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7년 03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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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296g | 128*188*20mm |
ISBN13 | 9788954644815 |
ISBN10 | 8954644813 |
발행일 | 2017년 03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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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296g | 128*188*20mm |
ISBN13 | 9788954644815 |
ISBN10 | 8954644813 |
개정판에 부쳐 서문 페미니즘에 한 발 더 가까이 1장 페미니즘 정치-우리가 서 있는 곳 2장 의식화-꾸준한 회심(回心) 3장 자매애는 여전히 강력하다 4장 비판 의식을 키우기 위한 페미니즘 교육 5장 우리의 몸, 우리 자신-임신선택권 6장 내면의 아름다움과 외모의 아름다움 7장 페미니즘 계급투쟁 8장 글로벌 페미니즘 9장 일터의 여자들 10장 인종과 젠더 11장 폭력 종식하기 12장 페미니즘 남성성 13장 페미니스트 부모되기 14장 결혼과 동반자 관계를 해방하기 15장 페미니즘 성정치-상호자유의 윤리학 16장 완전한 행복-레즈비어니즘과 페미니즘 17장 다시 사랑하기 위하여-페미니즘의 심장 18장 페미니즘적 영성 19장 페미니즘의 미래 해제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다’ _권김현영 |
1.페미니즘 그 현재
공산주의라 함은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고 모든 사람들이 공동의 작업을 통해 재산을 공유하며 필요에 따라 재산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살아가게 하는 사상을 말한다. 공유재산제도의 실현으로 빈부의 차를 없애려는 생각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사상은 참으로 만인이 긍정할 만한 좋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치화 되었을 때 어떤 형태가 나타나는가를 우리는 잘 목도하고 있다. 19세기, 20세기에 걸쳐 세계적으로 많은 공산국가들이 탄생했다. 거창한 이념을 앞세워 만인을 잘 살게 하겠다는 취지를 내걸고 피를 흘려가면서 만들어진 나라들, 지금에 와서 그 이념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가 결과적으로 얼마나 되는가? 왜 공산주의 나라들은 실패를 했는가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인간의 본성,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이기적인 사고들이 시간과 더불어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득권자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지속시키기 위해 횡포를 부리고, 노동을 해야 하는 자들은 자신이 일한 몫만큼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노동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았다. 노동이란 것은 본질적으로 수고를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이 없다고 여길 때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불법과 무기력이 판치는 세상이 되고, 결국은 경쟁력이 없는 나라들이 되고 만 것이다. 그들의 정치 이념을 바꾸지 않을 수 없는 국가가 된 것이다. 나는 이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왜 공산주의가 먼저 떠올랐는가?.
2. 저자가 말하는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다양성으로 실현성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이 실현성이 내가 공산주의를 먼저 생각한 이유다. 이것은 페미니즘에서 공산주의와 비슷한 요소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페미니즘은 성 차별주의와 그로 인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기 위한 생각들을 말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페미니스트는 흔히 사람들이 인식하는 남자들처럼 되고 싶은 한 무리의 성난 여자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성 차별이 없는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명시한다. 그들은 지난 세월을 통해 내려온 가치관인 남성중심주의, 가부장적 제도, 남성우월주의 등에 대해 올바른 것이 아니고 인간은 누구나 동일 상황에 동일하게 대접받을 권리가 있음을 주장한다. 성으로 인해 특정한 일에 구분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대등하게 하면서 동등하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들이 그들의 중심 되는 관점이다.
저자는 19세 때 이미 페미니스트가 되고 있다. 그는 많은 딸들이 있는 집안에 태어나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태도와 가정에서의 자세를 보고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는다. 어머니는 여자이기 때문에 집안일을 해야 하고 양육을 하면서 가정에서의 많은 일들이 감당해 나간다. 이러한 일들을 보면서 가족 구성원들 간의 공평성을 생각하게 되고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궁구하고 이론을 세워 나간다. 많은 사람들과 토의도 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확고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책으로도 낸다. 이 책도 그 가운데 하나라 생각하면 되리라.
