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9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462g | 152*225*20mm |
ISBN13 | 9791189620769 |
ISBN10 | 1189620766 |
발행일 | 2020년 09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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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462g | 152*225*20mm |
ISBN13 | 9791189620769 |
ISBN10 | 1189620766 |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6,020원 (10%)
Overture 클래식 음악 한 잔 어떠세요? 제1악장 서양 음악사를 빛낸 음악가들의 숨겨진 이야기 기부천사, 헨델 오스트리아의 아재, 하이든 지구 최강 음악 천재, 모차르트 말할 수 없는 비밀, 베토벤 오페라보다 쿠킹 클래스, 로시니 소문난 바흐 덕후 4인방 마요르카의 자가 격리자, 쇼팽 아찔한 브로맨스, 쇼팽 & 리스트 의도한 사랑의 불시착, 리스트 음악가와 시인의 우정, 드뷔시 & 말라르메 왕의 남자, 바그너 아주 클래식한 냥집사, 라벨 부부의 세계 뺨치는 못난 남편의 전설, 스트라빈스키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모스크바의 신사, 라흐마니노프 제2악장 클래식 잡학사전 슈바이처와 아인슈타인의 공통분모 이탈리아의 전매특허품, 바이올린 괴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유리천장을 부순 그녀들의 지휘봉 배고픈 음악가들의 이중생활 악기와 연주자의 상관관계 유럽의 3대 공연장을 소개합니다 색으로 구현된 음악 루테알을 아시나요? 클래식 음악회 박수 에티켓 제3악장 영화 같은 음악 이야기 죽은 자를 달래는 노래, 모차르트 [레퀴엠]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뒤엎은 해피엔딩, 글루크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결혼식 전날 아내에게 선물한 꽃 노래, 슈만 [미르테의 꽃] 카르멘의 저주, 비제 [카르멘] 미래의 완벽한 예술 작품, 베토벤 [교향곡 9번] 지구에서 가장 슬픈 사랑,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그들이 사는 바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과 드뷔시 천상의 소리를 위하여! 영화 [더 컨덕터]와 말러 피아니스트의 꿈, 영화 [샤인]과 라흐마니노프 속고 속이다 혼자 속는 코미디,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Finale 팬데믹에 부쳐 참고 자료 |
몇 해 전만 해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쓴 맛도 별루였지만 커피를 마신 날은 밤잠을 설쳤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내가 하루에 3 ~ 4잔 커피를 마시는게 일상이 되었다. 대체로 달짝지근한 카라멜마키아또나 카페모카를 마시지만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마시는 블랙커피도 괜찮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게 된 것은 직장 동료들 덕분이다. 직장인들에게는 점심식사가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인데 점심식사 후 직원들의 주 행선지가 커피숍이다. 당연히 점심식사를 함께 한 직원들과 커피숍을 다니다보니 향긋한 커피향과 달달한 커피 맛에 빠지게 되었다. 요즘은 점심식사 후 커피숍에 안 가면 허전한 생각이 들 정도다.
