉 | 감독 신연식 | 글 이주현 “욕망 자체를 거세당한 세대” 부록 인권영화 프로젝트 20년의 기록 |
저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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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 대한 논의에서 소수자를 중심에 두어야 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리라. 세상은 언제나 다수를 위해서 신념을 쉽게 바꾸곤 한다.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틀린 것이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우습게도, 경진 역시 그런 일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세상의 오해로 억울한 일을 당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그리고 그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다? 내가 개를 고양이라 우겨도 믿을 사람은 믿고 떠들 사람은 떠든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에 속하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세상. 내가 이해받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세상.
--- p.21 최익환 감독 역시 다음 작품의 취재 차 모 고등학교의 기숙사를 방문한 경험을 들려줬다. 그 기숙사는 학생들이 방에 들어가고 나갈 때 출입카드를 꽂는다고 했다. 학생들의 출입 시간이 모두 기록되는 것이다. “곳곳에 성능 좋은 CCTV도 설치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감시 체제 하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로 운영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부모들이 원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학업 성적을 위해 한마음으로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가장 힘든 개혁은 부동산 개혁과 교육개혁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어쩌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학교에서의 지나친 통제와 감시를 허용하게 되었을까. 어쩌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학교를 경쟁의 장으로 만들게 되었을까. 어쩌다 학교는 이토록 살벌한 공간이 되었을까. --- p.49 〈힘을 낼 시간〉은 이른 나이부터 너무 힘을 내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남궁선 감독은 제목이 막무가내의, 무성의한 응원 메시지처럼 들리지 않았으면 했다. “취재한 친구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괴로웠던 순간이 많았어요. 그런 책임감을 굉장히 강하게 느꼈던 어떤 날이 있 었어요. 주인공 세 사람에게 내레이션을 다 시킨 다음 저 자신에게 한 말이, ‘어쩌다가 이 짐을 지게 됐지만 내가 힘을 낼 시간이다’였어요. 아이돌도 그렇고 영화라는 일도 그렇고, 재능 으로 하는 일이니까 네가 뛰어나면 될 거라고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해요. 어떤 것도 그렇지는 않을뿐더러, 아이돌 같은 경우는 보이지 않는 데에서 엄청나게 노력을 해서 완성된 채로 사람들 앞에 서야 하니까 압박감이 더하죠. 누구나, 아이돌 출신이 아니라고 해도, 과도하게 자기를 몰아붙이는 게 당연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갖는 피로감을 공유한다고 생각해요. 궤도에서 이탈한 사람들에게 손을 적절한 때 내밀었나? 하는 죄책감을 다 같이 느낄 수밖에 없어요.” 〈힘을 낼 시간〉 은 그렇게 뒤에 남은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영화다. ‘다음’을 생각할 수 있는 에너지를 모두가 발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 p.75~76 “노년이 된다는 건 늘 외면하고 싶은 문제였던 것 같다.” 신아가 감독은 노화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들려줬다. “반지하 작업실에서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공부하던 어느 새벽이었다. 그야 말로 문득 ‘70대의 신아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는 나도 정말 늙겠지? 그때도 나를 둘러싼 상황이 지금과 같다면 어떨까? ‘그렇게 노인이 된다’는 걸 직시하니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왔다. 어쩐지 이 이야기를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화를 외면하고 싶은 마음, 노화에 대한 두려움. 어쩌면 이것이 노인문제를 대할 때의 우리의 본능적이고 본질적인 마음인지도 모른다고 신아가 감독은 말했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 시력이 떨어지고 걸음이 느려지고 호르몬에도 변화가 생긴다. 질병에도 쉽게 노출되며 육체적 건강은 정신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지만, 언젠가 세월의 변화와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는 사실은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육체적 쇠퇴와 함께 사회적으로 도태된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 p.85~86 〈4등〉 은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을 영화 속에 펼쳐낸다. 그러면서도 광수 역시 과거 체벌의 피해를 입었음을 알림으로서 ‘폭력이 폭력을 낳는’ 문제를 드러낸다. 그런데 인물 설정이 다소 특이하다. 영화평론가 듀나는 비평문에서 광수를 이렇게 설명했다. “체벌 금지라는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가장 폭력성을 유발하는 인물을 고른 것이다. 이는 시작부터 영화에 엄청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다른 하나는 그 과정이 성인 광수라는 입체적인 인물을 낳는다는 것이다. 그는 위에서 말한 두 개의 카테고리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는 생각 없이 흐름에 휩쓸린 인물이 아니다. 그릇되고 어리석지만 주체적인 길을 걷는 인물이다. 그가 제자들에게 가하는 폭력은 한심했던 젊은 시절 자신에게 가하는 상징적인 처벌로, 이는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복잡한 행동이다.” 광수라는 캐릭터는 〈4등〉을 복합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는 좋은 코치인가? 우리는 광수라는 인물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 p.111~112 치매라는 병에 대한 접근도 비슷하다. 오멸 감독의 할머니 역시 돌아가시기 전 치매를 앓았다고 한다. 나이 들면 훈장처럼 얻게 되는 얼굴의 주름처럼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 역시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고 감독은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치매가 주변 사람들을 비참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병이라고 인식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면 원초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는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그것 역시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일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어릴 때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다. 부모가 그런 우리를 돌봐주었다. 그걸 어른이 된 자식이 되갚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떤가.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 p.130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에는 가난에 대한 공포가 섞여 있다. 〈소주와 아이스크림〉에서 그리는 고독사의 모습 역시 가난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세아에게 모아둔 소주병을 주며 아이스크림을 사다 달라고 부탁한 여자의 속사정을 영화가 담아낼 때, 우리는 여자가 딸에게 전화해 돈을 빌려달라고 읍소하고, 밀린 방세 때문에 방을 비우라는 집주인의 통보에 무력하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돕기는커녕 여자의 호소에 귀 기울이는 사람 하나 찾기가 어렵다. 아마도 여자는 세아와 마주치기 전 혼자 오랫동안 그 자리에 앉아있었을 것이다. 유령처럼. 아니, 영화를 끝까지 보면 애초에 세아가 본 사람은 누구였을까 싶다. 고독사한 여자의 유령이 세아를 찾아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여자의 사정이 낱낱이 드러날 때 우리는 여자의 마음을 무겁게 가라앉힌 가난을 목격한다. --- p.151 |
폭력과 차별, 통제와 억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권 감수성은 어떻게 길러지나?