저자는 페미니즘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에 의문을 표한다. 페미니즘이란 것이 모든 면에서 사람으로 대등하고 평등한 권리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지 이질적인 성에 대한 혐오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한다. 모든 여성이 페미니스트가 될 필요도 없고 남성들 중에도 페미니스트가 있다고 한다. 보통 개인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으로 인해, 역사적인 흐름으로 인해 여성은 의당 집을 지켜야 하는 것이고 집안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의문을 드러낸다. 성이 가지는 보편적인 특성이야 어쩔 수가 없지만 같은 일을 가지고 성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하여 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이리라. 페미니즘은 이런 일들에 대해 도전을 하고 수용하기를 거부하는 운동이다.
페미니즘은 정치적인 성향을 많이 가진다. 무엇을 주장하고 쟁취하는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성으로 인해 생겨나는 불평등을 문제 삼고 있다. 가령 성의 문제를 다룰 때도 동등한 권리를 요구한다. 아기를 가질 권리, 사랑을 할 권리, 심지어 양육의 문제까지 동등한 권리가 있음을 얘기한다. 가정에서의 남자는 외부의 일, 여자는 내부의 일이라는 분담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다른 대우를 받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들은 인종주의, 계급주의 등과 더불어 성에 따른 가치 규정 등은 인간의 고귀한 가치를 어기는 일이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이 모든 평등을 추구하기 위해 투쟁한다. 어찌 보면 투사의 흔적을 보인다. 그런데 저자는 투사가 아니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페미니즘의 보편화를 거론하면서 약자들을 위한 정치학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관점의 부각도 이 보편성에 기인한다.
3. 페미니즘의 나아갈 길
그런데 문제는 있다.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페미니즘을 신봉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앞에서 공산주의를 거론했다. 공산주의가 실패로 끝나고 그 속에 다양한 의식이 들어가 있듯이 페미니즘도 성격을 달리하는 생각들 때문에 쉬운 성취가 될 수 있을까 저어된다. 우월주의에 빠진 자들에게 아무리 저자의 페미니즘을 얘기해도 그들은 그들의 페미니즘을 주장한다. 자신들은 집에서 성으로 인해 구분되는 일상을 보내지 않고 있으니, 자신들이 하는 일들을 같은 여성인 하녀들을 통해서 만들어 간다. 그들의 남편이 집에서 가정 일을 도맡아 할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그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여성 하인들의 집안 일하기다. 이미 그곳에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의 한 파편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일들이 같은 성을 가진 자들 중에서도 다양하게 달리 나타난다. 그러기에 만인이 바라보는 시각의 페미니즘이란 허상에 불과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성의 문제가 아니라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문제는 사랑이다. 편을 가르고 서로의 이기를 앞세워 주장을 하며 쟁취를 하고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그 바탕에 사랑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랑이 없는 나눔은 투쟁만 있을 따름이다. 그 투쟁은 많은 것들을 파괴한다. 어쩌면 교각살우 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우리는 페미니즘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권리를 주장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하는 쪽으로 말이다. 물론 그것이 강자와 약자가 생겨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가정의 문제로 남겨두고 서로 존중하면서 아름다운 관계를 이루어 나가고 화평의 삶을 이루어 가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지혜가 아닌가?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해 본다.
재작년 이 개정판이 나왔을 때 예스24에서 리뷰 대회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나는 참여하지 않았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제목을 통해 너무 쉽고 만만한 책일거라는 선입견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후 이런저런 페미니즘 책을 읽다보니 저자의 책을 종종 인용하고 있어 조만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오다 이번에 읽게 됐다.
책 속에서 저자는 모두 19장으로 나누어 페미니즘의 화두를 다룬다.
페미니즘 정치, 의식화, 자매에는 여전히 강력하다. 비판의식을 키우기 위한 페미니즘 교육, 우리의 몸 우리 자신, 내면의 아름다움과 외모의 아름다움, 페미니즘 계급투쟁, 글로벌 페미니즘, 일터의 여자들, 인종과 젠더, 폭력 종식하기, 페미니즘 남성성, 페미니스트 부모되기, 결혼과 동반자 관계를 해방하기, 페미니즘 성정치, 완전한 행복, 다시 사랑하기 위하여, 페미니즘적 영성, 페미니즘의 미래
이 책은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왜 급진적 페미니즘 운동이 필요한지 쉽게 설명하고 있는 점이 장점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1970년대 미국 여성들의 페미니즘 운동 과정과 한계를 설명하고, 현재 안고 있는 페미니즘의 문제들을 짚어본 후, 페미니즘의 발전을 위한 방향 제시 중심으로 쓰여있다.