내게 일상이 된 커피처럼 '클래식 음악 한 잔은 매일 우리를 살게 한다'라며 클래식 음악을 권하는 책이 있다. 네이버 인기 클래식 칼럼니스트 정은주가 쓴 [알아두면 쓸모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이다. 책은 클래식 책답게 보통 소나타와 협주곡에서 구성을 이루는 3악장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1악장에서는 서양 음악사를 빛낸 음악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로 거장들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알아보고, 2악장에서는 클래식 잡학사전을 통해 잡다하지만 알아두면 유익한 클래식의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해 준다. 마지막 3악장은 영화 같은 음악 이야기로 저자의 엉뚱한 가상 인터뷰를 시작으로 영화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클래식 음악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일 때 가장 빛이 납니다. 언제나 손닿기 쉬운 곳에 있는 물컵처럼 그렇게 가까이 있을 때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당신의 삶을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베토벤은 '샴페인은 만병통치약이다'라고 농담을 남겼는데요. 비슷한 맥락에서 저는 '클래식 음악 한 잔은 매일 우리를 살게 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Overture(서곡)에서 p.13 |
제1악장 서양 음악사를 빛낸 음악가들이 숨겨진 이야기
제1악장에서는 헨델을 시작으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로시니, 슈만, 멘델스존, 브람스, 쇼팽, 리스트, 드뷔시, 바그너, 라벨, 스트라빈스키, 라흐마니노프가 순서대로 나온다. 클래식을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클래식 대표 음악가들이라 할 수 있다. 1악장에서는 음악가들의 비밀스런 사생활과 속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헨델이 영국으로 귀화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미술 작품 컬렉터로 램프란트 작품 두 점을 포함해 2만 5000점의 그림을 소장했고, 수많은 아름다운 악기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모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헨델이 무려 다섯 차례나 유언을 수정하면서 마지막 유언에 기부 항목을 추가하며 기부왕이 된 사연은 책 서두부터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마지막 유언에 기부 항목을 넣고 가난한 음악가들과 친구들, 그리고 집에 함께 살았던 하인들까지도 몫을 나눠 준 덕분인지 헨델은 자신이 죽고 싶은 날짜에 숨을 거둘 수 있었고 영국을 빛낸 역대 왕이나 위인들만이 영면할 수 있는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잠들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 탄생 250주년인 베토벤은 우리에게 악성으로 불리며 왕족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정도로 자부심이 강한 음악가인데 그가 죽은 이후 무려 61년간 총 세 차례에 걸쳐 부검을 받았다. 심한 난청에도 불구하고 세기의 명작을 쏟아낸 베토벤의 비밀을 연구하기 위해 학자들이 정확한 원인이나 진단명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끝내 실패를 했고, 보관했던 베토벤의 청력 기관 조직이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나서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베토벤이 사후 세 차례나 부검을 한 이유 중 하나가 사망 후 의사가 쓴 부검 소견서가 사라진 이유인데 아마도 베토벤의 부검 소견서에 성병이나 임질, 매독 등의 소견이 존재했음을 걱정했던 친구들이 한 일은 아니었을까 하는 설이 있다. 아무튼 베토벤을 아꼈던 친구들과 3년 동안 잡일을 돕던 허풍쟁이 쉰들러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사실이든 미화되었든지 우리는 지금 베토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할 따름이다.
앞서 소개한 베토벤보다 당시 더 인기가 있었던 음악가가 있다. 바로 오페라 <윌리엄 텔>, <세비야의 이발사> 등으로 유명한 로시니다. 베토벤과 로시니가 같은 날 공연을 하면 베토벤 쪽 객석은 절반도 안 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당시 로시니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오페라로 유명한 로시니가 요리에도 천재였다고 한다.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로시니는 <윌리엠 텔> 이 후 단 한 편의 오페라도 작곡하지 않고 음식 연구에 매진하여 자신이 고안한 여러 음식 비법을 만들었고 그 비법을 '알라 로시니'로 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로시니의 요리법 중 하나인 "투르느도 로시니"라는 요리법을 책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재료만 준비한다면 어렵지 않게 로시니의 요리를 도전해 볼만 하다.
[월드디즈니 애니매이션 백조의 성, 출처: 월트디즈니]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극장을 가지 못하고 있지만 작년만 해도 주말만 되면 아이들과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러 극장에 가곤 했다. 특히 가족 모두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 로고로 사용한 백조의 성이 바이에른 왕이었던 루트비히 2세가 지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이 성을 <로엔그린> 등 오페라로 유명한 바그너의 열렬한 팬이었던 루트비히 2세가 바그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고 하는데 일설에 의하면 둘이 서로 사랑했던 사이가 아니냐는 일부 학자들의 해석도 나온다고 한다. 훗날 이미 가정이 있던 리스트의 딸 코지마와 열렬한 사랑 끝에 결혼한 일화를 보면 그냥 설에 불과한 듯 싶다.
아무튼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루트비히 2세가 전 재산과 어마어마한 빚까지 지면서까지 완성에 몰두해 '미친 왕'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끝내 루트비히 2세는 이 성이 완공되기 전에 자살했다고 한다. 결국 이 성을 만든 루트비히 2세는 성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 했지만 후세에 세계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성을 안겨주었다.
