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비르테 뮐러의 다른 상품
윤혜정의 다른 상품
|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야.”
주어진 정답에 의문을 갖고 세상으로 굴러 나간 감자 『식탁을 굴러 도망친 감자』는 이야기와 메시지뿐 아니라 그림도 귀여운 그림책이다. 실제 감자 단면에 물감을 발라 찍는 방식으로 감자를 표현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그야말로 가지각색이다. 감자들은 저마다 작거나 크고, 길쭉하거나 넓적하고, 동그랗거나 찌그러졌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녹말 가루로 인해 생긴 무늬도 다채롭다. 우리는 감자가 다 똑같은 감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처럼 감자들은 모두 다르다. 각양각색의 감자가 저마다 다른 개체라면 다른 생각도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 수많은 감자들 중 하나쯤은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방랑자가 될 수도. 길을 떠난 작은 감자는 처음 만난 새에게 살아가는 이유를 묻는다. “모르겠어. 나는 그냥 나무에 앉아서 노래해.” 새도 수프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하던 감자에게는 뜻밖의 대답이다. 아하, 그럴 수도 있구나. 그것도 좋은 삶이다! 감자는 이후에도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새로 만난 친구들에게 살아가는 이유를 묻는다. 지렁이, 호박벌, 꽃 등 감자가 만난 친구들은 딱히 삶의 의미에 대해 고심해 본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다들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며 살아간다. 지렁이는 흙을 파헤치고, 호박벌은 꽃가루를 옮기고, 향기로운 꽃은 꿀벌에게 꿀을 줄 수 있다. 거창한 목적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그 과정에서 남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감자는 수프가 되지 않는 삶이 이렇게나 많은 데 감탄한다. 심지어 햇살 아래 누워 있던 돌은 “난 그냥 여기 있어. 그래도 멋지지 않아?” 하고 되묻는다. 세상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는 삶도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삶이다. 『식탁을 굴러 도망친 감자』는 삶의 의미를 찾아나선 작은 감자를 통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감자수프나 감자튀김이 되는 뻔한 삶을 거부하고 길을 떠난 감자에게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사회로부터 주어진 정답 대신 나만의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될지도.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 속 감자가 엄청난 그 무엇이 되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우리의 작은 감자는 엄청난 부자가 되지도 못했고 엄청 유명한 연예인이나 권력자가 되지도 못했다. 다만 흙속에 파묻혀 고이 잠들었을 뿐. 초록 식물이 된 감자는 그제야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어떤 삶의 의미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이기도 하다. 게다가 감자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단지 식탁을 굴러 도망쳤을 뿐인데도 감자는 이처럼 굉장한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단순한 질문에 담긴 어마어마한 세계. 이 귀여운 감자 그림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