이 책은 총 10장에 걸쳐 우리 사회의 고질적이고도 첨예한 열 가지 인권 주제를 소상히 다룸 으로써, 자연스레 인권 감수성을 자각하고 배우게 한다. 1장에서는 이옥섭 감독의 영화 〈메기〉 를 소재로 데이트폭력과 정보인권, 청년실업 문제를 다룬다. 2장에서는 최익환 감독의 영화 〈우리는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를 소재로 ‘자유’라는 보편적 권리 앞의 청소년 인권을, 3장에서는 남궁선 감독의 영화 〈힘을 낼 시간〉 을 소재로 청(소)년의 꿈과 좌절을, 4장에서 는 신아가, 이상철 감독의 영화 〈봉구는 배달 중〉 을 소재로 노인과 아동 차별을 다룬다. 5장 에서는 정지우 감독의 영화 〈4등〉을 소재로 스포츠와 청소년 인권을, 6장에서는 오멸 감독의 영화 〈하늘의 황금마차〉 를 소재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이야기한다. 7장에서는 이광국 감독 의 영화 〈소주와 아이스크림〉 을 소재로 비정규직, 무연고고독사, 소통의 부재를, 8장에서는 민 용근 감독의 영화 〈얼음강〉 을 소재로 신념과 병역거부를, 9장에서는 박정범 감독의 영화 〈두한에게〉 를 소재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가난과 장애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10장에서는 신 연식 감독의 영화 〈과대망상자(들)〉을 소재로 감시사회 속 개인의 불안을 다룬다. 의심하지 않았던 것을 의심하게 하고, 질문하지 않았던 것을 질문하게 하고, 꿈꿔보지 못한 것을 꿈꾸게 하는 열 가지 영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인권 감수성이 한층 벼려지고 깊어질 것이다. 청년을 위한 해피엔딩은 어디 있을까? 사랑, 떡볶이, 아이돌, 성적을 경유해 이야기하는 청(소)년 인권 청년으로 뭉뚱그려 이야기하기에, 그 세대 내부의 문제는 보다 범사회적이며 곳곳에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 《총은 총을 부르고 꽃은 꽃을 부르고》에는 청(소)년이 주인공이 되어 당사자 입장에서 세대의 문제를 고발하는 영화 네 편이 등장한다. 영화 〈메기〉 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매서운” 영화다. 실업, 데이트폭력, 불법촬영 문제 등 청년이 경험하는 복잡다단한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중첩돼 전개된다. 언론이 대상화한, 뭐든 주도적으로 해나간다는 “요즘 세 대”의 이미지와 달리 많은 청년들이 여전히 억울한 일에도 ‘그러려니’ ‘조용히’ 넘어가야 하며, 다수에 속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메기〉 의 주인공 윤영은 그 속에서 누구보다 분노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청년의 답답한 마음을 일부 해소시키는 동시에 청년을 위한 해피엔딩이 어떻게 가능할지를 궁리하게 만든다. 이어서 떡볶이를 경유해 청소년 인권을 이야기하는 영화 〈우리는 모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에는, 떡볶이가 인생의 ‘전부’인 주인공 지수가 등장한다. 그녀는 떡볶이를 먹기 위해 투쟁적이고 혁명적으로 교문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 “사랑의 현재적 혁명성”을 말하고자 한 이 영화는 어쩌다 우리가 학교에서의 지나친 통제와 감시를 허 용하게 되었는지, 어쩌다 학교가 이토록 살벌한 공간이 되었는지 묻는다. 한편, 통제와 감시를 벗어나 ‘허용된 예외’가 된 듯하나 실은 치열한 경쟁 시스템이라는 똑같 은 통제에 갇혀 있다 내쳐진 청년들의 이야기가 영화 〈힘을 낼 시간〉 에 펼쳐진다. 항상 청소 년의 꿈 최상위권에 오르는 ‘아이돌’을 준비하다 낙오된 주인공 세 명은 너무 이른 나이부터 너무 힘을 내고 살아온 청년들이다. 청년들은 꿈을 펼치기 위해 무엇을 대가로 지불해야 할 까? 또 케어받지 못하는 아이돌은 어디로 가야 할까? 데뷔하지 못하고 끝나버린 아이돌 지망 생들의 인권을 다뤘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고 예리하다. 청(소)년 인권을 다룬 마지막 영화 〈4등〉 은 성적 중심의 결과 속에서 개인의 행복과 안녕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중에서도 스포 츠계의 인권 현주소가 어떠한지를 고발한다. 영화 네 편을 시작으로 청년 인권에 대한 더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내는 이다혜, 이주현 작가는 글 마무리에 이러한 묵직한 질문을 던 진다. ‘청년들은 꿈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해야 하나요?’ 