제2악장 클래식 잡학사전
2악장에서는 괴짜 피아니스트 굴렌 굴드부터 남성 위주의 클래식계에서 여성 지휘자들의 노력, 유럽 3대 공연장 소개, 클래식 공연 관람 매너 등 잡다하지만 쓸모있는 클래식 상식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캐나다 태생의 굴렌 굴드다. 굴렌 굴드는 피아노를 연주하며 콧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음반을 녹음할 때 제작자들은 흥얼거리는 굴드의 허밍을 지우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만들어 준 난쟁이 의자를 가지고 다니며 그 의자에만 앉아서 피아노 연주를 했고, 건강 염려증이 심했던 굴드는 악수 금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여러 장 인쇄해서 자신의 연주회에 가지고 다니고 무더위에도 긴 코트와 목도리, 털장갑을 낄 정도로 괴짜 중의 괴짜 피아니스트였다. 그런 그에게 인생 최악의 사건이 벌어지는데 뉴욕 스타인웨이 사의 사무실에서 만난 한 직원이 아무 의도없이 그의 어깨를 한 번 툭 쳤는데, 굴드는 이 사건 이후 다음 해의 연주를 모조리 취소하고 캐나다와 미국의 명의를 찾아 다녔다. 결국 굴드는 어깨부터 배꼽까지 깁스를 하고 나타나서 스타인웨이 사를 상대로 30만 달러(약 2억 6천만 원)의 소송까지 걸었다고 한다(나중에 치료비와 소송비를 합해 우리 돈 9천 만원 정도로 합의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굴렌 굴드는 극강의 건강 염려증에도 불구하고 50세에 짧은 생을 마감한다.
클래식 음악은 소나타, 협주곡, 교향곡 등 곡의 형식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악장에서 4악장으로 구성되고 모든 악장이 다 끝난 후에 박수를 치는 것이 공연 관람 매너다. 그런데 간혹 연주회를 보면 악장 사이에 박수를 쳐서 공연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그래서 클래식을 어려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클래식 연주회에서의 공연 관람 매너가 모차르트가 활동할 당시에만 해도 오늘날의 박수 에티켓은 없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귀족들끼리 수다 떨기에도 바빴고 모차르트도 연주 도중에 귀족들이 박수갈채라도 보내면 무척 좋아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19세기 들어서 지배 계층이 몰락하고 대중들이 공연장을 찾게 되면서 공연 에티켓이 생기게 되었다.
여기서 잠깐 연주회에서 저자가 알려주는 박수 타이밍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주 시작 전 연주자가 연주를 하기 위해 무대를 걸어 나올 때 뜨거운 박수를 치고 한 작품의 연주가 모두 끝나면 박수를 친다. 아주 간단? 그런데 클래식 작품을 많이 아는 사람도 모든 작품의 끝을 알 수 없기에 프로그램 북의 연주 곡명과 연주 순서를 공연 전 미리 읽어본다.
둘째, 무대에서 눈을 떼지 마라. 연주자가 의자에 앉는 악기(피아노, 첼로 등)의 경우 연주자가 모든 연주를 마치고 의자에서 일어나려 할때, 서서 연주하는 악기(바이올린, 비올라)나 성악의 경우 연주자의 자세가 인사를 하려는 자세로 바뀔 때, 오케스트라의 경우 지휘자가 마지막 악장의 마지막 음을 연주한 후 연주자들을 향해 손짓할 때 박수를 친다. 이것도 헷갈리면 그냥 객석이 박수갈채로 가득할 때 함께 박수를 치면 된다. 참 쉽죠?^^;
2악장은 이 외에 음악을 사랑해 직접 악기를 수준급으로 연주했던 슈바이처와 아인슈타인 이야기, 남자들의 장벽이 심했던 클래식계에 여성 음악가들의 노력, 유럽 3대 공연장 소개, 현악기의 음색을 바꿀 수 있는 류테알 등을 설명해 주고 있다.
