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6년 02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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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9쪽 | 326g | 140*205*20mm |
ISBN13 | 9788971844595 |
ISBN10 | 8971844590 |
발행일 | 2006년 02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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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9쪽 | 326g | 140*205*20mm |
ISBN13 | 9788971844595 |
ISBN10 | 8971844590 |
주인공 샘은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아프리카 난민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난민 수용소에서 만나 독일에 정착하여 살게 된 난민이자 이주노동자이다. 그들은 샘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수준높은 교육을 시킬 수 있어 독일에 정착하여 살지만 계속 이곳이 그들이 속한 곳이 아니라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두려워한다. 한편 고향으로 돌아가자 생각하지만 그곳은 이미 그들이 살던 고향의 모습이 아니라 그곳에서 진정한 일체함을 느껴 동화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한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샘은 인종차별 및 외국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지역 소년들로부터 테러를 당하고 심각한 두려움을 느낀다. 같은 반 친구 보리스는 샘을 경쟁상대로 여겨 미워하고, 인종 차별적인 발언으로 샘을 놀리는 관계였는데, 테러 사건을 계기로 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둘이 함께 학급 전체가 나가는 음악 경연대회에서 피아노 이중주를 연주하여 감동적인 마무리를 하게 된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나 얽힌 배경은 심오하다. 현실세계는 이렇게 쉽고 낙관적이기 어렵지만,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금세 반성하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데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소설의 끝은 해피엔딩이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가 어른들의 복잡한 세상을 어린이의 시각에서 보여주되 흑인에 대한 재판 등 조금 더 복잡한 사건들이 얽혀있고, 그 사건을 바라보는 어린이가 혼란을 느끼는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었던 데 반해, 이 책은 주인공 샘의 심리적 두려움이 드러나기는 하나 어린이 스스로 사회 구조의 모순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대신 테러 사건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샘이 그 트라우마를 이기는데 여러 사람이 돕고, 인종 차별을 극복한 화합의 모습을 보이는 결말은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거부감없이 무난하다.
1. 샘에게 테러를 가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가?
2. 방관자는 가해자와 같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 옳은가?
3. 외국인 노동자가 이주해 온 나라의 일자리를 뺏고 세금을 낭비하게 한다는 관점은 옳은가?
4. 이주 노동자에 대한 편견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5. 이 책을 읽은 후에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둘째 아이와 질문에 답하고, 신문기사를 찾아 읽은 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과 어떻게 어울려 가야 할지 이야기해 보았다.
푸른책과 함께 살기 116
너도 내 동무이니?
―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카롤린 필립스 글
허구 그림
전은경 옮김
푸른숲주니어 펴냄, 2006.2.3.
요즈음 시골에서는 까치 우짖는 소리를 듣기 만만하지 않습니다. 요즈음은 시골에서 까치를 무던히도 싫어합니다. 아니, 오늘날 시골에서는 까치를 끔찍하게 미워합니다.
어느 은행은 무척 오랫동안 까치를 이녁 은행 상징그림으로 썼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슬그머니 까치 그림을 치웠습니다. 198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니며, 이때에 학교에서 배우기를, 까치는 언제나 반가운 손님을 부른다 했어요. 요즈음은 어떠할까요? 요즈음도 학교에서 이렇게 가르칠까 궁금합니다.
.. 바로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샘은 깜짝 놀라 자기도 모르게 몸이 굳어 버렸다. “저기, 깜둥이다!” … 샘은 갑자기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된 듯했다. 이렇게 즐거움에 휩싸여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니, 이 도시의 한쪽 거리에서 불과 두 시간 전에 돌과 화염병이 날아다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 (19, 37쪽)
까치나 멧새나 텃새가 곡식을 쪼아먹는다고 합니다. 시골에 있는 새들이 밭뙈기에 심은 콩알을 마구 파먹는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사람과 새와 벌레가 콩을 한 알씩 나누어 먹었다 해서 ‘콩 석 알’을 노래했다는데, 이런 노래는 새마을운동 언저리부터 아주 사그라들었습니다. 새마을운동은 시골마다 ‘석면(슬레트) 지붕’을 씌우도록 들볶았을 뿐 아니라, 온 들과 숲에 농약을 뿌리라고 다그쳤으며, 흙밭으로 된 고샅과 마당을 시멘트를 들이부어 메꾸라고 닦달했습니다.