노년의 소외와 고독사, 가난에 대한 공포 마지막 끈이라도 잡고 싶은 누군가의 숨소리를 전하며 안타깝게도 노인 소외와 연령불문 벌어지는 고독사 문제는 지난 10년간 그 해결에 가장 난항을 겪고 있는 인권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해결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에 비해 세대 간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부터가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이 책에서 다루는 세 편의 영화와 글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영화 〈봉구는 배달 중〉 에는 80대 실버택배 배달원 봉구와 6살 어 린아이 행운이 등장한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디지털 소외와 일자리 문제, 이동 권 문제 등 노인 소외의 다방면을 그리는 동시에,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아이의 만남을 통해 세대 간의 연결과 이해를 도모한다. 한편 결을 같이하는 인권 문제로 고독사를 이야기하지 않 을 수 없다. 영화 〈하늘의 황금마차〉는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물으며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힌트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죽음을 앞둔 큰형과 철없는 동생들의 로드무비인 이 영화는 불 편함조차 유쾌하게 푼, 판타지를 가미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해, 고독한 죽음에 대해 좀 더 젊은 세대의 관점에서 그린 영화도 있다. 〈소주와 아이스크림〉은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으로부터 외면받은 사람들의 고독사를 다루며, 그 내면에 가난의 문제가 껴 있음을 보여준다.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손을 내밀지 않은 것은 사회뿐만이 아니 다. 개개인인 우리도 더 이상 구경꾼으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소주와 아이스크림〉 의 이광국 감독의 말처럼 고독사 문제를 다루는 출발 지점은 ‘서로 안부를 물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 장애와 가난, 감시사회를 매개로 가장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묻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는 징병제 국가이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언제나 초미 의 관심사이자 이성적 합의점을 찾기 힘든 주제다. 영화 〈얼음강〉 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대 를 거부하는 주인공 선재와 가족의 시선으로 ‘신념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여전히 죄인으로 몰 아가는’ 사회를 고발한다. 나답게 살기 위해 용기를 낸 또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로 〈두한에게〉 가 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소년 두한과 그의 유일한 친구 철웅, 두 소년의 우정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과 장애가 어떤 차별과 소외를 불러오는지, 또 사회가 그 두 문제를 ‘개인의 경쟁력’ 없음으로 치부하고 어떻게 방관하는지 보여준다. 더 나아가 장애 소년 두한의 역할을 실제 장애를 가진 아역배우가 연기했다는 점에서 ‘왜 지금껏 많은 영화에서 장 애인 배역을 비장애인 배우가 연기했으며, 왜 그것으로 칭찬받아야 했는지’, 생각지 못했던 의문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장애, 비장애, 신념의 차이 등을 넘어 거대한 감시사회를 살고있는 모두가 가질 수 있는 불안을 다룬 영화 〈과대망상자(들)〉 이 있다. 보이지 않는 시스템을 두려워하고 의심하면 과대망상증 환자, 극도의 불안증 환자, 현실감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배격하는 사회를 고발하는 이 영화는, 우리의 삶을 멀찍이서 관찰하도록 유도한다. 우리는 점 점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행동하고 삶의 방향을 결정함에도 그것이 우리 본연의 결정이라고 착각한다. 영화는 시스템에 예속돼 자신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나, 진정 내가 원하는 자유와 욕망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것을 통해 “주류에 대항 하는 용기 있는 바보”가 한 사람이라도 출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스크린은 오늘도 인권을 말하며 다르게 보게 하고, 다르게 느끼게 하고, 다르게 상상하게 한 다. 이 책의 인권영화 10편과 영화 메시지 그 이상의 사회적 문제를 짚어내는 이다혜, 이주현 기자의 날카로운 글이 우리 안의 차별과 배제의 사고를 더욱 매섭게 단속하게끔 한다. 우리에 겐 인간다운 삶의 본질을 바로 세울 의무와 능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