제3악장 영화 같은 음악 이야기
3악장은 저자의 엉뚱한 가상 인터뷰와 함께 영화 같은 흥미로운 음악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3악장의 첫 시작을 모차르트의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끼들로 시작하는데 이를테면 영화 <아마데우스>에서처럼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한 살리에리의 독살설, 프리메이슨 열혈 단원이었던 모차라트가 단체의 비밀 누설로 독살당했다는 이야기 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제자인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에게 "내 의도를 잘 기억해서 반드시 레퀴엠을 완성하라"라고 매일같이 이야기했고 죽기 한달 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며칠 안 남았다."라고 하며 와인 한 잔을 마셨다고 하니 유작인 레퀴엠을 작곡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이미 예감하고 있지 않았을까?
클래식 음악사에서 음악가들의 불륜이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만 슈만과 클라라처럼 고난 끝에 결실을 맺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있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이었던 클라라에 비해 별 볼일 없던 슈만은 클라라 가족에게는 부적합한 딸의 결혼 상대자였고 부모의 극심한 반대로 말미암아 두 번의 재판까지 하게 되었지만 둘의 결혼을 막을 수가 없었다. 고난 끝에 얻은 사랑의 결실은 여섯 명의 아이와 함께 행복을 안겨 주었다. 둘의 행복은 당시 작곡한 슈만의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특히 독일의 시를 가사로 한 아름다운 독일 가곡들에서 볼 수 있다. 이 가곡들을 클라라가 피아노 연주를 하고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는 무대에도 올렸다고 하니 서로의 음악을 지지해주던 부부는 당시 얼마나 행복했을까?
호두나무
(율리우스 모젠)
호두나무는 무성하게 자라고
깊고 푸르른 바람에 향기 풍기네
꽃은 무수히 다투어 피고
산골짜기에 구름이 흐른다
소녀는 꽃을 보고
한 송이를 꺾어 품에 안네
하루 종일 꽃과 이야기하리
산골짜기의 맑은 하늘에
멀리 감도는 구름에 이야기하듯이
조용히 기도하는 것처럼 속삭이네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 빛나는 눈동자를 보네
3악장은 이외에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끝내 오페라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 요절한 비제의 <카르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샤인>의 라흐마니노프 음악 등 영화같은 이야기들과 함께 각 파트 서두마다 정 작가의 엉뚱+가상 인터뷰가 재미를 주고 있으니 책을 읽을 독자들은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의 책장을 다 덮은 후 저자가 Overture(서곡)에서 이야기했듯이 내 삶에 클래식 음악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되었고 그동안 점심 식사 후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달달한 커피 맛처럼 책 읽는 내내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클래식의 달달함을 내게 전해 주었다. 커피의 맛은 좋은 원두를 선택해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좌우하듯이 [알아두면 쓸모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의 저자 정은주는 클래식 거장들의 숨겨진 사생활 등 좋은 소재를 가지고 클래식에 대한 사랑과 깊이있는 지식, 여기에 위트까지 넘나들며 책을 더욱 빛나게 했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이 가을에 클래식에 관심있는 초보자나 입문자들에게 클래식 음악 한 잔을 권하고 싶다.
"클래식 음악 한잔 어떠세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주)42미디어콘텐츠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클래식이 뭐에요? 고전? 클래식에는 옛고(古)자가 없어요.
클래식의 어원은 클래스(수준, 계급)에요. 무슨 클래스? 뭔가 '해석'할 수 있을 만한 수준!
- 지휘자 구자범, 안디무지크 방송 中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클래식으로의 여행은 '아는만큼 들린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기본적으로 작곡가의 성향을 알고, 곡이 만들어진 내용을 알고서 듣는다면 같은 음악을 듣더라도 느낌이 완전히 다르지 않을까? 그렇다면 클래식을 잘 모르는 나도 클래식에 다가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다. 나처럼 클래식 음악에 관심은 있으나 그 입문의 입구에서 배회하는 초보자 들에게 이 클래식과 사랑에 빠진 칼럼니스트의 즐거운 클래식 수다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클래식 음악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일 때 가장 빛이 납니다.
이 책이 당신의 삶을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P.13)
'클래식 칼럼니스트 정은주가 들려주는 비밀스럽고도 유쾌한 클래식 비하인드 이야기'인 이 책은 총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 형식에 따른 곡의 구조를 악장별로 구분하여 각각의 악장마다 곡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변화를 주는 클래식 음악처럼 이 책도 각 장의 변화를 통하여 다양한 주제를 다루되, 너무 많은 이야기는 다루지 않고 독자에게 적당한 수준에서 흥미를 주어 클래식에 가까워 지기를 원하는 저자의 의도를 느끼게 한다. 클래식판 지대넓얕 이라고나 할까?