가만히 보면, 새마을운동 때부터 시골에서 아이들이 사라집니다. 새마을운동 때부터 시골은 텅 빈 외톨이가 됩니다. 그리고, 시골에서 아이들이 사라지면서, 시골 어른들이 새를 미워하거나 싫어합니다. 시골에서 새와 놀거나 노래할 아이들이 사라지면서, 시골 어른들은 새하고 콩 한 알 나누던 마음을 몽땅 잃거나 잊고 맙니다.
.. 대체 어디로 돌아간다는 말인가? 고향으로? 집으로? 그것이 어디 있는데? 태어나서 자라던 마을과 부모님, 그리고 가족은 더 이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에리트레아는? 에리트레아는 이제 전쟁이 끝나고 한창 제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샘 엄마는 새롭게 세워지는 에리트레아에 이렇다 할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다. 솔직히 에리트레아보다는 독일에서 사는 게 더 익숙했다 … 사진 속의 아이들은 샘처럼 갈색 피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둘 사이의 공통점은 그게 전부였다. 샘은 자신이 그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는 모습을 도무지 머릿속에 그려 볼 수가 없었다 .. (64, 69쪽)
옛날에는 새와 벌레하고 콩을 한 알씩 나누어 먹을 뿐 아니라, 겨울에는 빈 그릇에 곡식을 덜어서 바깥에 내놓기도 했습니다. 눈 덮인 들과 숲에서 텃새가 굶거나 추위에 떨까 근심하면서, 시골사람은 누구나 으레 이녁 밥그릇에서 곡식을 덜어 기꺼이 ‘이웃’하고 나누었어요. 이웃이란, 바로 토끼요 새이며 작은 숲짐승입니다.
사람만 이웃이 아닙니다. 사람만 서로 동무가 되지 않습니다. 예부터 어느 나라 어느 겨레에서든, 사람들은 누구나 짐승하고도 이웃과 동무로 지냈어요. 새하고 서로 아기자기하게 노래하며 어울렸어요.
시골에서 벌과 나비와 벌레가 꽃가루받이를 해 줍니다. 벌과 나비와 벌레는 새가 잡아먹습니다. 벌레가 너무 많으면 애써 꽃가루받이를 해 주었어도 모두 갉아먹겠지만, 새가 벌레를 알맞게 잡아먹습니다. 그리고, 새는 기쁘게 노래하지요. 마을마다 온갖 새가 찾아들면서, 들판마다 갖은 새가 날아다니면서, 사람들한테 맑고 그윽하며 구수하고 싱그러운 노래를 들려줍니다.
고단하게 일하던 사람들은 새노래를 듣고 새로운 마음이 됩니다. 마당에서 고샅에서 들에서 숲에서 냇가에서 놀던 아이들은 새노래를 들으며 새로운 꿈을 키웁니다. 새가 들려주는 노래는 참말로 새노래입니다. 새가 불러서 새노래인 한편, 새로운 사랑과 삶을 속삭이기에 새노래입니다.
.. 샘에게 피부 색깔만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리고 앞으로도 전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문제였다. 독일사람들 중에는 피부색을 진한 갈색으로 바꾸기 위해, 한여름에 햇볕에 나가 그을리려고 안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 알았어? 네 피부는 죽을 때까지 갈색이야. 그리고 난 내 아들의 피부가 희어지는 것 싫어! 지금 이대로가 좋아. 정말로 중요한 건 여기, 그리고 이쪽에 뭐가 들어 있는가 하는 것이야!” 엄마는 이렇게 말하며, 샘의 머리와 가슴을 쿡쿡 찔렀다 .. (83, 86쪽)
카롤린 필립스 님이 빚은 푸른문학 《커피우유와 소보로빵》(푸른숲주니어,2006)을 읽습니다. ‘커피우유’는 독일에서 흰둥이가 검둥이를 놀리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소보로빵’은 독일 이주노동자가 낳은 검둥이 아이가 흰둥이 독일 아이를 바라보며 똑같이 놀리려고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흰둥이는 검둥이를 놀리고, 검둥이는 흰둥이를 놀립니다. 그러면, 이들 사이에서 누렁둥이는 어떤 말로 서로서로 마주하거나 바라볼까요. 우리는 우리 둘레에 누가 어떻게 있다고 여기는가요. 흰둥이, 검둥이, 누렁둥이, 이렇게 살빛으로 바라보는가요? 아니면, 너도 나도 우리도 모두 똑같은 ‘사람’으로 여기면서 바라보는가요?
