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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바람과 시간이 깎아 만든 돌멩이,
그리고 혼자 놀면서 개인적 삶을 발견해 나가는 아이 『돌멩이가 춤을 추어요』가 보여주는 따뜻한 성장의 풍경 돌멩이 하나에는 지구의 역사가 통째로 들어 있다. 오랜 세월 쌓이고 눌려서 거대한 암반이 되고, 바위가 조각나고, 그 조각이 다시 물과 바람과 시간에 깎이고 깍여야 조그마한 돌멩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멩이의 다양한 색깔과 무늬는 까마득한 지질학의 흔적인 셈이다. 『돌멩이도 춤을 추어요』의 작가 힐데 헤이더크 후트는 돌멩이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한편, 돌멩이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질감을 잘 살려내 생명력을 부여한다. 작가가 그려낸 돌멩이 하나하나는 주머니에 넣고 수시로 만지작거리고 싶을 만큼 예쁠뿐더러 진짜 살아 있는 것 같다. 아동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캇에 의하면 어린아이는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해 나가면서 현실감 있는 삶의 토대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니 혼자 앉아 돌멩이를 이리저리 배치하며 이야기를 만들고 갖고 논다는 건 유용한 놀이일 수 있다. 그림책이 어린아이에게 무언가 가르쳐 줄 수 있다면 돌멩이를 갖고 노는 법에 대해 힌트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니캇의 말대로 어린아이가 홀로 있으면서 개인적 삶을 발견해나갈 때 중요한 건 누군가 옆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그림책의 서술자는 혼자 노는 아이를 지켜보는 어른이 분명하다. 아이가 혼자 노는 풍경이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진다면 마지막에 짠, 하고 나타난 마법 돌멩이에 주목해 보시라. 이 돌멩이는 과연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결국 다른 돌멩이들과 즐겁게 놀다 헤어지는 꼬마 돌멩이, 돌멩이를 갖고 노는 어린아이, 그 어린아이를 지켜보는 누군가(아마도 어른!)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서술 구조는 이 그림책의 중요한 메시지 자체가 된다. 그리고 『돌멩이도 춤을 추어요』는 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의 놀이와 성장과 삶이 하나가 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엄마 옆에서 자기만의 놀이에 열심히 빠져 있는 아이만큼 어여쁜 존재가 또 있을까. 어느 순간, 아이는 자기가 혼자 놀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괜찮다. 외로움과 쓸쓸함 또한 삶에서 배우고 소화해야 할 감정이며, 곧 어딘가에서 엄마가 나타나 마법 돌멩이를 하나 놔줄 게 분명하니까. 어린아이의 삶이란 이렇게 깊고 따뜻한 것이다. 모든 아기들과 그 엄마들이 이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 세상이 한층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