<책에 소개된 작곡가들의 곡을 듣고자 오랜만에 CD를 주섬 주섬 꺼내 봤다>
제1악장 '서양 음악사를 빛낸 음악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는 다양한 사연이 있는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안타깝게도 내가 좋아하는 바흐나 차이코프스키 이야기는 없다. 그들은 이야기로 풀어낼 만큼 특별한 사연이 없나보다. 대신, 바흐 추종자들 이야기나 베토벤과 쉰들러, 프리메이슨 모짜르트 등의 놀라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특히, 나는 바그너 이야기에 관심이 많이 갔다. 그의 후원자 루트비히 2세가 많은 사람들이 독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바그너를 위한 상징적 장소로 세웠다는 내용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만년필을 좋아하는 나에게 어쨌든 루트비히 2세의 예술가 후원자 시리즈 만년필은 만년필 애호가들 사이에서 노이슈반슈타인 성 만큼이나 유명하기 때문이다.
제2악장 '클래식 잡학사전'는 클래식 입문자들을 위한 필수 기초 교양을 다룬 듯하다. 어디가서 클래식 이야기 할때 고개라도 끄덕이려면 알아야 될 이야기들 말이다. '클래식 음악회 박수 에티켓'은 어쩌다 연주회를 가게되면 '대체 어느 타이밍에서 박수를 쳐야한단 말인가?'를 늘 고민하는 나에게 다시는 헷갈리지 않을 쉽고 간편한 팁을 준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업되서 먼저 박수치지 말고 눈치 잘 보고 박수처라. 기왕이면 미리 연주될 곡을 예습하고 가면 좋다.' 이다. 그리고 생활하면서 심심찮게 언급되는 일종의 상식 저 유명한 명기 '스트라디바리'나 '스테인웨이'정도는 알고 가라고 소개해주는 건 참 부담없고 좋다.
<이 책에 언급된 내가 좋아하는 영화 파리넬리와 함께>
제3악장 '영화 같은 음악 이야기'에는 작가의 클래식 음악 해석의 클라스를 보여준다. 유명한 곡에 얽힌 뒷 이야기들을 인터뷰 형식을 빌려 재미있게 풀어냈다. 곡에 대한 부연 설명이 있어서 음악을 들을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사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악장이다. 역시 클라이 막스는 3악장에 있다. 참고로 이 책은 부분 부분에 카3, 파리넬리, 샤인 등의 몇 편의 영화를 예를 들어 설명하므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각 주제별로 참고를 위한 곡이나 본인의 인터넷 방송을 QR 링크로 소개한다. 나의 소심한 불만(?)은 이 QR코드가 각 주제의 앞쪽에 없고 뒤쪽에 있는 것이었다. '앞에 QR코드를 두면 처음부터 관련 곡을 배경음악으로 들으며 해당 내용을 읽을 수 있어 참 좋을텐데'하고 말이다. 사실 3악장 말고는 1, 2 악장은 소개되는 곡과 글이 크게 관련도 없어 '곡에 대해 알고 듣는다'는 개념도 아니다. 그럼에도 QR이 뒷 쪽에 있으니 어차피 따로 찾아 듣자는 생각에 유튜브로 찾아보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 보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덕분에 이 책은 글밥도 적고 어려운 내용도 없어서 굉장히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임에도 읽는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
예를 들면, 바그너의 '로엔그린'을 들으려고 하다가 유튜브에서 '구자범이 지휘하는 경기필'의 공연을 보게되고, 멋진 공연에 반해서 몇 번씩 돌려보고 다른 연주회도 찾아보고, '잘하던 사람이 왜 그만뒀지?' 하면서 구자범 사건도 찾아보고 그러면서 그의 후임인 이 책에 나오는 성시연 지휘자도 알게 되고, 뭐 그런식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더 가까이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는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당이 떨어졌을때 초코렛을 찾듯이,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닿기 쉬운 곳에 두고 생각날때 편안하게 꺼내 먹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클래식을 가까이 하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누구의 이야기라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