.. “그냥 가만히 서서 구경만 한 사람들도 돌을 던지는 것에 반쯤은 찬성한 거야. 머릿속으로는 같이 돌을 던진 거나 마찬가지란다. 다만 나서서 던질 용기가 없었을 뿐이지.” … 엄마 아빠의 피부색이 하얗다면 난 어땠을까. 사람들이 거리에서 날 쳐다보는 일도 없을 거고, 또 내가 독일어를 잘 하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지도 않을 테지. 그런데 내가 독일어 말도 대체 어느 나라 말을 잘 해야 한다는 거지? .. (93, 172∼173쪽)
한국에도 이주노동자가 대단히 많습니다. 한국에 시집온 아가씨가 아주 많습니다. 오늘날 시골에서 한국 아가씨가 낳은 아이는 차츰 줄어듭니다. 도시에서도 외국 아가씨가 낳은 아이가 차츰 늘지요. 그런데, 한국에서도 외국 아가씨가 낳은 아이는 참 얄궂게 따돌림이나 푸대접을 받습니다.
우리는 어떤 눈길로 서로서로 바라보는가요. 눈을 감고 헤아려 보셔요. 눈을 감으면 이녁 살빛이 보이는가요? 손으로 살결을 쓰다듬으면 살빛을 알 수 있는가요? 목소리로 들으면 살빛 다른 겨레인 줄 알아챌 수 있나요?
몸뚱이라는 껍데기가 아닌, 몸뚱이에 깃든 넋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요. 내 동무가 누구인지 똑똑히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요.
까치도 까마귀도 참새도 제비도 모두 우리 이웃이면서 동무입니다. 멧토끼도 멧돼지도 노루도 고라니도 모두 우리 이웃이면서 동무입니다. 잠자리도 개똥벌레도 사슴벌레도 하루살이도 모두 우리 이웃이면서 동무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주노동자’라는 이름은 거추장스럽습니다. 노동자이면 그냥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라는 이름도 거추장스럽습니다. 그저, 우리 ‘이웃’이요 ‘동무’입니다. 함께 일하는 ‘일동무’이고 ‘일이웃’입니다. 함께 일하고 함께 놀이를 즐기는 ‘놀이동무’이며 ‘놀이이웃’입니다.
어깨를 겯고 노래해요.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노래를 불러요. 밥 한 그릇씩 장만해서 도르리도 하고 조촐히 잔치도 열어요. 삶을 아끼고 사랑해요. 오늘 하루를 아끼면서 사랑해요. 다 같이 웃는 삶을 생각해요. 다 같이 노래하면서 꿈을 키우는 하루로 살아요. 4347.9.24.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푸른책과 함께 살기)
'커피우유와 소보로빵'을 읽기 전에 몇가지 질문을 떠올렸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나라 사람들도 인종차별을 당할까? 영미권 외국에 나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 그런 곳도 있긴한데 그래도 무시 당한다. 는 류의 경험이나 풍문으로 전해들은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도 아베ㅋㄹ비 라는 의류 브랜드 모델이 동양인을 비하하는 표정과 몸짓으로 사진을 찍은 탓에 한편에서 불매운동을 한다고 하는 등의 일도 있었고, 스타ㅂ스 커피 브랜드 직원이 주문자 이름 대신 동양인의 위로 찢어진 눈을 뜻하는 그림을 그려넣어 논란이 있었던 적도 있었다. 생각만해도 분해서 '못된 놈들'소리가 나오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 않은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묻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나라 사람들도 인종차별을 할까? 에 대한 답은 어떻게 될까. 지하철을 탔을 때, 백인의 옆자리, 흑인의 옆자리, 동남아인의 옆자리가 비었다면 어디에 앉을 것인가. 하는 간단한 질문이나 애초에 한국인 옆자리도 비었다면 다른 나라 사람 옆자리에 굳이 앉으려 할 것인가 라는 의문도 생긴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옆자리 앉기 조차도 어느 자리 옆을 앉을 것인지 선택하는 기준에 차별적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닐까 자문자답도 해본다. 양심적으로 생각했을때, 분명 차별하는 마음이 있다. 앞에 나서서 화염병을 던지고 면대면으로 비하하는 말을 내뱉은 것이 아니라도 은연중 마음 한 쪽에 외국인은 피하고 싶거나, 나와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 솔직하게. 이런 양심고백을 하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면, 우리나라도 확실히 인종차별의 청정국가는 아니다. 어디서는 당할 수 있지만, 어디선 가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우유와 소보로빵'을 읽으면서 인종에 대한 문제도 생각을 해보게 됐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제도 생각하게 되었다. 주인공 샘은 독일에 살고 있는 독일인 소년이다. 샘에게는 소냐라는 친구가 있고 보리스라는 같은 반 경쟁상대도 있다. 바쁜 샘의 부모님을 대신 소냐의 가족이 샘과 함께 국경일 축제에 가기로 한 날, 혼자 집에 남아 소냐를 기다리던 샘네 집근처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샘의 동네에 있는 집들을 향해 돌과 붉은 물감, 화염병을 던져댔다. 그들이 일으킨 소란에 그들 외에 다른 사람들도 밖으로 나와 벌어지고 있는 일을 지켜보았다. 그들이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 무자비한 공격을 가하고 있는데 나서서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창문 가에 선 샘을 발견한 그들은 "저기, 깜둥이다!"라고 외치며 샘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12살 어린 샘을 향해 공격하는 그들을 막아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구경꾼들 중에는 샘과 같은 반인 보리스라는 소년과 그 애의 아버지도 있었다.
