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떠났다 006 1 하루는 콩밭에 몰래 시험지를 묻었습니다 016 2 하루는 편지를 남기고 집을 나갔습니다 028 3 하루는 큰일 날 물건을 집에 가져왔습니다 042 4 어느 날은 개집을 만들어 달라며 한뎃잠을 잤다가 054 5 어느 날은 개곡리 바리공주가 되었다가 068 6 애써 만든 꽃밭이 망가지는 슬픔을 맛보고 082 7 개곡리 인기 작가가 되어 기쁨도 맛보고 098 8 어느 날은 사랑도 했더래요, 사과 씨 같은 110 엄마가 돌아온다 120 작가의 말 |
손녀 딸과 외할머니는 정답다. 외할머니는 내 딸보다 손녀딸이 예쁘다. 내 딸에게 미처 해 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손녀딸에게 다 해 줄 수 있어서 기쁘다.
어린 손녀딸을 보면서 할머니는 깨닫게 된다. 그 때 내 어린 딸의 마음을 왜 그렇게 몰라 주었는지 후회가 된다. 엄마는 먹고 살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 때문에 어린 딸의 호기심과 욕망을 통제한다. 성장해 나가기 위해 욕망이 필요한 딸은 그런 엄마가 서운하고 엄마는 그런 딸이 버겁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엄마들과 세상의 모든 딸들은 삐꺽댄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딸이 시집을 가서 또 귀여운 딸을 낳는다. 엄마는 외할머니가 되고, 딸은 엄마가 된다. 딸은 자신의 어린 딸을 통해 자신이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외할머니는 손녀딸을 통해 자신의 딸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삼대를 잇는 소통의 출구가 열리게 된다.
이 작품은 작가 박혜선의 자전적 작품이다. 작중 인물이 작가의 이름 그대로다. 그래서 더욱 진실하게 다가온다. 박혜선 동화 작가는 다채롭고 보적인 작품을 창작해 내는 작가다. 깊이 있고 통찰력을 지닌 작품이지만 읽기 쉽게 쓴다. 뚜렷한 자기 철학을 가진 작가다. 이런 대단한 작가는 도대체 어떤 성장 배경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궁금했다. 독특한 사고력이나 창의적이고도 따뜻한 감성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지가 궁금했다. 이 작품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박혜선 작가가 그냥 덜렁 태어난 것이 아니었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인간적 의리와 감성을 지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박혜선 작가의 작품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작가의 남다른 깊이를 가진 의리와 감성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작가의 인간에 대한 의리는 가히 영웅적이다.
친구를 위해 100점 받은 시험지를 땅에 묻었다니!!!
이 작품 덕분에 읽는 나도 나의 옛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고, 그 어린 시절의 나를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꼬맹이 박혜선 옆에 꼬맹이 김양경이도 콧물을 훌쩍훌쩍 팔뚝으로 쓱쓱 문질러 닦아 대면서 강아지와 뒹굴며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노는 모습이 그려졌다.
할머니가 읽으면 딸이 떠오를 것이고
엄마가 읽으면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를 것이고
딸이 읽으면 엄마가 내 친구 같을 것이다.
누구라도 이 작품을 읽는 동안에는 감성과 의리의 꼬맹이 박혜선과 실컷 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