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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내가 취했으니까 하는 말인데…… 최영미 「내 마음의 비무장지대」 + 디아블로 까베르네 소비뇽 난 슬플 땐 술 퍼! 신현림 「나의 싸움」 + 호세쿠엘보 에스페셜 당신을 24시간 사랑할 순 없어요 성기완 「날고기 블루스」 + 가십 맥주 말하지 않아도 사랑해, 라고 말하지 않아도 사랑해? 나태주 「그 말」 + 블랑 1664 짝짝이라도 좋은 한 짝 정끝별 「펭귄 연인」 + 듀체스 드 부르고뉴 술맛 나는 JOB소리들 제페토 「나는」 + 좋은데이 잘못 사는 게 잘못한 건 아냐 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테넌츠 라거 지금 이 순간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강 「회복기의 노래」 + 블루문 마음에 마음을 저금합니다 시바타 도요 「저금」 + 장수 막걸리 눈물이 고이는 곳에 사람이 있었다 정호승 「장작을 패다가」 + 화요 비워지는 술잔을 바라보는 일처럼 유희경 「내일, 내일」 + 민타임 초콜릿 포터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우리는 오늘 헤어져야만 하다니 오은 「미시감」 + 슈나이더 바이스 탭 6 이를테면 똥차 같은 거 임경섭 「이를테면 똥 같은 거」 + 올드 라스푸틴 나의 슬픔을 당신이 알아줬으면 이규리 「아직도 숨바꼭질하는 꿈을 꾼다」 + 청하 오늘도 난 지각입니다 함민복 「동막리 161번지 양철집」 + 대장부 나를 중2병이라 부른다면, 너는 돌팔이다! 최승자 「내 청춘의 영원한」 + 참이슬 클래식(레드) 세상에 너만 힘든 줄 아니? 황인숙 「강」 + 호로요이 프로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 성미정 「그래, 의자가 너무 많았어」 + 카스 365일 산타는 연중무휴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뱅쇼 아.닌.데.요? 이문재 「바닥」 + 금산 인삼주 혼자 있기 싫어서 마신다 유진목 「혼자 있기 싫어서 잤다」 + 녹차 소주 끝내며 |
저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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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이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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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취했으니까 하는 말인데……”로 시작하는 고백과
그런 고백을 덩달아 취한 눈으로 들어주는 사람, 그 사이에 놓인 술잔, 점차 뜨끈뜨끈해지는 마음의 온도. ---「내가 취했으니까 하는 말인데……」중에서 얇은 와인글라스에 와인을 따라내고, 손으로 빙글빙글 돌려보자. 이러면 와인의 향이 열리고 맛이 좋아진다…… 라기보다는, 나와 날 마주하고 있을 당신에게 점차 최면을 거는 느낌으로. 내 마음의 비무장지대에 당신을 한 발자국씩, 들여보내는 느낌으로. ---「내가 취했으니까 하는 말인데……」중에서 24시간 누군가에게 열려 있는 존재란 없다. 그리고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당장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할 이유도 사실은 없다. 내가 그럴 수 없는 것처럼, 제주도의 주유소 사장님도, 내 곁의 사람들도, 나의 연인도. ---「당신을 24시간 사랑할 순 없어요」중에서 나란히 술에 취한 채, 술잔을 꼭 붙잡은 채 다짐한다. 우리 직장인 김 모 씨, 이 모 씨, 박 모 씨 하지 말자. 명함 하나로 설명되는 사람 하지 말고, 자판기처럼 계속 뭔가를 뱉어내야 하는 사람 하지 말자. 우리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반려자일 것이고, 누군가의 부모가 될 테니까. 우리는 우리만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니까. 그러니까 좋은데이, 올 거야. ---「술맛 나는 JOB소리들」중에서 텅텅 빈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혼술을 즐긴다면, 그 술은 뭘까? 소주는 할머니보단 할아버지 쪽에 어울리고, 맥주는 어딘가 젊고 차가운 느낌이다. 외국이라면 와인이나 위스키를 마신다는 상상을 할 법도 하지만, 조그맣고 귀여운 우리나라 시골 할머니에겐 너무 화끈하잖아! 그러니까, 아무래도 따뜻한 안주에 구수한 막걸리 한 잔 정도가 아닐까? ---「마음에 마음을 저금합니다」중에서 ‘소주나 한잔 하자’는 말에 굽어져 있던 척추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월급을 받으면 소주를 마셔도 이런 소주를 마실 수 있게 되는구나! 사회에 한 발 내딛은 진정한 어른이 된 기분이 들어 자못 경건한 마음으로 술잔을 넘겼다. 그날의 기억 때문인지 화요는 지금도 ‘어른의 술’ 같은 느낌이다. 술이야 당연히 어른이 마시는 것이지만, 허리를 곧게 펴고 마셔야 하는 술 같은 느낌이랄까. ---「눈물이 고이는 곳에 사람이 있었다」중에서 |
“내가 취했으니까 하는 말인데……”로 시작하는 고백과
점차 뜨끈뜨끈해지는 마음의 온도 “시는 짧으면 몇 줄이고 길어야 몇 페이지인데 낯선 단어와 생소한 문장들을 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될까?” “시도 술을 마시는 것처럼 그냥 취(醉)하면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팟캐스트 ‘시시콜콜 시시알콜’. 두 저자는 ‘시+술’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를 이해한다. 최영미 시인의 「내 마음의 비무장지대」에서는 “마음의 비무장지대로 들여보내는 것은, 커피도 홍차도 아닌 술 한잔”(15쪽)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신현림 시인의 「나의 싸움」을 읽고는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니까. 내가 액션배우도 아닌데 어떻게 멋있게만 싸우냐. 가끔 개싸움을 할 때도 있는 거잖아”(32쪽) 하고 지친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나태주 시인은 밀당의 고수 같다. 좋아한다는 말을 한없이 달콤하게 하다가도, 너무 커져버린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다 넘기지 않고 스스로 삼킬 줄도 아는 사람이니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말을 하면 바래지는 마음을 글자로 녹여내는 사람이니까. (53쪽) 그동안 ‘마음에 가장 가까운 말을 찾지 못해’ 술과 함께 그냥 삼켜버렸던 감정들이 이 책에서는 ‘시’와 만나 고백이 되고, 위로의 말이 된다. 유희경 시인의 추천사 속 말처럼 술과 시는 “감정을 발견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기쁘거나 슬퍼지게” 한다. “술의 단맛이라도 붙잡고 싶을 만큼”(26쪽) 슬픈 날이나,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94쪽)이 드는 날, “꾹 참고 있었던 눈물보”(132쪽)가 술 한잔으로 흘러넘칠 것 같은 날에 이 책을 따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유진목 시인의 「혼자 있기 싫어서 잤다」와는 녹차 소주를,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와는 뱅쇼를, 오은 시인의 「미시감」과는 슈나이더 바이스 탭 6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처럼 술 한 잔, 시 한 편 기울이다 보면 지금을, 오늘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