[ 샘은 창문 옆에 서서 밖을 내다보다가, 소냐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소냐는 조심스럽게 창문 쪽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소년들 중 한 명이 몸을 숙이고 바닥에서 돌을 집에 들었다. 다른 손에는 맥주병이 들려 있었다. 금세라도 샘의 집 창문을 향해 돌을 던질 태세였다.
바로 그 때, 소냐가 창문을 활짝 열고 머리를 밖으로 내밀었다. 돌을 던지려던 소년은 금발에 흰 피부의 소녀가 창문에 나타나자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멈칫거렸다. ]
샘은 독일에서 태어나 자란 독일 사람이지만 흑인인 부모님을 둔 흑인 아이이다. 때문에 샘은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피부색과 생김새 등 겉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 흑인들은 게으르거나 독일보다 덜 발전된 곳에서 살다왔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놀림받는다. 누가 교육한 것도 아닌데 차이는 곧 차별이 될 수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다름을 향한 잔인함이 엿보이는 듯해 읽으면서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그리고 샘의 가족처럼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자신의 나라를 떠나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독일에 온 이주민들 문제도 떠올랐다. 그들을 자국민의 일자리를 뺏아 기생하는 존재로 치부하여 골칫덩이처럼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이야기 속에서 문제제기된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인간적인 마음에 호소하여 무조건 그저 다른이를 인정하고 잘해주기만을 종용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외국인들을 향한 혜택이나 개방은 자국민의 생존권이나 이익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맞기도 하다. 하지만 그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해도 샘이 당하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차별은 해결 방안이 되지 않는다. 샘은 그저 열두살의 무고한 소년만이 아니라, 모든 다른 외모의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전부 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당하는 차별과 폭력은 사회가 개선해야 할 문제점의 해결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면대면의 관계를 맺기 전에는 우리와 그들로 나뉘어진 채 서로를 이해하거나 가깝게 느끼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차이만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그 차이를 더 깊고 멀게 만들기 위해서 애썼다. 하지만 개인 대 개인의 관계로 서로를 마주했을 때 우리와 그들이었던 사이도 너와 나, 우리가 될 수 있도록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그럴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을 보리스의 아빠가 어떻게 생각을 바꾸는지 지켜보며 깨달을 수 있었다.
[ 샘은 검은 눈동자를 들어 보리스 아빠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소년들이 다시 온다면...... 그들이 샘에게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이렇게 어린 아이가, 그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불안하게 살아야 한다니......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군.'
보리스 아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집에 가는 게 좋겠다. 너무...... 위험해. 무슨 말인지 알지? 그 소년들이 다시 올지도 몰라." ]
전에 "내 이름은 욤비"라는 책을 쓴 저자 욤비씨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커피우유와 소보로빵'을 읽으면서 강연 때 느꼈던 것들이 다시 떠올랐다. 욤비씨가 낯선 나라 한국에 오게 되면서 겪었던 일들이 애정으로 잘 감싸였으면서도 얼마나 날카롭게 튀어나와 읽는 이의 양심을 찌르는 부분이 많았는지 모른다.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를 감동적이고 잘 정돈된 호흡으로 전할 수 있는 좋은 아동 도서이다. 어른들은 "내 이름은 욤비"라는 책을 읽기를 권하고, 아이에게는 '커피우유와 소보로빵'을 읽히길 권한다. 다른 책이지만 같은 것을 느끼고 감상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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