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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의 분위기

바비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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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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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290g | 128*188*15mm
ISBN13 9788932037554
ISBN10 8932037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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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현실과 끊임없이 질문을 주고받는 소설] 『아내들의 학교』, 『미스 플라이트』 박민정의 소설집. 작가는 폭력과 젠더 문제 등 오늘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의 일들을 새로운 장을 통해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소설이 남긴 질문들을 곱씹으며 아직 ‘원하는 만큼은 쓰지 못했’다는 그의 다음을 다시 기다려본다. -소설MD 박형욱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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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소리 내지 않으려 애쓰며 서럽게 울었다. 오빠가 잘 돌봐달라고 신신당부했던 햄스터는 어느새 큰아빠가 치워버리고 없었다. 발인하던 날 오빠는 유미에게 ‘내 햄스터는 어디로 갔을까?’ 물었다. 유미는 바비큐가 되어버린 햄스터를 상상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햄스터를 볼 때마다 큰아빠가 ‘저것들 키워봤자 어디 먹을 것도 없고’란 말을 했던 게 기억났다.
--- 「바비의 분위기」중에서

자기보다 어린 예리와 예은이 식모 대하듯 하는데도 담대하게 견뎠던 수진은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후암동 집에서 버티며 살았다. 고모를 지키면서. 나는 채 1년이 못 되는 시간도 버티기 어려웠던 후암동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은 대기업 소속 변호사가 되어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해도 그녀가 가엾어진다. 어떤 종류의 기억은 사람을 영영 망가뜨릴 수밖에 없기에.
--- 「신세이다이 가옥」중에서

고모와 나는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나눠 먹었다. 30분 후면 지웅이를 데리러 가야 했다. 문득 어떤 생각이 스쳤고, 나는 고모에게 물었다. 거기 로펌 어린이집이면 다양하게 섞여 있겠네. 사무장, 조사관, 변호사…… 고모는 마지막 한 조각을 입에 욱여넣으며 대답했다. 그 어린이집에 변호사 애들은 하나도 없대.
--- 「숙모들」중에서

스페인어과는 30명이에요. 영어과, 독어과, 불어과보다 못한 과예요. 전교생이 그걸 알죠. 체육대회 때 보시면 놀랄걸요. 늘 구석에 있는 스탠드에 배정받아요. 과 대항 경기를 할 때 큰 소리로 응원하지도 않아요. 자부심 같은 건 없으니까. 꼭 이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데 막차라도 타야겠다 싶은 아이들이 스페인어과에 지원해요. 다들 문 닫고 들어온 주제에 특기자를 무시하죠. 우리 모두 3년 동안 한 반이에요. 아시겠어요? 피할 길이 없어요. 특기자는 두 명뿐이고 우리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어요.
--- 「천사의 비밀」중에서

그러니까 나는 한국 영화나 소설에서 그려지는 아버지상이 꽤나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해. 물론 영화는 영화고, 소설은 소설이지. 하지만 그것이 공동체의 공통 감각을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지. 내가 확언하건대 한국 여자 대부분은 자기 아버지를 증오하거나, 경멸하거나, 무시하거나, 두려워하고 있어. 어때, 그렇지 않니? 레니가 그 말을 할 때도 나는 셔리스와 유진의 눈치를 살폈다.
한국 남자들은 몹쓸 종자들이야, 말 그대로.
레니는 힘주어 말했다. 셔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 「천국과 지옥은 사실이야」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당신은 이 책을 읽으며 소설이 그리는 현실들이 모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고, 여기와 저기가 교차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당신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폭력과 혐오의 역사를 재차 확인하게 될 것이다. 박민정의 소설은 가장 먼 곳에서 누구보다 첨예하게 현실과 대결한다. 그는 이 대결을 손쉽게 마무리하는 대신, 소설이 끝나고도 해소되지 않는 질문을 남겨두는데, 이는 소설이 끝나도 우리의 현실은 계속 이어진다는 당연한 사실 때문이리라. 당신은 이 책을 덮으며 그가 남긴 질문을 두고 오래도록 고민하게 될 것이다.
- 황인찬 (시인)
박민정 소설의 진지함은 지성의 소산이다. 작가는 ‘마음’이 아닌 ‘앎’에 대해서 쓴다. 아마도 작가는 사회적 관계의 생산물로서의 삶이 마음을 닦는 대상이 아니라 논쟁의 대상이고 합리와 불합리는 따져 묻는 비판의 상대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 박민정은 우리 삶이 구성되는 어떤 조건들이 자연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경향을 거부하며 끊임없이 역사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 송종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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