Q1. 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인가?
'개정판에 부쳐'에서 저자는 "요즘 들어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여성이든 남성이든 변화를 위해 늘 노력하고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의 사슬을 끊어내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삶에 페미니즘 투쟁이 선사한 해방의 기쁨을 나누려 애쓰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동안 페미니즘 운동의 대중화에 노력해왔음을 밝힌다. 그러한 노력의 하나로 탄생한 이 책은 "명료하고, 간결하고, 쉽게 읽히는 책"임을 표방한다.
Q2. 왜 '급진적(혁명적) 페미니즘 운동'이어야 하는가?
페미니즘 운동은 초기부터 양극화되었다. 개혁파들은 젠더 평등을 더 중시했다. 혁명파들은 기존 체계를 조금 손보는 것으로 여성이 좀 더 권리를 차지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예 그 체계를 뜯어고치고 가부장제와 성차별주의를 무너뜨리고 싶어했다.
저자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 사회의 여성운동이 내부적으로는 개혁파와 혁명파 간의 사상투쟁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기존의 백인우월주의-자본주의-가부장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는 절대 여남이 평등해질 수 없다"고 수미일관하게 주장하며 "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지배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며 젠더 차별을 근절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투쟁이므로 근본적으로 급진적인 운동이다."라고 밝힌다. 급진적 페미니즘이라는 원칙 아래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Q3. 내게 이 책은 어떤 의미가 있나?
저자의 페미니즘 주장을 명쾌하게 담은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읽은 다양한 층위의 페미니즘 책들이 교통정리되면서 체증이 풀렸다. 페미니즘 운동 내에서도 다양한 진보와 보수가 있는데 알고보면 페미니즘 정신을 얼마나 철저하게 실현하고자 하는가 하는 의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중심의 지배질서를 성 평등한 진짜 민주주의 질서로 바꾸고자 하는 페미니즘의 원칙에 공감한다면 급진적 페미니즘이 옳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면, 흔히 미국에서 페미니즘 초기 저작으로 소개되는 베티 프리단의 <여성의 신비>, 개혁파 페미니즘, 파워 페미니즘, 라이프스타일 페미니즘, 여성의 윤리로서 돌봄 노동을 강조한 캐롤 길리건의 페미니즘 등이 진정한(급진적/혁명적) 페미니즘을 한계지우는 페미니즘이라는 점에서 비판 대상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로써) 페미니즘이 성차별주의적인 억압을 종식하려는 운동이리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Q4. 더 생각할 점
책 속에는 미국 사회의 역사적 특성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 요소가 되고 있는 인종차별주의가 페미니즘 내에서도 주요한 쟁점으로 등장해 읽으면서 괴리를 느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세계화 추세에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어 그들의 입장에서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Q5. 가부장제 문화와 낭만적 사랑의 미스터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가부장제 문화에서의 낭만적 사랑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힘과 통제력을 앗아간다. 페미니즘 사상가들은 사랑에 대한 이런 통념이 가부장제적인 남성과 여성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한다고 했다. 이런 통념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뭐든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뒷받침했다. 사람을 때리고, 행동을 제약하고, 심지어는 목숨을 앗아가고도 "열정 때문에 저지른 범죄"라며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죽일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을 한다. 가부장제 문화에서 사랑은 소유의 개념 그리고 한쪽은 사랑을 주기만 하고 다른 쪽은 받기만 해도 된다는 지배와 복종의 패러다임과 연결되어 있다. 가부장제에서 이성애중심주의적 결합은 돌봄의 정서를 가진 젠더인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주어야 하고 권력과 공격성을 가진 남성은 여성을 부양하고 보호해준다는 기본 전제를 토대로 한다. 그러나 이성애자 가정에서 수많은 경우에 남성은 돌봄에 보답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가진 권력을 부당하게 이용해 가족을 통제하고 강압하는 폭군이 됐다. 페미니즘 운동 초창기에 이성애자 여성들은 더이상 고통받지 않으려고 사랑의 유대를 끊기 위해서 운동에 뛰어들었다. (231-232p)
딸이 귀한 집에 태어난 맏이라 자라면서 홀대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생업으로 바쁜 엄마를 대신해 밥상을 차리는 일부터 설거지, 손빨래와 청소 등의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다. 여자라는 성적 존재는 가족들 음식을 장만해 이들을 먹여 살리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엄마는 지금도 부엌부터 들어가 보라고 주문한다.
