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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봄을 만드는 법
2부 여름의 ‘자유’ 연구 3부 작전회의는 가을의 비밀 4부 겨울에 진실은 전하지 않는다 에필로그: 봄방학의 정답 공개 옮긴이의 말 |
Yo Ashizawa,あしざわ よう,芹澤 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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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아이들이 제일 먼저 상의하는 사람이 미즈타니다. 미즈타니는 선생님처럼 화내지도 않는다. 그리고 미즈타니는 선생님처럼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자.”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알고 싶은 마음에 철저히 부응해 준다. 그러고 나서 그럼 어떻게 할지 방법을 함께 고민해 준다. --- p.12 그냥 푸념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도 많지만 그래도 미즈타니는 늘 진지하게 응한다. 실제로 다들 해결책을 알고 싶다기보다 미즈타니가 이야기를 들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가와카미가 미즈타니와 상의하고 싶다는 건 의외였다. 애당초 상의는커녕 가와카미가 남에게 먼저 말을 거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 --- p.80 아빠가 병으로 일을 그만뒀다는 것도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것도, 내 일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져서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만큼 무서운 이야기였다. --- p.82 나는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서 아파도 더 꽉. ― 하지만 이런 건 아픈 것도 아니야. 가와카미를 괴롭히는 건 이렇게 참을 수 있을 만한 고통이 아니다. 언제든지 피할 수 있는 이런 고통이 아니다. --- p.137 미즈타니가 가와카미의 아빠를 ‘죽여도 된다’고 했을 때, 나는 공포를 느꼈다. 가와카미를 위로하기 위해 겉으로만 하는 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신이 그런 존재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된다고 말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마치 하늘의 계시처럼. --- p.158 엄마가 가족 전체의 도시락을 싸 와서 다 함께 돗자리에 둘러앉아 먹었다고 한다. 소풍 느낌이라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올해부터는 그 생각을 버렸다. 모두 함께 교실에서 먹어야 마음이 편한 아이도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 p.162 나는 이렇게 자라 왔구나 싶었다. 당연히 아이를 위험한 곳에 데려가서는 안 된다고, 나쁜 것으로부터 지키고 싶다고 여기는 부모 밑에서. --- p.166 학교라는 생물이 다양한 행사를 치르며 숨쉬듯이 부풀어 올랐다가 쪼그라들었다가 한다. 알맹이인 학생은 누구든지 별 차이가 없고, 말썽이나 사건도 덥석덥석 먹어 치워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만든다. --- p.170 다시는 우리와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런 말을 한 것 아닐까. 자신은 분명 죽는다. 그러한 미래를 바꿀 방도는 없다고 체념하면서도 실은 도움을 바란 것 아닐까. 잠깐만, 가지 마, 혼자 남겨 두지 마. 그런 말을 애써 삼키고 그저 공포를 견뎠다. --- p.203 우리는 똑바로 마주 보아야 한다. 자신이 뭘 하지 못했는지. 그 탓에 가와카미가 얼마나 아프고 무섭고 괴로웠는지. --- p.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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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살해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던 소녀
도울 수도 방치할 수도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선 두 소년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스스로를 도울 방법을 택한 아이들 아직 어른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들이지만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어른들 못지않은 우리만의 진지한 세계가 엄연히 존재했던 듯하다. 어른들이 보기엔 별일 아닌 일도 두렵고, 어렵기만 했던 그 시절, 또래 친구들 말에 더 귀 기울여졌던 건 내 마음이 온전히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 아니었을까. 그때 내 곁에도 미즈타니 같은 해결사 친구가 있었다면 얼마나 든든했을까. 의심과 걱정, 신뢰와 질투 모두 우정의 성장통 섬세한 묘사와 긴장감 있는 추리로 빠져드는 아이들의 세계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벚꽃절임이 담긴 병을 깼는데 할아버지에게 뭐라고 말하지? 이번 운동회 기마전에서 모자를 뺏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저주가 담긴 책을 다 읽고 나서부터 정말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이거 정말 저주야?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 걱정과 근심이 끊이지 않는 아이들에게 믿을 구석은 단 하나다. “신에게 물어보자!” 어떤 문제든 해결해 신이라 불리는 미즈타니는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언제나처럼 침착하고 논리적으로 상황을 파악해 결국 묘안을 찾아내고 만다. 가정폭력이라는 묵직한 사건 아래 있는 작은 에피소드들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더불어 그들 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회와 서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미즈타니 곁에서 늘 함께하는 친구 사토하라는 미즈타니가 좋으면서도 때로는 질투하고, 같은 반에서 힘을 과시하는 아이가 싫으면서도 그 아이에게 인정받는 순간엔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친하진 않아도 위기에 처한 친구를 보면 어쩐지 돕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작가는 아이들의 미묘한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진지한 추리를 이어감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아이들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가정폭력 문제조차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게 만든 사회 현대 사회 부조리와 모순을 극명하면서도 세련된 방식으로 전학생 가와카미는 늘 조용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친구들이나 선생님의 관심에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늘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런 아이가 미즈타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직장을 그만두고 파친코에만 다녀 걱정이라는 아이. 어떤 아이에게는 생각만 해도 무섭고 끔찍한 그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가와카미는 사실 오랫동안 아빠의 폭력에 시달려 왔다. 외부 기관에 도움도 청해 보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그렇게 희망을 잃어가다 결국 아빠 살해 계획을 세우게 됐고, 이 사실을 미즈타니와 사토하라가 알게 된다. 과연 아빠를 살해하고 나면 가와카미는 행복해질까? 그렇다고 그냥 두었다가는 가와카미가 아빠에게 살해당할지도 모른다. 가와카미를 구할 방법이 과연 있긴 한 걸까. 신은 이번에도 방법을 알고 있을까.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하며 성장해 가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분명 어른들의 손길이 필요한 문제도 있다. 가정폭력은 분명 후자에 속할 만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직접 친구를 지키고 싶다는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저자는 이토록 극명하게 문제를 드러내면서도 친구를 위해 선을 넘어선 안 된다는 아이들의 원칙 아래 방법을 찾길 희망한다. 가와카미의 계획을 추리해 내는 과정과 그날 밤 이후 소녀가 사라진 상황이 주는 긴장감이 이후 작은 에피소드를 이어가는 중에도 끊임없이 이어져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주목받는 신예 미스터리 작가답게 읽는 재미뿐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와 더불어 휴머니즘까지 느낄 수 있게 한 학원 미스터리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