“소나-사나이- 밥 굶기지 않고 자슥들-자식들- 돌보는 일이 최고다.”
라는 가족들 수발을 들기 위하여 존재하는 여성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어머니 세대들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의 통념 속에 사로잡혀 지낸다. 27년째 직장 다니며 독박 육아와 교육으로 힘들어하는 딸을 보면서도 편견적 언행으로 불편케 하지 말라고 항변해보지만 통념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조금씩 관념의 틀을 바꾸어 갈 필요가 있다.
너와 나가 모여 우리를 형성하는 연대의 끈은 공존과 상생을 위한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지향한다. 부모 슬하의 6녀 1남의 가족 관계를 유지하는 가부장제적 관성에 저항의식을 지녔던 저자는 대학에 진학해 여성학 강의를 들으며 페미니즘사고를 형성해 갔다. 흑인 여성 수강생으로 인종적 차별을 둘러싼 편견을 깨기 위해 나섰고, 자매애를 키워낼 사랑의 결속과 연대를 지향하며 초국적인 불평등을 해결하는 일에 능동적이다. 여성학 수업이 보편화되고 여성학의 제도화로 성적 차별을 벗어나려는 페미니즘 사상은 진화·발전하였고 페미니즘 이론의 실천은 사상의 변동을 가속화하였다.
통제를 명분으로 이뤄지는 폭력은 생명체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지고 자율권 행사를 박탈하는 반인륜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성차별주의의 산물인 가정 폭력과 가부장적인 폭력이 야기하는 각종 학대를 종식하려는 인식의 전환은 평등한 개체로 존엄성을 인정받으며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표본화한 성 차별주의를 실례로 든 이미지는 동안(童顏)을 유지하고 싶은 이들의 성형 열풍을 일으켰고 이는 자본주의적 논리에 편승한 소비를 부추겨 왔다. 젊은 시절과 달라진 노화의 진행을 마주하면서 나이 듦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건강한 생활을 도모하는 생활의 균형을 찾기 위해 실천할 때 우리는 고루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백인우월주의-자본주의-가부장적 사회’로 이어지는 서구 중심의 신식민지적 관행은 서구의 백인여성들에게 편중된 계급 우월주의가 제3세계 여성들을 예속하는 불평등을 심화해왔다. 계급적 차별에서 오는 불평등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계급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자원을 공유하고, 개인적 성장을 위한 기회를 얻어 자기 발전의 길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다양성과 자유를 존중하고 평등한 유기체임을 인정하여 분리된 담론들을 관통하는 패러다임으로 페미니즘의 위상을 찾아가야 한다. 경제적 활동을 주로 하는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본에 종속되지 않는 생활을 위한 여성의 경제적 자립이 수반될 때 여성들의 점진적인 권리 회복은 나아질 것이다.
변질된 성에 대한 고착성은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기보다는 맹목적인 여성혐오와 남성혐오로 걷잡을 수 없는 간극을 벌이기도 한다. 사랑하는 이와 만나 정을 통하며 사는 일에 관대한 요즘 성년 딸의 행보에 신경 쓰일 때가 많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약자인 여성 위에 군림하여 성적 욕망을 충족하려는 이에 맞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며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가 여성에게는 있다. 여성의 몸이 남성의 소유라는 통념에 반기를 들고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성적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 여성이라면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합리적 비용으로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임신중단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선택의 영역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한 성교육과 예방의학이 우선되어 여성 스스로 몸과 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
‘지배가 있는 곳에는 사랑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는 문장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 본다. 사랑하는 대상과 잠시라도 떨어져 있기 힘들어서 한 공간에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정을 이루는 연인 중에서도 자신의 뜻에 상대를 맞춰 편하게 살려는 이들이 남녀가 불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속된 삶에서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며 서로를 인지하고 나와 다름을 수용함으로써 상호동반자 관계로 진화해가는 사랑은 성차별주의를 철폐하는 일로 나아감으로써 그 의미를 공고히 한다. 성적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차별로 받아들이지 않는 가운데 여성과 남성이 우리로 연대하며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